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슬픈 수족관

감금 범고래는 왜 조련사를 죽였을까

편집부 승인 2024.07.03 14:56 의견 0

신이 인간에게 모든 동물을 다스릴 힘을 주었다고 믿는다면, 우리에게 막대한 책임감 또한 부여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동물에게 해를 입히고 고통을 주고, 그로부터 이익을 얻는 데 이 힘을 써서는 안 된다. 씨월드 범고래의 미래를 위한 싸움은 인류와 지구 나머지 거주자의 관계 맺기에서 연유한 윤리적 논쟁의 일부다. 이를 두고 TV 언론인이자 저술가, 동물권 활동가인 제인 벨레즈미첼은 “이것이 21세기에 떠오르는 사회 정의”라고 말했다. -본문 중에서-

존 하그로브 , 하워드 추아이언 지음 ㅣ 오필선 번역 ㅣ목수책방 펴냄


[시사의창=편집부] 《슬픈 수족관》에는 어렸을 때부터 열망했던 일을 하게 된 조련사가 왜 사랑했던 범고래와 일터를 떠날 수밖에 없었는지, 왜 따가운 시선을 받는 내부 고발자가 될 수밖에 없었는지에 관한 진솔한 자기 고백이 담겨 있다.

존 하그로브는 자신을 스스로 목소리를 낼 수 없는 동물, 범고래를 위해 목소리를 내는 자, ‘범고래의 옹호자(advocate)’라 표현한다. 현재 감금된 동물들은 무작정 야생으로 내보낼 수도 없다. 감금 상태에서 태어난 동물들은 야생에 돌려보내면 제대로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는 감금 생활에서 얻은 각종 병을 치료하면서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일 인력과 노하우를 갖춘 곳은 역설적으로 씨월드뿐이라 말한다. 씨월드가 속죄하려면 인공수정 프로그램을 완전 중단하고 사업 모델을 혁신해 바다의 거대한 보호구역(바다 우리) 만들어 남은 감금 동물들을 보살피는 일이라고 강조한다.

이 책은 묻는다. 우리가 과연 동물들에게서 무엇을 빼앗을 권리가 있는지. “씨월드 범고래의 미래를 위한 싸움은 인류와 지구 나머지 거주자의 관계 맺기에서 연유한 윤리적 논쟁의 일부”라는 저자의 말은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창미디어그룹 시사의창

저작권자 ⓒ 시사의창,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