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일 기자의 사진 산책] 값비싼 카메라는 NO! 포켓 속 작은 스마트폰 하나 들고 떠나는 즐거운 사진산책

시선을 달리하면 우리의 평범한 일상이 사진이 되고, 그 사진들은 곧 작품이 된다

편집부 승인 2024.05.03 15:26 | 최종 수정 2024.05.27 10:17 의견 0

요즘 스마트폰의 최신 기종을 보면 그 기술력이 무섭다는 생각까지 든다. 그 작은 스마트폰 하나에 정말 엄청난 기술력이 집약되어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 특히 업무적으로도 스마트폰 활용을 많이 하는 기자에게는 더없이 좋은 아이템임이 분명하다. 스마트폰에 내장된 카메라의 갖가지 기능들과 높은 성능이 없었다면, 지금도 그 거추장스러운 카메라를 매번 들고 다녔을 생각을 하면 끔찍스럽다. 피사체를 확대해야 할 상황에라도 처하면 200m 망원렌즈는 또 얼마나 무거운가. 따라서 고성능 카메라가 내장된 스마트폰은 기자에게 신이 내려준 선물과도 같다. 그리고 전국 팔도로 취재를 다니면서 바로 그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전국 각지의 아름다운 풍경들을 한데 모아 ‘스마트폰 렌즈로 바라본 사진산책’을 떠나보도록 한다.

1번 낙안읍성


[시사의창 2024년 5월호=정용일 기자] 첫번째로 떠나볼 사진산책은 전남 순천의 ‘낙안읍성’이다. 전국 곳곳에 있는 민속촌이나 영화촬영소의 다소 가공된 그 느낌과의 결이 다른 장소다. 날것 그대로의 모습이 잘 보전되어 있다. 읍성 안에 있는 이 민속촌은 전시용이 아닌 실제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다. 안동의 하회마을이나 경주의 양동마을 등과 함께 국내에서 전통적인 촌락 형태가 온전하게 남아 있는 몇 안 되는 마을이다. 이곳은 계절에 상관없이 전문 사진작가나 동호회 사람들에게 일출 명소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낙안읍성의 멋진 일출과 더불어 인근 벌교에서의 꼬막정식도 빼먹지 말고 맛보기를 추천한다.

2번 탄도항의 일몰


2번 사진은 경기도 안산에 속한 대부도의 탄도항이다. 서울에서 불과 1시간 남짓 거리에 있는 탄도항은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일 년 내내 연인들 및 가족들이 몰려드는 곳이다. 또한 멋진 일출을 촬영하기 위한 수많은 사진가들 역시 이곳을 즐겨 찾는다.
특히 이곳은 아름다운 일몰과 더불어 멋진 노둣길도 있어서 대부도 바닷물이 찰랑거릴 때 그 노둣길을 걷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탄도바닷길은 누에섬으로 이어져 있으며, 바다가 열리는 간조 시간대에 맞춰 방문한다면 이 환상적인 바닷길을 걸을 수 있다. 반드시 물 때 시간표를 잘 확인하고 방문하길 바란다.
노둣길 주변으로는 여러 대의 풍력발전기가 있어 아름다운 일몰 사진을 촬영함에 있어 훌륭한 재료가 되어 주기도 한다. 쾌청한 날씨와 적당한 구름이 하늘을 덮고 있다면 하늘이 온통 붉게 타오르는 최고의 일몰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3번 경남 거창 의동마을의 새벽 단풍


3번 사진은 경남 거창군의 의동마을이다. 이곳의 가을 단풍은 전국적으로 많이 알려진 명소 중 한 곳이다. 불과 5년 전만 하더라도 그다지 유명한 장소는 아니었으나, 각종 SNS에서 소문이 나면서 급격히 유명해진 장소다. 낮에는 사람들이 가득해 원하는 구도에서의 사진을 찍기 힘드니 사람들이 없는 이른 오전에 방문하는 게 좋다. 해당 사진은 오전 7시에 도착해 촬영한 사진이다. 그 이른 시간에도 3~4명 정도의 사람들이 먼저 도착해 사진을 찍고 있었다. 해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가장 좋은 시기는 은행나무 잎이 20~30% 정도 바닥에 떨어지는 10월 말에서 11월 초에 가는 게 가장 좋다. 노란 은행나무 잎이 적당히 떨어져 바닥까지 노랗게 물들여야 사진이 더욱 예쁘게 나온다.

