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의창=김세전기자] 퇴직연금 상품을 해지하지 않고도 다른 금융회사의 계좌로 옮길 수 있는 ‘퇴직연금 실물이전’ 서비스가 10월 31일부터 시작됐다. 이로써 기존 퇴직연금을 해지해 현금화하는 번거로움 없이 손쉽게 갈아탈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금융감독원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이번 서비스 개시로 전체 44개 퇴직연금 사업자 중 37개 금융회사에서 갈아타기가 가능해졌다. 이들 사업자의 실물이전 대상 적립금 비중은 전체 적립금의 94.2%에 달하며, 가입자가 기존 상품을 해지하거나 중도 해지 금리를 부담할 필요 없이 이전이 가능해진다.

이전 절차도 단순해졌다. 퇴직연금 실물이전을 원하는 가입자는 새로운 금융회사에 계좌를 개설한 후 이전 신청서를 제출하면 된다. 신청을 받은 금융회사는 실물이전 대상 상품 목록을 확인한 뒤, 가입자에게 기존 상품과 동일한 상품을 제공하는지 여부를 안내한다. 가입자가 최종 의사를 확인하면 실물이전이 실행되며, 결과는 SMS나 앱으로 통보된다.

이 서비스는 원리금보장상품과 공모펀드, 상장지수펀드(ETF) 등 주요 퇴직연금 상품 대부분을 포함하지만, 일부 제한이 따른다. 보험계약 형태의 퇴직연금이나 언번들형 계약, 디폴트옵션, 리츠, 사모펀드 등 특정 자산은 이전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전을 원하는 상품이 해당 서비스 대상인지, 그리고 새로 옮길 금융사에서 같은 상품을 취급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개인이 운용할 수 있는 확정기여형(DC형)과 개인형퇴직연금(IRP)은 이번 서비스로 실물이전이 가능해졌지만, 동일 제도 내에서만 이전할 수 있다. 즉, DC형은 DC형으로, IRP는 IRP로만 갈아타기가 가능하다.

현재 실물이전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금융사도 있다. 광주은행, 부산은행, 경남은행을 비롯해 일부 증권사와 보험사는 전산시스템 구축을 통해 11월 중순부터 내년 4월까지 순차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김세전 기자 hogigu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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