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민 발행인 칼럼] 간신(奸臣)들이여! 역사의 법정에는 공소시효가 없다네.
김성민 기자
승인
2024.09.24 11:09 | 최종 수정 2024.09.24 11:21
의견
0
[시사의창=김성민 기자]1590년 3월, 조선 제14대 국왕 선조((宣祖)로부터 조선통신사로 임명받은 통신정사 황윤길(서인). 부사 김성일(동인). 서장관 허성(동인) 3인은 일본으로 향했다. 이들은 1년 동안 일본 전역을 살피며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조선 침략 의도 여부를 파악하게 된다. 귀국한 통신정사 황윤길은 일본이 많은 병선을 준비하고 있어 반드시 조선 침략을 할 것이라고 보고했으나, 부사 김성일은 일본은 조선을 침략할 조짐이 없을 뿐만 아니라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두려워할 만한 인물이 아니라고 보고한다.
이들의 상반된 보고는 당시 동인과 서인으로 나뉘어 당쟁에 몰두하던 조정 대신들의 정파 싸움으로 번지고, 선조는 괜한 전쟁설로 민심을 혼란스럽게 할 필요가 없다며 통신부사 김성일의 주장을 받아들인다. 그 결과 일본의 침략을 방비할 수 있는 시기를 놓치고 1592년 발발한 임진왜란으로 경복궁과 창덕궁 등 2개의 궁궐이 소실되고 100만 명 이상의 인구가 감소하며 경작지의 2/3가 소멸하는 참상을 겪게 된다.
최고 통치자인 선조에게 올바른 리더십이 있었다면, 정쟁 상대인 서인 황윤길의 말이라도 국가와 국민을 위한 말이라면 반대하지 않고 인정하는 동인 통신부사 김성일이 있었다면 조선 국민이 도륙당하고 국토가 유린당하는 임진왜란은 발발하지 않았을 것이다. 설혹 발발했더라도 최소의 피해로 적을 물리쳤을 것이다.
국가와 민족의 이익보다는 자신과 자신이 속한 정파의 이익을 우선시하여 권력자에게 아첨하며 진실을 왜곡하는 간신 무리 때문에 우리 민족은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의 환란을 겪은 것이다.
작금 대한민국의 정국은 임진왜란 직전의 당파싸움과 간신배들의 아첨과 아부, 이합집산의 역사가 재연되고 있다. 오만과 독선으로 직진하는 윤 대통령과 정치인인지 영부인인지 구분할 수 없는 행보로 국민의 분노를 사고 있는 영부인에게 충언은커녕 아부와 아첨하는 무리뿐이다. 감사원은 대통령실· 관저 이전과 관련된 주요 공사가 국가계약법 등 관련 법령을 위반한 여러 정황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감사 기간을 7번이나 연장하며 1년 8개월 만에 낸 결론에서 정작 의혹의 중심에 있는 김 여사에게는 서면·대면 질의조차도 없었다.
검찰과 국민권익위원회는 김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등을 통해서 김 여사 앞에만 서면 유독 작아지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주고 있다.
의정 갈등으로 ‘응급실 뺑뺑이’ 사례가 급증하면서 목숨을 잃는 국민이 상당수 있다는 언론 보도가 줄을 잇고 있지만 국회 출석한 한덕수 총리는 가짜 뉴스라며 오히려 큰소리를 치고 있다. 국민의 소리를 하늘의 소리로 알아야 할 고위 공직자들이 국민의 소리를 내팽개치고 대통령과 영부인의 법률경호, 심기 경호를 위해 딸랑거리고 있다.
국민의 안위는 안중에도 없고 한 줌의 권력욕만 남은 추악한 이 나라의 간신배들은 문제가 발생하면 책임 회피에 급급하면서 국민을 고통 속에 몰아넣고 있다. 최고 권력자는 상황이 불리해지면 침묵하거나 몰랐다는 말로 얼버무린다. 하지만 국민이 법을 몰랐다고 법의 제재에서 벗어날 수 없듯이 위정자가 국가의 흥망성쇠가 달린 중요한 문제를 몰랐다는 변명으로 용서받을 수는 없다. 민생의 고통을 몰랐다는 변명으로 역사의 죄인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역사의 법정은 공소시효가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김성민 기자 ksm950080@gmail.com
창미디어그룹 시사의창
저작권자 ⓒ 시사의창,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