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 말고는 탈출구 없다"며 끝장 보겠다는 민주당, 내분 일고 있는 여당, 용산의 선택은...

윤석열 대통령 후보 위한 여론조사 81번 했다고 알려진 곳
민주당이 국정감사서 밝혀낸 김 여사 의혹만 30여건 달해
윤 대통령과 냉전 중인 한 대표의 딜레마도 점점 깊어져...

정용일 승인 2024.10.29 10:03 | 최종 수정 2024.10.29 10:16 의견 0

[시사의창=정용일 기자]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과 불법 여론조사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검찰이 명태균 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것으로 알려진 여론조사업체 미래한국연구소의 등기상 대표 김모 씨를 연이틀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을 제기한 강혜경 씨가 지난 2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대상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28일 오후 창원지검에 출석해 조사받은 김씨는 이날 오후 7시께 검찰 청사 밖으로 나왔다. 김씨는 명씨 지시로 여론조사를 실시했는지 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아무 대답 없이 차를 타고 바로 떠났다.

그는 자신이 등기부상 대표로 있는 미래한국연구소가 2022년 대선 당시 여론조사 비용을 받지 않고 여론조사를 실시해 정치자금을 기부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이날 조사는 김씨가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된 지난 25일과 27일에 이은 세 번째 검찰 조사다.

검찰은 전날 마치지 못한 김씨에 대한 조사를 이어서 진행했으며, 미래한국연구소가 여론조사 비용을 처리한 방식 등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25일 김씨 자택과 별도 사무실을 압수수색 과정에서는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지방자치단체장과 광역의원으로 출마하려 한 예비 후보자 2명이 김씨에게 '말을 맞추자'고 말한 취지의 메모도 확보했다.

자신들이 미래한국연구소에 2억원을 준 것은 공천 대가가 아니라 운영자금으로 돈을 빌려준 것이라고 검찰에 진술했으니 김씨도 여기에 말을 맞추자는 내용이다.

경남 창원시에 있는 미래한국연구소는 2022년 대선 기간 당시 윤석열 대통령 후보를 위한 여론조사를 81번이나 했다고 알려진 곳이다. 등기부상 김씨가 미래한국연구소 대표지만, 명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했다고 의심받는 업체다.

최근 국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해 지난 대선 과정에서 명씨가 윤 대통령에게 '불법 여론조사'를 해준 대가로 김영선 전 의원이 2022년 6월 재보궐선거 창원의창 국민의힘 국회의원 후보 공천을 받았고, 그 과정에 김건희 여사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강혜경 씨도 미래한국연구소 부소장으로 일했다. 창원지검은 강씨도 최근 5차례 소환해 명씨를 둘러싼 의혹 전반을 물었고 이번 주에도 강씨를 한차례 정도 부를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29일 "국민의 분노가 전국을 불태우고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 부부는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고 김건희 특검을 받아들이는 것 말고는 탈출구가 없다는 것을 하루빨리 깨닫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국정감사에서 밝혀낸 김 여사 의혹만 30여건에 달한다. 초대형 의혹 비리 종합백화점 수준"이라며 이같이 언급했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 대선 윤석열 후보 캠프 회의 테이블에 오른 '명태균 여론조사 보고서'를 보면, 윤석열 후보가 이재명 후보를 9.1%포인트 이기는 것으로 돼 있다고 한다. 실제 대선 결과인 0.73%포인트와는 엄청난 차이"라며 "여론조작 증거로 보기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캠프와 명태균 씨는 지난 대선에서 희대의 사기극이라도 작당한 것인가. 정말 기가 막힐 노릇"이라며 "여론조작과 공천개입, 최순실 뺨치는 국정감사의 증거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국정감사가 끝나도 국민과 함께 진상을 규명하고 죄를 지은 자들을 처벌할 것"이라며 "끝장을 보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건희 여사와 관련해 여당 내에서조차 불협화음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용산이 지금처럼 계속 마이웨이를 강행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대톻령과의 지난 '빈손 면담'과 추경호 원내대표와의 당일 '번개 만찬'을 통한 일련의 메시지가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에게 충분히 굴욕을 안겨준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이다. 따라서 기존처럼 민심을 무기로 윤 대통령에게 변화를 요구하는 것에 한계가 있으며, 그렇다고 아직까지 당내 기반이 약한 한 대표가 김건희 여사 특검법 추진을 외치기에도 무리가 보인다. 이렇듯 한 대표의 딜레마도 점점 깊어져만 가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한 대표의 행보가 어떻게 이어질지 주목된다.

정용일 기자 city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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