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만연된 리플리 증후군 대한민국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

편집부 승인 2024.08.06 11:42 의견 0
김성민 시사의창 발행인 / 회장


[시사의창 2024년 8월호=김성민 발행인] 리플리 증후군은 거짓된 언행을 상습적으로 반복하는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뜻하는 용어다. 스스로 한 거짓말을 진실이라고 믿어버리는 심각한 정신상태는 도덕적 책임이나 죄책감을 느끼지 않아 정상적 인간관계를 형성하기 어려워지고 소속된 조직의 혼란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자신이 한 거짓말을 사실이라고 믿는 정신병, 리플리 증후군을 앓는 사람은 거짓말 탐지기가 거짓말을 감지하지 못한다.

이러한 리플리 증후군을 가진 사람이 사회 지도층 인사가 되면 그 영향은 개인 관계를 넘어 사회 전반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자신의 언행에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지도자로 인해 조직의 도덕적 해이는 심각해지고 부패와 비리가 만연된 사회가 된다. 정책 결정은 왜곡되어 비효율적 정책과 사회적 자원 낭비를 불러일으켜 종국에는 조직의 와해로 이어지는 무서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최근 대한민국의 정치 상황을 보면서 우려되는 것은 고위공직자와 정치인 중 다수가 리플리 증후군이 의심되거나 리플리 증후군으로 위장하고 있다는 의심이 들기 때문이다. 온 국민이 지켜보는 국회 대정부 질문과 청문회에서 거짓말한 사실이 밝혀져도 사과는커녕 오히려 큰소리로 자신을 정당화하고 급기야는 상대를 음해하는 전형적인 리플리 증후군 증상을 보이는 지도층 인사가 많아진 현상은 대한민국의 불행을 예고하고 있다.

미국 닉슨 대통령이 탄핵 위기에 몰리면서 결국 사임한 것은 도청장치를 설치했기 때문이 아니라 거짓말을 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역사는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8월, 당시 국방위 국민의힘 간사였던 신원식 현 국방부장관과 이종섭 당시 국방부장관이 국회에서 했던 대화를 복기해보자.

『신원식 : 장관님의 판단이나 엄정한 수사에 혹시라도 여당 간사가 전화를 하는 것이, 아는 척하는 것이 방해가 될까 봐 안 했습니다. 그것 인정하시죠? 이종섭 : 예. 그렇습니다. 신원식 : 한 번도 전화를 한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지난해 8월 1일부터 8일 사이 13번의 통화를 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것 뿐인가? 안보실과 한 차례 통화 사실밖에 없다던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은 16차례 통화 사실이 밝혀지면서 임기훈 전 대통령실 국방비서관의 거짓말도 들통났다. 전·현직 국방부 장관들과 사령관, 대통령실 국방비서관이 거짓말을 하고서도 사과 한 번 하지 않는 뻔뻔함에서 이 나라 국격이 무너지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논란’과 관련해 윤 대통령은 지난 2월 7일 “정치공작이라고 봐야 한다”면서 “매정하게 끊지 못한 게 문제이고 아쉽다”고 표현하며 사과 대신 아쉬움이라는 애매한 표현으로 비켜나갔다. 명품백을 전달한 최재영 목사는 스토킹 혐의로 조사하면서 명품백은 국가기록물로 관리되고 있다고 한다. ‘몰카 공작’이라고 주장하는 이철규 의원은 “국고에 귀속된 물건을 반환하는 건 국고 횡령”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김건희 여사가 행정관에게 명품백을 돌려주라고 했으니 김 여사는 국고 횡령을 지시했단 말인가?

국민을 속이는 것도 모자라 애처롭게 당당한 리플리 증후군 환자들이 정신과 치료를 받고 완쾌되어 신뢰받을 수 있는 대한민국 사회의 일원으로 복귀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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