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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06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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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의창 2024년 11월호=박현수 칼럼니스트] 오장이란 바로 심·폐·비·간·신의 총칭이다. 경락에서는 심포락도 장의로 간주하므로 육장이라고도 한다. 오장 생리기능의 공통적 특징은 정기를 화생하고 저장하는 것이므로 『소문·오장별론』에서는 “이른바 오장이란 정기를 저장하되 배출하지 않는 까닭에 충만한 상태를 유지하지만 (육부처럼 음식물이 그 속에) 가득 차는 것은 아니다”라고 하였다. 오장의 기능은 비록 각각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것이 있으나. 심장의 생리기능이 주재 작용을 하므로 『내경』에 “심은 생명의 근본이고. 오장육부의 대주”라고 하였다. 오장 간의 각종 생리기능은 상호의존·상호제약·상호협조 평형을 유지한다. 오장의 생리활동과 자연기후의 변화 및 정신적 요인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
1. 심
심은 요강에 위치하고 횡격막의 상부, 양 폐 사이에 있는데, 왼쪽에 치우쳐 있다. 모양은 마치 아래로 늘어진 연꽃 봉오리 같고 바깥에는 심포가 보호하고 있다. 심장의 형태에 관해 『난경 ·사십이난』에서는 ‘심장은 무게가 12냥이고 7개의 구멍과 3개의 털이 있으며 왕성하면 3홉의 정즙을 만들어 낸다’고 하였다. 또한 명대의 왕기는 『삼재도회·심신』에서 ‘모양은 마치 연꽃이 아래로 드리워진 것 같다’고 그림을 곁들여 심장의 형태를 설명하였다.
심의 주요 생리기능을 『소문·위론』에서는 “심은 인체의 혈맥을 주관한다”고 하였고, 『소문·영란비전론』에서는 “심은 군주와 같은 기관으로서 신명이 이곳에서 나온다”고 하였다. 현재에 이르기까지 심의 주요 생리기능은 두 가지가 있으니, 바로 ‘심주혈맥’과 ‘심주신지’다.
심은 맥과 상합하고 혀로 규가 열려 있으며, 그 정화가 얼굴에 나타나고 심의 정지는 기쁨이며, 액에 있어서는 땀이다. 수소음심경과 수태양소장경은 심과 소장을 이어주며 표리 관계를 이룬다. 오장을 음양으로 구분하면 심의 속성은 ‘양’이다. 예컨대 『영추·순기일일분위사시』에서는 심을 ‘모장’이라 하였고. 『소문·육절장상론』과 『영추·구침십이원』에서는 모두 심을 ‘양 중의 태양’이라고 하였다. 심은 오행 중에서 속성이 ‘화’에 속하므로 『소문·육절장상론』에서는 ‘심이 여름철의 기운과 통한다’고 하였다.
심의 주요 생리기능
(1) 심은 혈맥을 주관한다
‘심주혈맥’이란, 심이 혈맥을 주관하는 생리기능을 말하는데, 이는 『소문·위론』에서 처음 보인다. 혈액은 위가 음식물을 받아들여 소화하고 비가 운화한 음식물의 정미에서 생성되고, 심장의 박동에 의하여 혈맥(혈관)을 통해 운행되어 전신에 영양을 공급하므로 『소문·오장생성론』에서 ‘모든 혈액은 심에 속한다’고 하였다. 혈액은 혈관을 통해 끊임없이 전신을 두루 흘러서 마치 끝이 없는 고리와 같이 순환하는데 주로 심장의 박동에 의존하므로 『소문·육절장상론』에서는 심의 충실함은 혈맥에 나타난다고 하였다. 실제로 심장 박동력의 강약, 박동빈도의 완급과 박동리듬의 규칙성 여부 등 심의 생리기능상태는 혈액운행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심기와 심혈: 심기와 심혈은 전신 기혈의 가장 중요한 구성부분이며, 심장 생리활동의 기초가 되는 물질이다. 