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섭의 스포츠 칼럼] 홍수환과 황복수 그리고 지옥에서 온 악마 카라스키야의 역사적인 만남

조영섭 승인 2024.07.19 11:41 의견 25
홍수환과 카라스키야 황복수(좌측부터)


[시사의창=조영섭 스포츠 전문 기자] 얼마 전 행사장에서 정겹게 담화(談話)를 나누던 두 복서가 필자의 레이더망에 포착되었다. 주인공은 국내 복싱사상 최초로 원정경기에서 2체급을 석권한 홍수환과 동양 페더급 챔피언을 지낸 황복수였다. 두 복서 관계를 더욱더 친밀하게 연결 징검다리 역을 담당한 한복서는 바로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이름 파나마의 헥토르 카라스키야다.

홍수환은 1977년 11월 새롭게 신설된 WBA J.페더급 타이틀전에서 11전 11KO승을 기록한 17세의 혈기왕성한 카라스키야를 맞이하여 2회 4차례 다운을 당하고도 일어나 3회 역전 KO승을 기록 4전 5기 신화를 창출 한국 복싱 부흥(復興)에 크게 일조했다. 홍수환과 대결 후 카라스키야는 1978년 8월 한국에 원정 전(前) 동양 페더급 챔피언 황복수와 대결을 펼친다.

당시 카라스키야는 15전 13승(13KO) 2패를 기록하고 있었고 황복수는 4개월 전 로얄 고바야시(일본)와 벌인 동양 타이틀 3차방어전에서 벨트를 풀고 재기를 준비 중인 상태였다. 황복수는 이 경기에서 비교적 우세한 경기를 펼쳤지만 역(逆) 홈타운 디시젼 10회 판정패를 당한다.

행사장에서 만난 홍수환 황복수 (좌측부터)


황복수는 훗날 필자에게 카라스키야는 턱보다 복부가 약한 복서라고 회상하면서 고장난 오른손만 제대로 작동(作動)했다면 더 좋은 경기를 펼쳤을 것이라고 촌평했다. 2017년 11월 사각의 링에서 혈투를 펼쳤던 홍수환 카라스키야 황복수 이 3명의 복서가 한자리에 모였다.

2017년 11월 홍수환의 타이틀 획득 40주년 기념행사에 카라스키야가 축하를 해주기 위해 전격 방한(訪韓) 강남구 대치동 홍수환 스타복싱체육관에서 3명의 복서가 상봉(相逢) 꿈같은 재회를 한 것이다. 한국권투위원회(KBC) 회장을 지낸 홍수환은 각종 강연 등으로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고 황복수는 충남 공주시에서 엔학 고래 가든 을 운영하면서 사업가로 변신 입지를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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