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섭 스포츠 컬럼] SM 프로모션 창설 후 첫 국내 챔피언 (KBM) 탄생하다

조영섭기자 승인 2024.09.10 14:55 | 최종 수정 2024.09.10 15:04 의견 24
KBM 페더급 챔피언 오홍식(중앙)과 홍성민대표(좌측)와 홍성원 관장(우측)


[시사의창=조영섭 컬럼니스트] 지난 6일 강남구 섬유회관 3층 이벤트홀에서 열린 더원 프로모션에서 주최하고 (사) 한국복싱 커미션 (KBM)에서 주관한 프로복싱대회가 열려 참관을 했다. 이날 백기열(팀플복싱) 대 백하소(더원)의 KBM한국 미들급 챔피언 결정전과 오태양 (김주헌 챔프)대 오홍식(SM)의 페더급 결정전등 총 12경기가 진행되었다. 경기장에서 이번 대회 심판으로 참관한 문무홍 WBA 국제심판을 경기장에서 만났다. 1941년 사천태생의 문 심판은 12전 8승 4패의 아마추어 경력을 배경 삼아 1978년 아마복싱심판으로 복싱에 입문 1983년부터 본격적으로 프로 복싱 무대인 동양 태평양 복싱연맹(OPBF)과 국제복싱연맹(IBF)심판으로 활동했다.

WBA 국제심판 문무홍(중앙)선생과 KBM심판


그후 1994년 프로복싱에서 가장 오래된 기구인 WBA(세계복싱협회) 심판 자격증을 획득 20년간 왕성하게 국내외에서 활약했다. 세계적인 복싱트레이너 이영래 사범과 절친이었던 온화한 성품의 문 선생은 장정구 챔프가 가장 존경하는 세분( 심영자 회장. 박치순 호텔인트라다 회장)중 한분이다.

담화를 마치고 SM 프로모션 홍성민 대표와 함께 경기를 참관했다. 필자의 시선을 사로잡는 선수가 보인다. 올해 19세인 전준후(더원복싱) 선수였다. 예리한 각도에서 타점 높은 연타를 품어내면서 김도훈(씰복싱)에 2회 KO승을 거두는 장면은 압권(壓卷)이었다. 9번째 경기로 진행된 왼솝잡이 복서 심하녹(더원복싱) 선수도 신도체육관의 장대엽 선수와 대결에서 압도적인 화력을 과시하면서 2회 KO승을 거두고 주목을 받았다. 1994년 서울태생의 심하녹은 올해 30세로 12전 10승 (5KO)승 2패를 기록했다.

한국복싱의 희망 전준후선수


프로야구 LG 소속의 이병규도 39살이던 1993년 7월 10연타석 안타를 때리면서 노익장을 과시 그해 3할 4푼 8리로 최고령 타격왕에 등극했듯이 뜨거운 열정은 나이를 무색하게 한다는 점을 명심하고 훈련에 전력투구하길 바란다. 11번째 경기로 치러진 KBM 페더급 결정전에서 SM 체육관 오홍식은 오태양과 펼친 대결에서 유혈이 낭자한 치열한 타격전 끝에 오홍식 선수가 7회 테크니컬 판정승을 거두고 국내 정상에 올랐다.

이날 오홍식의 챔피언 탄생은 상당한 의미를 간직한 한국 타이틀이었다, SM 체육관을 총괄하는 홍성민 대표가 만30세인 2004년 목동에 SM 체육관을 설립한지 20년 만에 탄생한 값진 타이틀이었기 때문이다. 이를 전환점으로 수도권에 집중된 24개 SM 프로모션 체육관이 가속 패달을 밟고 선수양성에 매진하길 바란다, 늦은 출발이란 말은 없다. 지금 시작할 때가 가장 빠른 것이다. 성경에도 빠르게 질주하는 경주자라고 선착(先着)하지 않고 이는 시기와 우연이 모든 자 에게 임함이라는 구절을 염두에 두길 바란다.

오홍식의 승리를 선언하는 김재봉심판(우측)


이날 주심으로 배정된 김재봉 선생은 1948년 정읍태생으로 고교 시절 노병엽 사범이 운영하는 한국체육관에서 복싱을 수학한 복서 출신이다. 김 선생은 한국체육관 선배이자 프로복싱 최초의 세계 챔피언 김기수 챔프의 권유로 1978년 심판계로 투신 한국권투위원회(KBC) 사무총장과 심판 위원장을 역임했다.

김 선생은 1994년 세계적으로 관심을 끌었던 레녹스. 루이스와 올리버 맥콜의 WBC 헤비급 타이틀전에 부심을 보는등 45년간 국내외에서 펼쳐진 5백여 경기의 주부심으로 활약 한국프로복싱의 흥망성쇠(興亡盛衰)를 현장에서 지켜본 역사의 산증인이다. 한편 이번 K.B.M 페더급 타이틀 결정전에 출전한 오홍식은 1998년 서울태생으로 8전 4승(2KO) 3패 1무를 기록한 정통파 복서다. 중학교때 홍성원 관장이 운영하는 SM 체육관 2관에서 복싱을 수학한 오홍식은 고등학교 2학년 때 프로 대뷔전을 펼쳐 판정패를 당한다.

