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거꾸로 가는 대한민국 시곗바늘! 거꾸로 타는 보일러인가

편집부 승인 2024.09.06 11:48 의견 0
김성민 시사의창 회장 / 발행인


[시사의창 2024년 9월호=김성민 발행인] 1963년생인 필자는 초등학교 3학년 때 목소리가 크다는 이유로 갑자기 교내 웅변대회에 학급대표로 출전했다. 우습게도 최우수상을 수상하고 6·25 기념 반공 웅변대회에 학교 대표로 더 큰 대회에 출전하면서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를 외치며 두 팔 번쩍 치켜드는 연습을 수없이 한 기억이 생생하다. 이승복이 누군지, 공산당이 왜 나쁜 집단인지 개념도 없이 로봇처럼 움직였을 뿐이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우리 사회 내부에는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위협하는 반국가 세력들이 곳곳에서 암약하고 있다. 북한은 개전 초기부터 이들을 동원해 폭력과 여론몰이, 선전·선동으로 국민적 혼란을 가중하고 국민 분열을 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어진 을지훈련에 ‘단결 투쟁’이라는 머리 끈과 ‘공산당 아웃’이라는 팻말을 목에 건 테러 대응 훈련 사진을 봤다. 2024년에 벌어진 이 상황은 70년대 필자가 웅변하던 시대와 데칼코마니였다.

학교 담벼락, 길거리 벽, 화장실에 “반공 방첩”, “무찌르자 공산당”, “자유를 지키자”등의 표어가 붙고 반공교육이 부활될 것 같은 조짐이다. 지난해 6년 만에 민방위훈련을 부활시켰으니 고등학교에 교련 시간을 부활해도 이상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대한민국 시곗바늘이 1970년대를 가리키고 있다. 무서운 일이다.

친일·식민 사관을 가진 뉴라이트 인사들은 고위 관료와 공공기관장으로 속속 임명되고 있다. 그들은 친일(親日)이 아닌 충일(忠日)이라고 불러야 할 정도로 대한민국의 뼈아픈 역사를 부정하고 일본의 대변인 역할을 한다. 개개인이 독립된 헌법기관이라는 국회의원은 부끄러움을 모르고 국민의 삶에는 관심도 없이 오로지 권력의 해바라기가 되어 비벼댄다. 국회 청문회 위원으로 출석한 여당 국회의원들은 유신시대 유정회(維政會) 의원들을 보는 느낌이다. 유신 시절 대통령이 국회의원의 3분의 1을 지명해 만든 행정부의 거수기 말이다.

인권 보호와 증진을 위해 설립된 독립기구 국가인권위원회는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을 최소한의 사실관계 조사도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혐의없음’ 결론을 내려 대한민국을 뇌물 공화국으로 만들 수 있는 기초를 닦았다.
검찰은 이에 질세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를 받는 김건희 여사 조사를 위해

호처가 관리하는 건물에 출장 조사를 가고 휴대폰까지 착실하게 경호처에 제출해 자신들의 지휘부와 실시간 소통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김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 역시 무혐의 결론으로 총장에게 보고해 ‘직무 관련성만 없으면, 공직자의 배우자는 고가의 선물을 받아도 된다.’라는 사회적 인식이 퍼져가는 한심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부인 김혜경 여사는 법인카드 10만 4천 원 유용 의혹으로 난도질하고 300만 원의 벌금을 구형하더니,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는 치킨집, 김밥집, 빵집, 카페에서 수차례에 걸쳐 법인카드를 유용한 혐의가 나와도, 관련 서류 제출을 거부해도 보란 듯이 방통위원장으로 임명하고, 임명 8시간 만에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등 공영방송 이사진 선임안을 의결하도록 방치했다.

대한민국 시곗바늘이 거꾸로 가고 있다. 거꾸로 타는 보일러는 소음과 공해를 줄이고 열효율을 극대화하는데 거꾸로 가는 대한민국 시곗바늘은 온갖 악취가 진동해 국민을 질식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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