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우정 검찰총장이 취임하면서 검찰 신뢰회복을 위해 민생범죄 수사에 매진할 수 있도록 ‘검찰 형사부 강화 TF’를 출범시켰다. 검찰총장이나 경찰청장이 취임하면서 항상 강조하는 민생범죄 예방·수사에는 항상 단골처럼 다단계 사기가 들어 있다. 이번 심 총장 취임사 역시 다단계 사기에 엄정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점을 보면서 다단계 마케팅이 곧 범죄로 연결되는 사회적 인식이 존재한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됐다.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해 질 좋은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한다는 선한 생각으로 출발한 다단계 마케팅이 왜 불법으로 얼룩지고 많은 피해자를 양산하는지 의구심이 생긴다. 이에 ‘대안을 제시하는 언론’ 시사의창에서는 ‘불법다단계제보센터’를 개설하고 다단계의 불편한 진실을 파헤쳐보기로 한다. 더불어 불법다단계로 인한 피해를 제보받아 피해복구는 물론 불법다단계의 수법을 널리 알려 피해자 없는 합법 다단계 세상을 만들고자 다단계 마케팅의 불편한 진실을 연재한다.
[시사의창 2024년 10월호=김성민 기자] 다단계 마케팅의 태동과 역사
다단계 마케팅(Multi-Level Marketing, MLM)은 1940년대 미국에서 처음 시작되었으며,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산업에서 사용되는 판매 및 유통 모델로 발전하고 있다. 다단계 마케팅의 초기 모델은 직접 판매 방식에서 비롯되었다. 고객과 대면하여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은 1930년대부터 존재해왔지만, 이 개념이 '다단계' 구조로 전환된 것은 1945년, 미국에서 칼 렌보르그(Carl Rehnborg)가 설립한 뉴트리라이트(Nutrilite)에서 비롯되었다.
뉴트리라이트는 판매원들이 제품을 판매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판매원을 모집하고, 이들로부터 발생하는 매출의 일정 비율을 커미션으로 받는 구조를 도입했다. 이 방식은 기존 직접 판매와는 달리, 판매원들이 단순히 제품을 팔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판매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을 제공한 것이었다.
1959년, 뉴트리라이트의 전 판매원인 리치 디보스(Rich DeVos)와 제이 밴 앤델(Jay Van Andel)이 암웨이(Amway)를 설립하면서 다단계 마케팅의 본격적인 성장이 시작되었다. 암웨이는 뉴트리라이트의 구조를 더욱 정교화하고 확장하였으며, 이를 통해 다단계 마케팅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다단계 마케팅의 세계적 확산과 논란
1960년대 이후, 다단계 마케팅은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으며, 1970년대와 1980년대에는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었다. 이 모델은 특히 가정주부, 은퇴자, 그리고 추가 소득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었으며, 초기 비용이 낮아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그러나 다단계 마케팅은 그 구조적인 특성상 피라미드 사기와 종종 혼동되곤 했다. 다단계 마케팅은 법적으로 제품이나 서비스 판매에 기반을 두어야 하지만, 일부 업체는 실질적인 제품 판매 없이 회원 모집만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불법 피라미드 사기를 벌였다. 이러한 논란은 각국에서 다단계 마케팅에 대한 규제와 법적 논의를 불러일으켰다.
한국에서의 다단계 마케팅 도입과 역사
한국에서 다단계 마케팅은 1980년대 후반에 처음 도입되었다. 1984년, 한국에서는 암웨이가 첫 진출을 시도했으나 법적 문제로 1991년에야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할 수 있었다. 암웨이의 진출은 다단계 마케팅 산업이 한국에 자리 잡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되었으며, 이후 여러 글로벌 다단계 기업들이 한국 시장에 속속 진출했다.
1990년대 중반, 다단계 마케팅은 급속도로 인기를 끌었으며 많은 이들이 추가 수입을 목적으로 이 산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한국에서도 피라미드 사기와 유사한 불법적 운영이 문제가 되어 1990년대 후반, 일부 다단계 업체가 법적 문제에 휘말리면서 사회적 논란이 일었고, 정부는 2000년에 다단계 판매업을 규제하기 위한 법률을 마련했다.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로 불리는 이 법은 다단계 마케팅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불법적인 피라미드 사기를 방지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 법은 다단계 마케팅 기업이 반드시 일정 수준의 등록 요건을 충족해야 하고, 정기적으로 관리 기관의 검토를 받아야 하며, 소비자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할 의무가 있음을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다단계 마케팅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단순한 대면 판매에서 소셜 미디어를 활용한 마케팅으로 빠르게 변화하면서 법률 개정의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한국 다단계 마케팅
2000년대 이후, 한국의 다단계 마케팅 산업은 정부의 규제 속에서 안정적인 성장을 이루고 있다. 한국의 주요 다단계 마케팅 기업으로는 애터미, 암웨이, 뉴스킨, 허벌라이프 등이 있으며, 이들은 건강보조식품, 뷰티 제품, 생활용품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다단계 마케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여전히 엇갈리고 있지만 합법적이고 성공적인 다단계 마케팅 사례들이 존재하며, 많은 사람이 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그러나 불법적인 피라미드 사기와의 혼동, 과도한 수익 창출 기대, 과장된 마케팅 등의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는 과제다.
다단계 마케팅, 감시와 통제 필요
다단계 마케팅은 세계적으로 큰 성장을 이뤘지만 특히 한국에서 독특한 방식으로 발전해 왔다. 초기 미국에서 시작된 다단계 마케팅은 전 세계로 확산되며 다양한 변화를 겪었으며, 한국에서는 1990년대 이후 중요한 산업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여전히 규제와 도덕성 논란 속에서 이 산업의 발전과정은 조심스러운 감시와 통제가 요구된다.
@불법다단계제보센터에서 여러분의 피해 제보를 기다립니다. 연락처는 ☎ 1522-7415, 010-8245-4423(문자 보내면 답신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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