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한의학] 음양학, 질병의 예방·진단 및 치료에 응용된다

편집부 승인 2024.08.06 14:57 의견 0
음양 ©gettyimages


[시사의창 2024년 8월호=박현수 칼럼니스트] 질병이 발생·발전·변화하는 근본은 인체의 음양실조에 그 원인이 있으므로 어떤 질병의 증상이 아무리 복잡하고 변화가 심할지라도 모두 음양으로 분석·감별할 수 있다. 예컨대 「소문·음양응상대론」에서는 “진찰을 잘하는 의사는 색을 살피고 맥을 짚어 보아 먼저 질병의 음양 속성을 분별한다”고 하였다.

음양 학설을 질병의 치료에 응용한다
음양 속성을 질병 치료의 지침으로 삼는데, 그 기본은 질병의 음양실조 상태를 살피고 약물·침구 등의 방법을 써서 음양의 성쇠를 조정함으로써 음양소장의 평형상태를 회복시키는 것이다. 그러므로 「소문·지진요대론」에서 ‘질병의 음양 변화를 신중하게 살펴서 그 소재에 따라 조정하면 음양의 평형상태가 회복된다’고 하였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첫째는 치료원칙을 확정하는 것이고, 둘째는 약물의 성질과 효능을 분석하는 것이다.

(1) 치료원칙을 확정한다
병이 발생·발전하는 근본원인은 음양실조에 있으므로 음양을 조절하여 부족한 것은 보충하고 남는 것은 줄여서 음양의 조화와 음양변화의 상대적 평형을 이루는 것이 질병을 치료하는 근본원칙이다.

① 음양편승의 치료원칙 : 음양편승은 음이나 양이 지나치게 성하여 남아돌아 발생하므로 그 치료원칙은 남아도는 음이나 양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양송즉음병’은 양열이 성하여 쉽게 음액을 소모시키기 때문이며, ‘음승즉양병’은 음한이 성하여 쉽게 양기가 손상되기 때문이므로 남아도는 음이나 양을 감소시키는 치료원칙을 쓸 경우에는 반드시 상응하는 음이나 양 중 어느 쪽이 부족한지의 여부에 주의해야 한다. 만약 음이나 양이 지나치게 성하고 이와 상대되는 다른 한쪽이 지나치게 쇠약한 상황이 동시에 나타날 경우는 부족함도 함께 고려해야 하는데, 즉 그 부족함을 보충하여 적절하게 보하는 치료원칙을 써야 한다. ‘양승즉열’은 대개 실열증에 속하므로 한량한 약물로써 남아도는 양을 줄이는 것이 적합하다. 이는 음의 성질을 가진 약물로써 병인이 되는 양을 억제하는 방법, 즉 한으로써 열을 치료하므로 ‘열자한지’라고 한다. ‘음승즉한’은 대개 실한증에 속하므로 온열약을 써서 음을 줄이는 것이 적합하다. 이는 양의 성질을 가진 약물을 써서 병인이 되는 한을 억제하는 방법, 즉 열로써 한을 치료하므로 ‘한자열지’라고 한다.

② 음양편쇠의 치료원칙 : 음양편쇠는 음이나 양 중의 어느 한쪽이 부족하여 음허가 되거나 양허가 되는 것이다. 한쪽이 부족하면 반드시 다른 한쪽은 상대적으로 항성하게 된다.
음허인 경우에는 음이 양을 제약할 수 없기 때문에 양이 상대적으로 항성해지므로 열증이 나타난다. 그러나 양기의 항성은 음허가 원인으로서 허열증에 속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한량한 약물을 사용하여 직접 그 남아도는 양기를 줄일 수는 없으므로 반드시 자보하는 성질을 가진 한량한 약물로 부족한 음을 보총해야 음양이 조정된다. 그러므로 「소문·지진요대론」의 왕빙 주에서 ‘수를 주관하는 신음을 튼튼하게 함으로써 양광을 억제한다’고 하였다. 음을 보충하여 양을 억제하는 치료방법을 「내경」 에서는 ‘구기속’이라 하였는데, 이것은 바로 ‘양병치음’의 방법이다.
양허인 경우에는 양이 음을 억제할 수 없어 음이 상대적으로 항성해지므로 한증이 나타나지만, 음성은 양허를 기초로 하므로 허한증에 속한다. 일반적으로 신온하여 발산하는 약으로 남아도는 음을 줄일 수는 없으므로 반드시 강한 성질의 온열한 약물을 씨서 부족한 양을 보충해야만 음양이 조절된다. 그러므로 「소문·지진요대론」의 왕빙 주에서 ‘화의 근원을 보충함으로써 음을 약화시킨다’고 하였다. 이렇게 양을 보충하는 치료방법 역시 ‘구기속’에 속하는데, 이것이 바로 ‘음병치양’의 방법이다.
결론적으로 음양을 조절하는 근본원칙이란 남는 것을 사하고 부족한 것을 보하며, 양이 성하면 열을 사하고 음이 성하면 한을 제거하며, 양이 허하면 양을 보하고 음이 허하면 음을 보충함으로써 치료해야 하므로 음양의 편성·편쇠를 막론하고 한자열지·열자한지·허자보지·실자사지하는 근본원칙에서 벗어날 수 없으며, 음양이 지나친 성쇠를 야기한 이상 상태를 정상상태로 회복되도록 해야 한다.

(2) 약물의 성미·효능과 음양의 속성을 분석한다
음양은 치료원칙을 확정할 뿐만 아니라, 약물의 성미와 효능을 개괄하는 데 운용되어 임상에서 약을 사용하는 지침이 된다. 질병을 치료할 때에는 정확한 진단에 의해 치료방법을 확정해야 하고, 동시에 약물의 성미와 효능을 잘 파악해야 한다. 확정된 치료원칙에 근거하여 적절한 약물을 사용해야만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약물의 성질은 그 약물의 기미와 승·강·부·침하는 속성에 의하여 결정되는데, 약물의 기미와 승강부침도 모두 음양으로써 귀납하여 설명할 수 있다.
약성에는 한·열·온·량 네 가지가 중요하며, 이를 ‘사기’라고 한다. 그 중에서 한·량은 음에 속하고(량은 한보다 정도가 약하다), 온·열은 양에 속한다(온은 열보다 정도가 약하다). 일반적으로 한성 혹은 양성에 속하는 약물은 인체의 열상을 경감시키거나 제거할 수 있고, 온성 혹은 열성에 속하는 약물은 인체의 한상을 경감시키거나 제거할 수 있다.
오미는 매운맛·단맛·신맛·쓴맛·짠맛의 다섯 가지 맛을 말한다. 어떤 약물은 싱거운 맛 혹은 떫은 맛을 갖고 있으므로 실제로는 다섯 가지가 넘지만 일반적으로 ‘오미’라고 한다. 그 중에서 매운맛·단맛·싱거운 맛은 대개 성질이 온열하여 양에 속하고, 신맛·쓴맛·짠맛은 대개 성질이 한량하여 음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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