더원 복싱짐 백승원 관장과 심하녹 선수(우측)


그후 해병대로 입대 군 복무를 마친 그는 컴백전에서 KO패를 당하는 진통을 겪는다. 2022년 4월 6년 만에 부활한 MBC 신인왕전에 출전 2연승을 거두고 결승에 진출한다. 그때 맞이한 상대가 신인왕전 최우수상 후보로 급부상한 심하녹 선수였다. 당시 7전 6승 (3KO) 1패를 기록한 심하녹은 오홍식에 2차례 다운을 탈취하면서 3ㅡ0 판정승을 거뒀다. 그 대회에서 공. 수, 주 완벽한 하모니를 이루면서 신인답지 않은 기량을 뽑낸 심하녹이 5백만원의 상금이 걸린 최우수상 (MVP)상 수상자로 떠올랐지만 무슨 이유인지 몰라도 그 대회 최우수신인왕 수상자는 없었다.

오태양과 타격전을 펼치는 오홍식 (우측)


중요한 사실은 이번 K.B.M 페더급 챔피언에 등극한 반타작 복서 오홍식이 연말에 펼쳐질 1차방어전 상대가 탑독인 심하녹 선수란 점이다. 승패를 초월해서 흥미로운 경기가 될것이라 생각한다. 프로복싱경기에서 예상은 예상으로 끝나야 한다. 변수(變數)가 많기 때문이다.

하경주라는 복서는 1980년 11월 21전 4승 5무 12패의 전적으로 한국 밴텀급 타이틀전을 펼쳐 챔피언 문명안에 10회 판정승을 거두었다. 문명안은 1973년 박찬희(한영고)를 꺾고 제54회 전국체전 금메달을 획득한 베스트 복서였다. 1983년 7월 제주도에서 WBA 플라이급 타이틀전이 열렸다. 당시 20세의 도전자 신희섭은 28전 26승(11KO) 1무 1패를 기록한 유망주였다.

그러나 70전 54승 (20KO) 10무 6패를 아르헨티나의 산토스 라시아르에게 신희섭은 1회 공이 울린지 단 79초 만에 KO패를 당했다. 22연승(19KO)을 달리던 동양의 무적함대 황충재도 황준석에게 8회 KO패를 당한 경우에서 알 수 있듯이 복싱은 기록경기가 아니란 점 유념하길 바란다.

이번 대회를 지켜보면서 한국복싱이 절망과 희망 사이에서 꿈틀거린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침체 된 한국복싱이 미사일처럼 힘차게 치솟아 오르려면 해체된 수경사 복싱팀 창단과 신인왕 부활이 급선무다. 지난 2022년 4월 중구 구민회관에서 6년 만에 부활 개최한 제39회 MBC 신인왕전이 예상대로 단발성 이벤트로 종결되어 아쉬움이 컸다.

MBC 신인왕전은 1977년 부활 되어 해마다 연례행사로 펼쳐지면서 김태식 김철호 장정구 백인철 박종팔 최요삼 이형철 박영균등 우수한 자원들이 봄날 개구리 튀어나오듯 대거 탄생하면서 세계를 호령했다. 1965년 12월 서강일의 첫 세계타이틀 도전이후 현재까지 총 43명의 세계 챔피언이 탄생했다. 그중 16명 신인왕전 우승자였다.

그리고 박찬영 최용수 전주도 지인진등 신인왕전을 발판으로 세계정상에 오른 복서들도 4명이다. 다행히 고무적인 현상은 근자(近者)에 한국복싱의 열기가 바닥에서 서서히 스멀스멀 올라오고 있다는 점이다. 철학자 에머슨은 충분히 어두워야 별을 볼수있다는 어록을 남겼다. 한국복싱도 장기간에 걸쳐 길고 긴 암흑기에 마침표 찍을 날을 기대해본다.

대동단결(大同團結)이란 말이있다. 어떤 집단이 거국적(擧國的)으로 원하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구성원 전원이 크게 한 덩어리로 뭉쳐야 한다는 뜻이다, 백범 김구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사람들에게 여럿이 모이면 우두머리가 되려고 싸우지말고 쟁족(爭足)이 되라고 강조했다. 집안이 튼튼해 지려면 기둥뿌리(머리)보다는 주춧돌(발)이 많아야 균형 잡힌 견고한 집이 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현재 복싱판이 사분오열(四分五裂)되어 6개의 단체로 흩어지고 찢어지고 갈라진 프로복싱 단체도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 시멘트처럼 한 덩어리로 똘똘 뭉쳐 밝은 별을 볼 수 있는 환경과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 일급수(一級水) 깨끗한 물에 수달을 비롯 산천어 남생이 등이 스스로 몰려오듯이

생활체육대회 70Kg급 우승자 최태환(중앙)과 회원들


대회가 끝난 다음날 같은 장소에서 더원 프로모션에서 주최한 전국 생활 체육대회가 열렸다. 마침 필자가 속한 소속체육관에서 70Kg급에 출전한 최태환 선수가 2연승을 거두고 우승을 차지하는 경기를 현장에서 묵묵히 지켜보았다. 끝으로 크고 작은 대회를 주최 주관하면서 한국복싱 부활을 위해 농부의 심정으로 한 알의 밀알을 뿌리는 복싱관계자 분들 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하면서 이번 주 칼럼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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