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전주하가구역재개발정비사업조합 끝없는 내홍, 1년 내 訟事만 할 것인가?
2006년부터 시작한 하가구역재개발정비사업이 18년 째 표류하고 있다.
불과 2년 전에 시공사를 현대건설로, 공사 담보금액을 200억원으로 예치받아 우수한 진척 효과를 보이며 정비업체 대표가 국토부 장관상을 받는 행운까지 얻은 조합이다. 물론 하가조합부지의 토지가격이 2~3배 상승한 것도 조합원들에겐 엄청난 이익을 가져다 준 행운도 따랐다.
하가구역조합은 지난 해 12. 9 임시총회를 개최해 신임 조합장을 선출했으나 종전 조합장측의 총회효력금지와 선출된 조합장의 문제를 들어 직무집행정지가처분 신청을 같이 했다. 법원은 올해 3월에 신임 조합장의 직무집행정지를 명하고, 총회효력정지 신청에 대해서는 본안 소송에서 다투라는 판결을 했다.
사단은 여기서부터다. 직무집행정지를 당한 신임 조합장은 최근 조합장직 사퇴를 하고 2024.5 임시총회를 열어 조합장 후보로 단독출마해 찬반투표에서 많은 지지자를 확보해 다시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문제는 대법원 판례다.대법원 2000.2.2. 선고99다62890 판결에 따르면 『재건축조합의 조합장에 대하여 직무집행을 정지하고 직무대행자를 선임하는 가처분 결정이 있은 후 그 직무대행자에 의해 소집된 임시총회에서 직무집행지 정지된 종전 조합장이 다시 조합장으로 선임되었다 하더라도 위 가처분 결정이 취소되지 아니한 이상 직무대행자만이 적법하게 조합을 대표할 수 있고, 다시 조합장으로 선임된 종전 조합장은 그 선임결의의 적법 여부에 관계없이 대표권을 가지지 못한다』다는 판결이다.
그렇다면 하가조합의 새로이 선출된 종전 조합장 역시 법원으로부터 직무집행정지가 취소되지 아니하는 한 조합장의 자격이 없는 거나 같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아울러 엄청난 예산 낭비의 결과도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번 총회 예산 결의에서 8500만원 규모의 승인을 받았다. 이렇게 소중한 예산이 물쓰듯 나가도 좋다는 이야기인지 사뭇 궁금하다. 사후에 잘되면 그민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총회의결 핑게만 댈 것인가?
이러한 판례의 입장을 알았다면 불과 한달여 정도 남은 6.19 본안 심판을 앞둔 시점에서 법원으로부터 직무집행정지 취소없이 출마를 강행한 이유가 뭘까?
조합의 일부 뜻있는 사람들에 의하면, 오는 6월의 재판에 압도적 지지를 받는 모습을 보여 어느정도 영향력을 보이려 한 꼼수가 아닐까라는 합리적 의심과 함께 추론이 가능하다는 애기가 많았다.
또 한가지 조합장이 뭐길레 저리들 사생결단할 것처럼 네편 내편 나눠 싸우는 것일까 의문이다.
조합장이 ‘도깨비 감투’라도 되는 것일까? 답은 그동안 수많은 언론사에서 취재 보도한 재개발·재건축 현장의 비리와 무관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조합장과 시공사 현장책임자의 유착에 의한 횡령, 배임, 뇌물수수, 이권개입 등으로 구속되고 사업 취소가 되는 등에서 또는 조합장과 이사, 대의원, 용역업체 등과 결탁에서 생기는 콩고물로 사단이 난 사실들을 심심찮게 보아왔다.
이러한 사단을 방지하기 위해 재개발·재건축정비조합 등에 준법정신을 지키도록 도시정비 및 주거환경법(이하 도시정비법) 제134조에 형법제129조~132조까지 위반시 조합장 등 임원에 대한 공무원을 의제해 엄한 벌칙으로 다스리고 있다.
공무원으로 의제한다면 국가공무원법에 공무원의 의무와 책임을 각각 6개, 4개 조항을 넣어 지키도록 노력하고 그 중에서 청렴의무가 도시정비법 제134조와 맞아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
다시말해 조합장, 이사, 대의원, 정비업체, 용역업체, 위탁업체 직원들까지도 법제도 취지에 맞게 청렴한 모습을 보여주고 음침한 곳에서 뒷거래나 하는 등의 실정법 위반 행위는 지양돼야 한다.
향후, 이러한 사태를 예방하려면 하가조합구역에는 대부분 고령자 조합원들이 40~50년씩 거주한 주민이 많아 법적 해석이나 이해가 힘들어도 감독관청인 전주시 공무원들의 적극적이고 합리적인 행정지도와 조합장 등 임원진의 청렴한 자세가 필요하다 할 것이다.
아울러 뱀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가듯 소송이 꼬리를 물지 않도록 전·현직 조합장 간 원만한 대화와 타협이 필요하다는 여론이고, 더 이상 법원을 오고가는 시간 낭비도 줄여할 것이다.
특히 총회, 임시회의, 이사결의 등으로 책임을 피해 뻐져나가는 듯한 행위들이 꼭 "조자룡 헌 칼 쓰 듯" 한다면 그 조합의 미래는 어둡다 할 것이다.
오운석 기자 info1122@naver.com
저작권자 ⓒ 시사의창,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