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여행] 크루즈여행에 대한 무지함과 오해로 인한 최악의 여행

편집부 승인 2024.05.03 14:36 의견 0

2019년 5월은 가족여행, 10월에는 지인들과 동부지중해 크루즈여행을 했다. 같은해에 동부지중해 크루즈여행을 두 번 경험했다. 10월의 두 번째 여행은 크루즈를 경험해 보고 싶다는 지인들의 요청으로 시작되었다.베네치아에서 출발하여 이탈리아의 바리, 그리스의 코르푸, 아테네, 몬테네그로의 코토르, 크로아티아의 두브로브니크를 거쳐 이탈리아의 베네치아로 도착하는 코스였다.여정 중에 가보지 못한 곳은 그리스 코르푸와 아테네 두 곳이었다. 이번 여행은 5개월 전에 준비를 했다. 지인들 5명, 잘 알지 못하는 분들 10명 총 15명과 함께 했다. 그러나 이번 여행은 크루즈여행에 대한 무지함과 여행스타일의 차이, 그리고 오해로 인한 최악의 여행이었다.

[시사의창 2024년 5월호=굴리] 여행이 꼭 즐거워야만 하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된 여행
2019년 10월 11일 인천에서 출발하여 10월 22일에 도착하는 12일의 여정이었다. 이번 여행은 현지 한국인가이드를 섭외했다. 여행가이드와 함께 베네치아 본섬과 부라노,무라노섬을 여행했다. 여행가이드가 알려준 해당 장소의 특징과 역사이야기는 공부도 되고 여러모로 좋았다. 그러나 여행가이드와 몇몇 사람들간에 오해로 문제가 발생했다. 이 문제는 결국 모두의 문제가 되었고 여행의 마지막 날까지 지속되었다.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사진만 즐거운 여행이었다. 여행이 기분나쁠 수도 있다는 것을 처음 경험한 여행이었다. 여럿이 여행을 할 때는 각자의 욕심을 조금이라도 내려놓는 것을 추천한다. 그렇지 않으면 최악의 여행이 될 수 있다. 크루즈여행의 경로는 베네치아(이탈리아)에서 승선하여 바리(이탈리아), 전일 해상, 코르푸(그리스), 아테네(그리스), 전일 해상, 코토르(몬테네그로), 두브로브니크(크로아티아)를 거처 출발지인 베네치아(이탈리아)에 다시 도착하는 7박 8일이었다.


1일 차 베네치아에서 승선
동부지중해 크루즈 중 크기가 큰 편에 속하는 COSTA 크루즈 델리지오사(Deliziosa)호는 9만 2천 톤급이다. 크루즈의 크기에 만족을 했다. 그러나 여행가이드가 크루즈에 승선을 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것은 크루즈여행 내내 문제가 되었다. 크루즈 경험이 여러 번 있는 나는 여행가이드로 변신을 했다. 이것은 나에게 여행이 아닌 일이 되버렸다. 이때까지는 아무 문제가 없을 줄 알았다. 승선후 식사는 뷔페에서 간단하게 해결하고 크루즈갑판으로 올라갔다. 높은 곳에서 베네치아 경치를 보기 위함이었다. 역시 크루즈 갑판에서 보는 베네치아는 너무나 아름다웠다. 크루즈 내부시설을 간단하게 둘러보고 잠이 들었다.


2일 차 이탈리아의 바리에서
전날밤에 기항지투어는 마테라를 선택했다. 가는 방법은 택시로 정했고 4명씩 4대를 이용했다. 마테라는 두 번째 여행이었다. 5월에 오고 10월에 다시 오니 감회가 새로웠다.
5월에 본 곳을 다시 가보고 싶었으나 불가능했다. 여행가이드가 역사와 전망좋은 곳을 볼수 없는 것이 아쉬웠다. 그리고 여전히 아쉬운 것은 바리의 일몰을 보지 못한 것이다. 이로 인해 바리의 일몰을 보기 위한 바리만을 위한 여행을 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아쉬움을 남긴 채 크루즈로 돌아왔다. 그리고 저녁식사 후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여행가이드의 부재와 여행에 대한 책임을 나에게 묻기 시작했다. 나는 "어쩔수 없는 상황이고 여행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라는 말을 했다. 모두가 수긍했다고 생각했다. 이것은 나만의 착각이었음을 몰랐다.


