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갤러리 온도에서 “제1회 프로젝트 너이들 개인전“
세 번째 전시작가 소요(최규인)의 ”회초리”
이두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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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19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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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의창=이두섭 기자] 소요 작가의 개인전이 인사동 온도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작가는 둘 이상의 이미지를 촬영, 조합하여 고전 프린팅 방법의 하나인 청사진(cyanotype) 기법으로 인화한 작품을 보여주는데, 커피, 홍차 등을 이용해 염색된 결과물은 촬영이라는 행위가 거의 전부인 디지털 작업과 달리 인화 과정에서 재료, 작업환경, 숙련도에 따라 결과물이 달라지기에 종이나 천에 이미지가 정착되는 과정이 더해지며, 그 과정에서 작가의 의도만이 아닌 우연적 요소가 더해짐에 따라 멋스러움이 묻어나게 된다.
천년 고도인 경주를 기반으로 작품활동을 하는 소요 작가는 머리가 없어진 불상을 자연스레 생활에서 만난다. 무게가 있는 머리 부분이 지진, 전쟁, 일본의 만행 등으로 없어진 사실에 주목하여 작가는 사라진 머리에 화두를 채운다. 어떤 이는 유쾌하다고, 어떤 이는 불경스럽다고 여길 수도 있겠으나 또 다른 이는 한 번쯤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갖기도 할 것이다. 21세기에 갓 만들어진 유물은 관람자에게 시간과 기억을 중첩함으로써 신성에 대한 질의를 한다. 이 시대의 새로운 신이라 할 수 있는, 샤넬, 마이클 조던, 달러등, 우리는 무엇을 추앙하고 쫓는 걸까에 대한 물음을 던지며, 내면의 빈틈을 채우지 못하고 방황하기에 신성을 쫓는 것이 아니냐는 결론을 작품으로 승화시킨다.
소요 작가는 고민하고 방황하는 스스로에게 회초리를 내리친다. 그 회초리 소리를 관람자들이 듣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제작된 작품을 2024.10.11.~ 20일까지 갤러리 온도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시사의 창
이두섭 기자 artistart52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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