4번 경남 합천군의 어느 작고 고요한 시골마을의 풍경


4번 사진은 경남 합천의 해인사로 들어가는 초입 도착 직전에 있는 어느 조그만 마을의 풍경이다. 차로 지나가면서 충분히 별생각 없이 스쳐 지나갈 수 있지만, 사진에 담아보면 매우 특별한 풍경사진이 되는 그런 곳이다. 필자가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느낌의 구도와 색감의 사진이기도 하다. 시골 느낌이 물씬 풍기면서 고요하고도 정겨움이 가득 담긴 사진이다. 군더더기 없는 담백한 시골의 풍경이 잘 담긴 사진이다. 지방 소도시의 시골길을 운전하면서 이렇게 관광지로 알려진 장소도 아닌, 사진 명소로 알려진 곳도 아니지만 스마트폰 렌즈에 담으면 훌륭한 풍경사진이 되는 곳이 많다. 걸으면서, 운전을 하면서 눈에 보이는 장소와 사람들, 다양한 풍경들을 조금만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면 생각보다 풍부한 사진명소들을 찾을 수 있다.

5번 서울의 일몰 명소 중 한 곳인 성수구름다리에서 촬영한 노을


5번 사진은 한강의 멋진 일몰을 찍을 수 있는 성수구름다리다. 한강의 일출 및 일몰 포인트는 생각보다 다양하다. 서울에 오래 산 사람들도 안 가본 곳이 많을 정도로 다양하다. 사진 속 장소는 그중 한 곳인 성수구름다리로서 가는 길이 그리 어렵지도 않다. 지하철 서울숲역 3번 출구로 나와 직진을 하다 보면 서울수도박물관이 나온다. 그 앞에서 우측으로 한강으로 가는 이정표를 따라 5~10분만 걷다 보면 엘리베이터가 나온다. 여기까지 왔다면 다 온 것이다.
위로 올라가면 멋진 구름다리와 함께 좌우로 시원스럽게 펼쳐진 한강의 풍경이 펼쳐진다. 좌측으로는 롯데월드타워가 보이고 우측으로는 남산이 보인다. 특히 해 질 녘 남산 방향에서 지는 노을과, 붉게 물든 한강, 한강 산책로를 카메라 앵글에 담아 찍어보면 그림 같은 노을 사진을 건질 수 있다.

6번 해가 지고 난 후 주홍빛으로 물든 여수 돌산대교 모습


6번 사진은 여수의 돌산대교다.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관광도시 여수를 생각하면 떠올리는 것이 바로 이 돌산대교다. 여수의 랜드마크라고도 할 수 있는 돌산대교의 노을사진은 날씨만 흐리지 않다면 실패할 확률이 적을 만큼 기본 풍경 자체가 뛰어난 장소다.
돌산공원 케이블카를 타는 곳에서 길 맞은편 공원 쪽으로 건너가 조금만 걸어가다 보면 내려가는 계단이 나오고 그 계단을 따라 또 조금만 내려가면 바로 돌산대교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사진 찍기 가장 좋은 포인트는 돌산대교를 정면에서 바라본 위치에서 우측으로 조금만 내려가면 전망대 데크가 나온다. 이곳에서 돌산대교를 측면 구도로 찍어보길 바란다.

7번 서초구 반포동 주변 스카이라인 뒤로 해가 저문 후 붉게 물든 하늘


7번 사진은 서울이다. 해당 사진을 보면 마치 뉴욕 고층 빌딩의 스카이라인을 연상케 하는 느낌을 준다. 여기에 노을의 붉은 색감까지 더하니 더없이 아름다운 도시의 일몰 사진이 되었다. 고층 빌딩들이 만들어 낸 스카이라인 위로 떨어지는 노을의 경우도 가시거리만 좋다면 누구나 얼마든지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또한 사진의 구도 역시 별다른 스킬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성공 확률이 높은 유형의 사진이다. 사진 촬영 장소는 강남구 논현동 자생한방병원의 옥상에 있는 하늘정원에서 촬영한 사진이다. 해당 장소는 일반인에게도 개방되어 있다. 로비에 있는 엘리베이터를 탔을 경우 15층에서 내려 계단으로 한 개 층만 오르면 된다.

