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칼럼] ‘아줌마’와 ‘교양 있고 우아한 여성’이란?

편집부 승인 2024.07.05 11:31 의견 1
박근하 변호사
법률사무소 문곡 대표변호사
시인 겸 칼럼니스트


[시사의창 2024년 7월호=박근하 변호사] 최근 웃픈 뉴스가 나왔다. 그것도 한국 언론을 통해서가 아니라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국 언론 비비시(BBC)에서 최근에 인천 소재의 한 헬스장에서 ‘아줌마 출입 금지’라는 것을 외부에 붙였다는 것을 보도한 것이다. BBC라는 국제적으로 영향력 있는 글로벌 언론에서 한국 모 헬스장에서의 해프닝을 보도한 것이 쉽게 납득이 가지는 않지만 그 해프닝 속의 함의를 찾아서 한국 사회의 병폐와 모순 등을 뒤짚어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아줌마’란 용어는 한국에서는 통상 30세 이상 나이의 기혼 여성을 일컫는 말인데 지금은 그런 사전적인 의미를 넘어서 공공의식이 없는 주책맞은 기혼 여성 표현으로 여성 비하의 대표적인 언어로 사용되고 있다. 최근 지하철에서 ‘아줌마’라고 불렀다고 칼부림이 날 정도로 지금 한국에서 ‘아줌마’라는 언어는 차별과 혐오를 넘어서 생사기로의 언어가 되어 버렸다. 이런 호칭은 사회적인 변화와 대중 인식의 변화를 반영한다고 할 것이다. ‘아줌마’에 대비되는 ‘아저씨’라는 단어도 지금 한국 사회에서는 비슷하게 이해가 된다.

중년의 남녀에 대한 차별과 비하, 비난과 조롱의 의미가 담긴 호칭이요 인식이다.
위 헬스장의 사장은 출입 금지 부착과 함께 ‘교양 있고 우아한 여성만 출입가능’이라는 문구도 부착했다고 한다. 그 사장이 말하는 아줌마에 비교되는 교양과 우아함을 갖춘 여성이 누구인지 쉽게 구별이 된다. 그 사장에게는 그런 아줌마와 대비되는 그 여성군이 확실히 자리를 잡은 듯싶다. 이 소식은 저녁 9시 뉴스에 보도가 되었으며, 그 뒤에도 언론 지상에 계속 후속 보도가 이어지면서 지금도 호사가들의 입에 계속 전파가 되고 있다.

대한민국에서의 차별과 벽은 고풍스런 좌익과 우익, 그리고 정치 지형적으로 경상도와 전라도, 충청도, 그리고 이것이 희석되자 좌파와 우파라는 좀 세련된 이데올로기 분리, 그리고 적폐 청산으로서 과거 기득권층에 대한 처벌과 분리, 그리고 부동산 폭등으로 인한 강남과 비강남을 넘어서 서울과 비서울권의 분리, 남녀 혐오의 감정을 담은 이대남, 남초와 여초들의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한 비방과 갈등 혐오 속에 한국 사회는 그런 갈등과 혐오 차별이 점점 내재화 되고 있는 것 같다.

여론의 한 편에서는 ‘오죽하면’ 그 헬스장 사장이 그러했겠는가라는 옹호론도 있지만 또 한편에서는 이런 여성혐오의 차별과 분리가 사회적으로 옹호되는 현실에 한탄스러움과 걱정을 표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집에 있는 나와 동갑내기인 한 여성도 외부에서 ‘아줌마’라고 불리면 어떤 심정일까? 그 사람이 했었던 2남 2녀 자녀를 낳고 키우고 사회인으로 성장시켰던 과거와 현재의 시간들이 부정되는 느낌일까?

한국사회에서 더 이상의 분열과 차별은 사회 통합을 저해할 수 있다.
노키즈존과 노시니어존의 설치가 개인의 자유(영업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자유롭게 허용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 자유는 언젠가는 차별 속에 반쪽 결핍의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도 있다. 더 이상의 분열과 차별, 경멸을 멈추지 못한다면 한국 사회는 선진 통합사회로 갈 수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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