3일 차 그리스의 코르푸에서
그리스의 코르푸를 5월에 갔던 하니아로 착각했다. 그런 줄도 모르고 코르푸는 버스를 타면 해변을 갈 수 있다고 했다. 그런데 버스 정류장이 하니아와 달랐다. 버스 정류장을 리모델링한 줄 알았다. 버스를 타고 시내에 내렸다. 하니아가 아닌 것은 버스에서 내리고 나서야 알았다. 버스에서 내린 곳은 로컬시장이 있는 곳이었다. 가격도 저렴하고 쇼핑하기도 좋았다. 쇼핑도 하고 커피도 마시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하니아로 착각해서 다른 여행지를 찾아보지 않은 것이 아쉬웠다. 다른 분들은 시장구경도 하고 저렴해서 좋다며 만족했다.
크루즈에 돌아와서 일행 중 두 분이 캐빈(방)문제를 나에게 제기했다. 크루즈의 떨림으로 몸이 불편한 이유로 방을 바꿔달라는 내용이었다. 내가 조치할 수 없는 상황이라 알려주었지만 막무가내였다. 기항지 투어는 재밌고 즐겁게 했다. 그러나 크루즈에 돌아와서 몇몇 분들이 문제점을 제기했다.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했다. 이렇든 저렇든 마음을 가다듬고 다음날 아테네의 기항지 투어를 준비하고 잠이 들었다.


4일 차 그리스의 아테네에서
세계적으로 오래된 도시인 아테네는 그리스의 수도이자 최대의 도시이며, 아티키 주의 중심 도시이다. 기항지 투어는 밴차량 3대로 아크로폴리스의 파르테논 신전, 국회의사당 근무교대식,파나티나이코 경기장(근대올림픽경기장), 하드리아누스문 & 제우스신전에 갔다. 책이나 영상에서는 볼만 했다. 그러나 직접 가보니 기대 이하였다. 그나마 파르테논 신전 아래에 있는 동산이 멋졌다. 의외인 것은 국회의사당 근무교대식이 멋졌다. 볼만했다. 한편 아크로폴리스의 파르테논 신전에서 나의 지인이 지갑을 도둑맞았다. 잠깐 가방을 내려놓았는데 지갑이 없어진 것이다. 유럽은 어느 곳이나 소매치기를 조심해야 하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언제 어떻게 도둑맞을지 모른다. 이번에도 지인들 몇몇분들은 어제와 마찬가지로 크루즈에 돌아와서 이런저런 불만들을 쏟아부었다. 괴로웠다.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카지노에 가서 놀았다. 카지노에서 이탈리아인들과 여전히 말도 안되는 영어로 대화를 했다. 이탈리아인들도 영어를 잘 못해 몸짓과 표정으로 대화를 했다.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이탈리아인들이 고마웠다. 다음날은 전일해상이라서 밤 늦게까지 카지노에 있는 흡연실에서 외국인들과 놀았다. 몸짓과 표정 그리고 약간의 영어단어로 대화를 할 수 있는 것이 즐거웠다. 이번 크루즈여행의 유일한 즐거움이었다.


5일 차 전일 해상에서
크루즈의 갑판에는 수영장이 있다. 이곳은 대부분 백인들이었다. 수영장은 썬텐을 즐기기 좋은 곳이다. 친하게 지내는 지인과 함께 썬텐을 했다. 그러던 중 카지노에서 만났던 이탈리아인들을 만났다. 추억을 남기기 위해 함께 사진도 찍었다. 한편 동양인들은 수영장에 가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 같았다. 백인들이 대부분이어서 그런 것 같았다. 갑판에서 내려와서 크루즈 내부시설을 관광했다. 이곳 저곳 둘러보고 저녁식사를 했다. 식사를 마치고 쉬고 있는데, 문제를 제기한 분들이 나를 자신들의 캐빈(객실)로 불렀다. 다시 문제를 제기했다. 이번에는 "왜 일정표를 주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나는 출발하기 전 인천공항에서 모두에게 세부일정표를 나눠 줬다. 그런데 일정표에 세부적인 내용이 없다는 것이 문제라고 했다. 어이없었다. 두 명을 제외한 나머지 분들은 크루즈여행이 처음이었다. 여행사를 통해 여행을 경험한 분들이 대부분이었고, 황당한 것은 나를 여행사 직원으로 대했다. 기가막혔다. 나 역시 함께 온 여행자일뿐이고, 경험이 있는 이유로 도움을 준 것이 문제가 된 것이다. 또 다시 스트레스에 입맛까지 없어질 지경이었다. 괴로운 마음을 부여잡고 다음날 기항지투어 준비를 마치고 잠이 들었다.


