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명예를 목숨처럼 지켜야 별이다. 진정한 장군이다.

김성민기자 승인 2024.06.27 14:10 | 최종 수정 2024.06.27 15:47 의견 0
시사의창 김성민 발행인


2024년 6월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관련 입법청문회가 국민의 지대한 관심 속에 진행됐다. 채 상병 사망 사건에 대한 진실과 책임 규명, 외압 의혹에 대한 진실 공방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이종섭·신범철·임성근의 증인선서 거부로 ‘기억나지 않습니다.’, ‘수사 중인 사안이므로 답변하는 게 적절치 않습니다’로 예상된 답변이 적중함에 기쁘지도 슬프지도 않았다. 그저 비루한 그들의 태도에서 권력과 진실 사이에 갈등하는 한심한 권력욕, 명예욕으로 몸부림치는 불나방을 보았을 뿐이다.

초등학생이 들어도 ‘거짓말이다’라고 느낄 정도로 저급한 변명으로 일관하는 저들이 대한민국 전 국방부장관과 차관, 그리고 사단장이라는 사실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수치스럽고 분노의 감정을 주체할 수 없었다. 신범철 전 차관이 눈을 질끈 감고 고뇌하는 모습으로 “회수 관련으로 대통령과 통화했다”는 실언을 가장한(?) 실토를 했을 땐 그는 군 장성 출신이 아니라는 사실이 문득 떠올랐다.

이번 청문회를 보는 시각들이 천차만별이지만 필자는 군 장성의 어깨에 단 별의 무게를 생각했다. 별 세 개를 견장에 달고 살았고, 전 군을 통솔하는 국방부장관이었다는 사람이 신원식 장관(당시 국회의원)과 통화한 적이 없다고 태연하게 답했지만 채 상병 사건 이첩 전후 13번 통화한 사실이 밝혀졌어도 사과는커녕 말 바꾸기에 여념이 없다. 청문회 참석해 선서도 안 해놓고 이제는 “위헌· 위법적 청문회”라며 국회의 직권남용을 주장하고 나서는 모양새가 애처롭다.

임성근 전 사단장은 어떤가? 여러 정황 증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입수 지시를 한 적이 없다며 책임을 부하들에게 전가하려는 해병대답지 않은, 견장에 붙어있는 별의 무게를 전혀 느끼지 못하는 비겁한 모습을 여러 차례 보여주고 있다. “군인은 국가가 필요할 때 군말 없이 죽어주도록 훈련되는 존재”라는 임 사단장 탄원서를 읽으며 군대에 간 자식이 시신으로 돌아 왔을 때 느끼는 부모들의 애통한 심정을 1도 공감하지 못하는 지휘관이 어떻게 별을 두 개씩이나 단 사단장이 되었나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부하들이 선처받기를 희망한다고 하면서 사건의 원인은 부하가 자의적으로 작전지역을 확대해 벌어진 일이라고 책임을 전가하는 지휘관이 대한민국 장성이라는 사실이 슬프다.

장군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군인으로서 가장 명예로운 계급장을 달고 막중한 의무와 책임이 있는 사람들이다. 공은 부하에게 돌리고, 책임은 자신이 지는 게 장군의 자리다. 세계 최강 군대, 미국의 장성들은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어도 자기에게 주어진 일을 올바르게 하는 것”을 명예로 여기며 살기에 제대로 된 지휘체계를 확립하고 세계최강 군대로 군림할 수 있는 것이다. 윤리의식과 책임지는 자세가 사라진 우리나라 일부 장성의 행태를 보면서 엄중한 대치상황 속에 있는 대한민국 안보가 걱정이다.

명예를 목숨처럼 지켜야 할 별들이 권력의 눈치를 보면서 좌고우면하는 관료의 모습으로 변질되는 안타까운 현실에서 그나마 양심과 소신을 지키는 박정훈 대령 같은 장교가 있어 한 줄기 빛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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