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지옥에 몰고 간 애(한동훈) 앞에 모두 굽실" 또 다시 직격, 한동훈은 당권 도전 행보에 시동거나...

중진이라는 사람들...너도나도 애 눈치나 보는 당이 되어서는 안돼
한 전 위원장이 현안 발언을 이어가는 것, "당권을 위한 정치적 행보"

정용일 승인 2024.05.22 09:44 의견 0

[시사의창=정용일 기자] 홍준표 대구시장은 21일 "마지막 한 가닥 기대를 걸었는데 우리를 지옥으로 몰고 간 애 앞에서 모두 굽실거리며 떠받드는 거 보고 더더욱 배알도 없는 당이라 느꼈다"고 밝혔다. 홍 시장의 이번 발언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발언 내용 중 지옥으로 몰고 간 '애'가 최근 22대 총선 이후 여러 차례 비판한 적 있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홍준표 대구시장(사진=연합뉴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지난 대선 경선 때 민심에서 이기고 당심에서 졌을 때부터 정나미가 떨어지기 시작했다"며 "총선을 말아 먹은 애한테 또 기웃거리는 당내 일부 세력들을 보고 이 당은 가망이 없다고 봤다"고 했다.

이어 "당이 자생력이 있어야 일어설 힘이 생기는데 소위 중진이라는 사람들이 너도나도 애 눈치나 보는 당이 되어서야 이 당이 살아나겠나"라고 밝혔다.

홍 시장은 "검찰정치로 2년 동안 혼란이 있었는데 또 검찰에 기대어 연명하기를 바라나"라며 "부끄러움을 알아라"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근혜탄핵 때 없어졌어야 할 당을 살려 놓으니 지금도 정신 못 차리고 허우적거리고 있다"며 "더 이상 자신 없으면 당 해체하고 다시 시작하는 게 좋지 않나"라고 일갈했다.

홍 시장은 지난 10일에도 한 전 위원장을 저격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또다시 갑툭튀가 나타나 대한민국을 다시 혼란스럽게 하면 안 된다는 판단에 따라 한동훈의 잘못과 무능을 미리 국민과 당원들에게 알리고 있다”며 “그에 따라 받을 오해와 상처는 각오하고 지적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뿐만 아니라 한동훈이 문재인 지시로 우리를 궤멸시킨 국정농단 사건의 참상을 나는 지금도 잊지 않고 있다”며 “윤 대통령은 부득이하게 받아들여 모시고 있지만, 한동훈은 용서하기 어렵다”고 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장동혁 사무총장이 19일 서울 중구 정보통신기술 전문기업 더비즈온에서 열린 '함께하는 AI의 미래' 민당정 간담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한편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정부의 해외 직접구매(직구) 규제 정책 논쟁을 계기로 잇단 메시지를 내면서 당권 도전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한 전 위원장은 21일 페이스북에 해외 직구 규제 논란과 관련해 오세훈 서울시장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지난 18일 정부의 직구 규제를 비판하며 해당 정책을 재고해달라고 촉구한 데 이어 나흘 만에 나온 공개 발언이다. 전날 오 시장이 한 전 위원장의 정부 비판 메시지를 겨냥한 듯 "여당 중진으로서의 처신에 아쉬움이 남는다"고 지적하자 직접 반박하는 글을 올린 것이다.

이를 두고 여권 내에선 한 전 위원장이 국민 주목도와 관심도가 높은 정책 사안을 고리로 잠재적 대권 경쟁자인 오 시장과 각을 세우며 존재감을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더 나아가 4·10 총선 이후 이른바 '목격담 정치'로 슬슬 몸을 풀던 한 전 위원장이 당권 도전을 염두에 두고 정치 행보 재개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주변 인사들은 전했다.

한 전 위원장과 가까운 한 인사는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한 전 위원장이 현안 발언을 이어가는 것과 관련해 "충분히 의미 부여가 가능하다"며 "결국 당권을 고려한 정치적 행보라 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전당대회가 7월에 열릴 가능성이 크고, 실무 준비에 30∼40일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후보 등록 시점으로 예상되는 다음 달 중·하순을 기점으로 한 전 위원장 행보가 더 뚜렷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한 전 위원장의 당권 도전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 전 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당내 세력화가 나타날지도 주목된다.

아직 친한(친한동훈)계라고 할 만큼 뚜렷한 색채를 띤 계파가 형성된 것은 아니지만, 한 전 위원장이 중용했던 인사들이 그의 당권 도전에 전위부대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단 한동훈 비대위에서 각각 사무총장과 비서실장으로 활동했던 장동혁·김형동 의원이 최측근으로 꼽힌다. 수석대변인을 지낸 박정하 의원도 '숨은 친한계'로 거론되기도 한다.

물밑에서 한 전 위원장의 의중을 직·간접적으로 외부에 알리고 변호하는 '메신저' 역할을 해 온 이들은 최근 한 전 위원장이 전당대회 출마 결심을 굳혔다는 언론 보도가 잇따르면서 더욱 적극적으로 여론전에 나서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전체 의석의 40%를 차지하는 초선 당선인 44명의 움직임을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 의원은 "초선 당선인 중 상당수가 한 전 위원장에게 공천장을 받은 인물"이라며 "한 전 위원장이 당권에 도전할 경우 뜻을 같이할 이들이 꽤 있지 않겠나"라고 예상했다.

원외에서는 박상수(인천 서갑) 전 후보 등 총선을 앞두고 한 전 위원장이 영입했던 인사들이 자연스레 '친한 그룹'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들은 한 전 위원장의 당권 도전 명분의 최대 걸림돌로 거론되는 '총선 패배 책임론'에 반기를 들며 한 전 위원장의 정치적 공간을 넓혀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용일 기자 city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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