8번 청도 와인터널


8번 사진은 경북 청도군에 위치한 와인터널이다. 첩첩산중 시골 마을의 아주 깊숙한 곳에 있는 와인터널은 그 길이만 무려 1km에 달한다. 터널 안으로 들어가면 다양한 와인들과 조형물들이 꾸며져 있고, 터널 안에서 와인을 구매해 마셔볼 수 있는 테이블도 마련되어 있다. 터널 속 와인카페라 생각하면 된다. 그 외에도 사진을 찍을 만한 요소들이 다양해 연인과의 데이트 장소로도 제격이다. 특히 무더운 여름에 방문하면 터널 속 냉기에 와인터널을 즐기는 즐거움이 배가 된다. 와인터널 같은 직선으로 뻗은 좁고 긴 공간을 촬영할 때에는 중앙에서 사진을 찍는 것보다 좌측이나 우측 벽 쪽으로 최대한 몸을 붙여 비스듬한 각도의 구도로 촬영하는 것이 사진이 더욱 멋스럽게 나온다. 또한 내부 붉은색 조명 빛의 색감을 더욱 선명하고 진하게 나오도록 채도를 조금만 높여 촬영하면 매우 따듯하고 포근한 느낌의 멋진 사진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9번 강원 동해시에 있는 도째비골


9번 사진은 강원도 동해의 도째비골이다. 동해시에서 야심차게 조성한 이곳은 빠르게 입소문을 타면서 동해의 관광명소로 자리 잡았다. 묵호항-논골담길-도째비골로 연결되는 관광루트는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공중에서 자전거 타기와 미끄럼틀 등 즐길 요소들도 갖춰져 있다. 전망대까지 오르면 주변 풍경이 워낙 좋아서 경치 하나만을 구경하러 가기에도 충분히 방문할 가치가 있는 곳이다. 필자가 촬영한 장소 역시 전망대 주변이었으며, 좌측이나 우측으로 각도를 조금만 틀어도 각기 다른 느낌의 사진들을 촬영할 수 있으니 직접 방문해서 다양한 사진들을 찍어보길 바란다.

10번 전북 익산시에 있는 아가페정원이다.


10번 사진은 전북 익산의 메타세쿼이아 길이다. 이 장소는 ‘아가페정원’이라는 사유지 안에 있는데, 감사하게도 주인장이 무료로 개방하는 곳이라 아직까지는 누구나 방문할 수 있다. 사유지의 정원 치고는 상당히 넓은 부지와 관리 또한 잘 되어 있다. 정원 입구에서부터 안내 표지판을 따라 천천히 20여 분만 걸으면 사진 속 장소가 나온다. 한 가지 촬영 팁을 말하자면, 필자처럼 찍고 싶다면 해당 장소에 도착 후 나무에서 멀리 뒤로 벗어나 스마트폰 카메라의 망원렌즈 기능을 이용해 찍어보길 바란다. 메타세쿼이아 외의 원치 않는 조잡스러운 주변 배경을 사진에서 빼낼 수 있을 것이다. 사진을 찍을 때 내가 찍고자 하는 피사체 전체를 꼭 앵글 안에 모두 담을 필요는 없다. 때로는 그 피사체의 일부만을 확대해 찍어야 사진의 완성도가 높아지는 경우도 많다는 것을 명심하자.

11번 가을에 촬영한 명동성당이다. 수채화와 수묵화가 섞인듯한 느낌을 연출한 사진이다.


11번 사진은 서울의 관광·쇼핑 1번지 명동이다. 명동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무엇일까? 아마도 대다수의 사람들이 명동성당을 떠올릴 것이다. 사진 속 장소가 바로 명동성당이다. 필자처럼 명동성당을 촬영하고 싶다면 크게 세 가지를 기억하면 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명동성당 주변을 온통 가을단풍으로 물들인 모습이다. 알록달록한 형형색색의 색감이 매우 아름답게 표현되는 곳이 바로 명동성당이다. 그다음이 바로 한겨울 새하얀 눈이 소복이 쌓인 명동성당의 모습이다. 이 두 유형의 사진이 최고의 명동성당 사진을 대표하는 유형이다. 하지만 필자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 보았다.
필자가 해당 사진을 찍기 위해 조건으로 내건 것은 몇 가지가 있었다. 비가 흠뻑 내린 다음 날 공기가 깨끗하고 가시거리가 뻥 뚫린 그런 쾌청한 날씨여야 했다. 그렇다고 해서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의 맑은 날이면 안 되는 조건이었다. 하늘의 상태는 반드시 흐리고 구름이 어느 정도 낀 그런 날씨여야만 했다. 그런 날을 기다렸다 조건이 충족되는 날 바로 출사를 나갔다.
촬영 장소는 명동성당 앞 YMCA건물 옥상이었다. 촬영의 결과물은 매우 만족스러웠다. 의도했던 수묵화 또는 수채화 느낌의 사진이 나왔고, 해당 사진은 아직까지도 필자가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수많은 사진들 중 최 상위권으로 꼽는 사진 중 하나다. 남들과는 다른 시선으로, 남들과는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고, 고민하고, 생각하면서 사진을 찍다 보면 어느새 본인 스스로도 놀랄만한 결과물을 얻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다.