심기가 왕성하고 심혈이 충만하며 심장의 박동이 규칙적이어서 혈액이 정상적으로 운행되면 맥상이 조화롭고 힘이 있고 얼굴 전체가 홍조를 띠고 윤택하며, 혀가 붉으면서 윤기가 있고 정신이 맑아 사물에 대한 반응이 민첩하다. 그러나 만약 심기가 부족하고 혈액이 손상되어 혈맥이 공허해지거나, 혈의 흐름이 순조롭지 못하면 얼굴에 윤기가 없고 창백해지거나 혹은 얼굴이 잿빛을 띄거나 혹은 두 불에만 홍조를 띄고, 혀가 광택이 없고 열은 백색이거나 흑은 어두운 자색 혹은 진홍색을 띄며, 가슴이 두근거리며, 맥에 힘이 없고 혹은 느리거나 빠르거나 혹은 가늘거나 크거나 혹은 결대한 등의 맥상이 나타난다. 만약 심기부족으로 혈이 정체되고 맥도가 가로막히면 세삽·결대 등의 맥상 변화가 나타나고, 사지가 차갑고 안색과 혀가 모두 청자색을 띄며, 이와 동시에 가슴이 답답하고 자주 한숨을 쉬며, 심하면 심전구가 답답하고 찌르는 듯한 통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심장의 박동은 주로 심기의 추동 작용에 의존한다. 심기가 충만해야만 정상적인 심장의 박동력·박동리듬·박동수가 유지될 수 있고, 혈액이 맥을 따라 정상적으로 운행되어야 전신에 영양을 공급할 수 있다. 그러므로 심이 혈맥을 주관하는 생리기능에 있어서 심기의 중요성을 강조하여 『영추·경맥』에서는 ‘수소음심경의 기가 끊어지면 맥이 통하지 않고 맥이 통하지 않으면 혈이 흐르지 못하며, 혈이 흐르지 못하면 죽는다’고 하였다. 이상과 같이 시기와 심혈은 상호 의존하는 관계이다.
혈액의 정상운행은 심기의 추동 작용으로 발생하는 심장박동 및 혈액의 충만, 맥도의 원활한 소통 등의 전제조건이 반드시 갖추어져야만 한다. 만약 혈액이 부족하면 혈맥이 공허하게 되고 맥도가 원활하지 않으면 혈액의 흐름이 순조롭지 못해 혈어를 야기하며, 맥도 안에 있는 영기가 혈액을 통섭하지 못하면 혈액장상이 맥 바깥으로 넘쳐 출혈이 발생한다. 즉 심이 혈맥을 주관하는 생리기능은 실제로 심장·맥·혈액이 구성하고 있는 독립된 계통의 협조적 생리활동으로서, 그 중에서 어느 한 부분의 이상은 모두 심이 혈맥을 주관하는 생리기능에 이상을 초래하여 혈액운행을 불리하게 할 수 있다.
심기는 원기의 성쇠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특히 흉중에 축적되어 있는 종기에 관해 『영추·사객』에서는 ‘종기가 심맥을 관통하므로 호흡이 이루어진다’고 하였다. 종기의 성쇠는 심기의 성쇠·심장의 박동·혈액의 운행에 직접 영향을 미치므로 『영추·좌절진사』 에서 ‘종기가 내려가지 않으면 맥 속에 혈액이 응집되어 머무르게 된다’고 하였다. 동시에 혈액의 정상적인 운행 또한 호흡의 규칙적인 리듬과 유관하므로 『영추·오십영』에서는 ‘사람이 한번 내쉴 때 맥은 두 번 뛰고 기는 3촌을 흐르며, 한 번 들이쉴 때 맥은 역시 두 번 뛰고 기는 3촌을 흐르며, 한 번 호흡할 때 기는 6촌을 흐른다’고 하였다. 혈맥을 주관하는 심의 생리기능은 외부로 나타난다. 심은 흉중에 위치하고 맥과 상합하며 그 정화는 얼굴에 나타나고 허로 규가 열려 있기 때문에 맥상·안색·혀의 색 및 심흉부의 상황을 통해 혈맥을 주관하는 심의 생리기능이 정상인지를 관찰하고 분석할 수 있다.
심에 병변이 발생하면 심번·경계·소매 혹은 불면·다몽 등의 심신불녕이 발생하고, 심하면 정신의식에 이상을 초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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