[책] 내전과 위생
인간의 출현과 자본-식민주의 비판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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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08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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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초월성은 없다. 모든 것이 프로그래밍된 세계에서 초월성, 즉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고 알 수 없고 수상하고 공포스러운 것은 있어서는 안 된다. 만약 그런 것이 존재한다면 모종의 절차를 거쳐 프로그램으로 환수하거나 아예 말살해야 한다. 그것이 20세기의 세계-책이다. -본문 중에서-
[시사의창=편집부] 전칭적 규정과 혐오의 폭력 사이의 연루는 내전과 위생의 귀결이다. 내전이란 ‘너는 누구냐’는 심문을 반복하여 적을 색출함으로써 전칭적 집단을 규정하는 정치적 수행이며, 이 과정을 통해 성립하는 전칭적 집단은 그 어떤 이질적 요소도 허용하지 않는 위생에 집착한다. 제주도 예멘 난민 사태로 촉발된 한국 사회의 광기가 그랬고, 퀴어 퍼레이드 주변을 포위하면서 순결을 강조하는 종교 집단이 그랬다.
그리고 내전과 위생이 한국 사회를 넘어 전 지구적 차원에서 전개되어왔음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내전과 위생: 인간의 출현과 자본-식민주의 비판』이 내전과 위생을 통해 자본-식민주의 비판을 전개하려는 까닭이다. 근대의 자본-식민주의 비판에 규범적 근거를 제공해왔던 ‘보편 인권’이란 이념이 거꾸로 인권의 역사와 정치를 짓밟고 망각의 구멍으로 내모는 사태, 이런 역설적 상황을 이해하고 재검토하는 것이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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