12번 경북 경산시 계양동에 있는 남매지다. 경산에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저수지가 있기도 하다.


12번 사진은 경북 경산시 계양동에 소재한 남매지다. 경산은 전국에서 저수지가 가장 많은 도시이기도 하다. 저수지가 많은 만큼 시민들이 여유롭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장소들이 즐비하며, 그만큼 삶의 만족도 역시 꽤나 높은 편이다. 사진 속 남매지는 수혜 면적 158.6㏊, 제방 길이 520m에 이르는 큰 규모의 저수지다.
넓은 대평들에서 재배되는 농작물을 위한 농업용수 공급에 큰 역할을 담당하여 왔다. 그러나 산업화와 도시화가 진전된 이후에는 농업용수 공급지로서의 역할에 더하여 지역민의 휴식처로서도 기능하고 있다. 경산시에서는 2009년부터 5년 동안 남매지 일원을 공원화하는 사업을 진행하여 2013년에 산책로, 수상 관찰 데크, 연꽃식물원, 음악 분수, 바닥 분수를 설치하였다. 야간에는 레이저 조명 시설을 이용한 화려한 음악 분수 쇼 등의 공연이 펼쳐진다.

13번 전남 강진의 달빛한옥마을


13번 사진은 목포에서 멀지 않은 전남 강진의 달빛한옥마을이다. 호남의 금강산이라 일컫는 월출산자락 아래 있는 한옥마을이다. 목적지를 항해 가다 보면 저 멀리 월출산이 보인다. 월출산이 가까워지면 달빛한옥마을에 거의 다 도착했다는 말이다. 달빛한옥마을은 2007년 성전면 월남지구에 30세대로 조성되었다. 거주민 대부분은 은퇴하고 귀농 귀촌한 주민들이다.
해당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작은 전망대가 있는데 그 위에 오르면 눈앞에 기막힌 풍경이 펼쳐진다. 호남의 금강산인 월출산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며 그 아래 옹기종기 모인 한옥마을은 마치 동화 속에서나 볼 법한 그런 모습이다. 한옥마을 뒤 병풍처럼 거대하게 서 있는 월출산이라는 기막힌 배경의 효과를 극대화시키려면 당연히 녹음 가득한 계절에 방문하기를 적극 추천한다.

14번 부산대교 야경


14번 사진은 부산대교다. 부산항 앞에 있는 커넥트부산호텔 옥상 정원에서 촬영한 부산대교의 구도와 색감은 신경을 좀 써야만 한다. 색감의 경우 사진 속 장소를 찍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반드시 해가 완전히 지고 어두워지기 전에 촬영해야 가장 아름다운 색감의 야경 사진을 찍을 수 있다. 해가 완전히 떨어지면 사진이 전체적으로 너무 어둡고, 해가 지는 과정에서 타이밍을 잘못 잡으면 너무 밝아 주변 조명 빛의 색감을 사진에 표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주변 불빛의 아름다운 색감을 최대한 살려 찍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가 진 직후나 직전에 찍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고 예쁜 색감의 야경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걸 명심하자. 구도의 경우 부산대교를 메인 피사체로 하되, 주변 풍경을 어디까지 잡느냐가 관건이다. 주변 풍경을 많이 잡을수록 당연히 부산대교의 모습은 작아질 수밖에 없다. 때로는 내가 가장 원하는 피사체를 제외한 나머지 것들은 과감하게 잘라내 버려야만 할 때도 있다. 심지어는 피사체 자체의 상당 부분까지도 잘라내야만 남들과는 다른 훌륭한 사진을 건질 수도 있다. 같은 장소, 같은 시간대에 같은 피사체를 두고 각기 다른 구도로 여러 장의 사진을 찍어보는 연습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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