6일 차 몬테네그로의 코토르에서
몬테네그로의 코토르는 왠지 정이 가는 도시다. 처음 여행할 때는 몰랐는데 두 번째 와보니 소박하고 정겨운 도시였다. 코토르의 ‘올드타운 (OLD TOWN)’으로 갔다. 여전히 바다를 끼고 가는 길은 이쁘고 볼만했다. 올드타운을 구석구석 보는 것 대신에 식당에서 시간을 보냈다. 식당 앞에 있는 테이블에서 지인들과 식사와 맥주를 마시면서 공간을 즐겼다. 돌아다녀도 좋고, 한 공간에 머물며 즐기는 것도 좋은 곳이다. 역시 코토르의 올드타운은 추천할 만한 곳이었다. 더 있고 싶은 마음을 뒤로 하고 크루즈로 돌아왔다. 한편 이곳에서부터 문제를 제기하는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으로 확연히 나뉘기 시작했다. 심각했다. 다음날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는 현지 여행가이드와 함께 하는 일정이었다. 일정표에도 있고, 별도의 비용이 있는 기항지투어였다. 문제를 제기한 그룹에서는 가격이 높다는 이유로 기항지에서 직접 본인들이 가겠다고 했다. 난감했다. 이미 결정되어 있는 사항이었다. 비용 문제로 인해 차량의 종류와 일정을 변경했다. 두 그룹으로 나뉘어 기항지 투어를 하는 것으로 결론 짓고 마무리했다.


7일차 크로아티아의 두브로브니크에서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에 다시 온 것이 좋았다. 기항지가 다른 곳으로 변경되어 있었다. 이미 수배를 해 놓은 차량이 기다리고 있었다. 밴차량이었는데 허술했다.
한국인 여행가이드는 비용상의 문제로 오지 않았다. 차량만 준비된 것이다. 전망대까지 차량으로 이동했다.(참고로 전망대로 가는 방법은 차량 또는 케이블카이다. 둘 중 추천하는 방법은 케이블카이다.) 전망대 투어를 하고 차량으로 왔다. 이때 차량기사가 매우 불친절하고 신경질적이었다. 차량으로 돌아오는 약속시간을 초과한 것이 이유였다. 난감했다. 크루즈에 승선하지 못한 여행가이드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차량과 기사가 변경되었다. 이번에는 처음보다 좋은 밴차량과 친절함이었다. 구시가지로 와서 식사와 함께 맥주를 마시고 쇼핑을 했다. 기항지 투어를 마치고 크루즈로 돌아왔을 때 계속해서 문제를 제기하는 그룹과 갈등의 깊이가 매우 깊어져 있었다.


8일 차 베네치아에서 하선
베네치아에 도착 시간은 오전 9시였다. 그런데 모항지의 문제로 인해 크루즈에서 오후 4시 정도에 하선을 했다. 국내여행사를 통해 단체여행을 온 분들은 비행기를 타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다. 단체여행객들은 여행사에 항의를 했고 각자 사비로 비행기표를 구매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을 보았다. 생각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하여 여행사와 여행객 모두 피해를 보게 된 것이다. 한편 우리는 크루즈여행을 마치고 베로나여행을 준비한 덕에 비행기 시간이 다음날인 것이 다행이었다. 우리가 피해를 본 것은 베로나 여행일정에 차질이 생긴 것이었다. 이번 크루즈여행은 승선부터 하선할 때까지 대내외적으로 문제의 연속이었다.


크루즈 여행을 마치면서
이번 여행은 문제의 연속이었다. 문제로 시작해서 문제로 마친 여행이었다. 또한 사람들의 이중성을 알게 된 여행이었다. 좋은 여행이 되도록 가이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해야 할 것들을 했지만 자신들의 기준과 생각에 맞지 않는다며 나에게 문제를 제기했다. 이분들에게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말까지 들었다. 이번 여행의 시작은 지인의 요청으로 시작했다. 그 요청을 한 지인이 문제를 제기하는 그룹과 합세하여 나를 질책하는 것을 보고 놀랐고 실망했다. 여행을 마치고 극도의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너무나 억울했다. 돈과 시간이 아까웠다. 심지어 정신상담치료까지 받았다. 놀라운 것은 시간이 지나서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억울함이 내 안에 존재함을 알았다. 동시에 그날의 괴로움과 억울함이 사라짐을 경험했다. 이번 여행으로 여행이 꼭 즐거워야만 하는 것이 아님을 알았다. 고통스럽고 재미없어도 얻는 것은 반드시 존재함을 알았다.
이번에 내가 얻은 것은 네 가지다. 첫째, 잘 하려고 애쓰는 것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닌 것. 둘째, 사람들은 각자 자신만의 기준이 있고 그 기준이 옳다고 믿는것. 셋째, 내 기준과 다르다고 해서 상대방을 틀리게 만드는 것이 주는 영향. 넷째, 억울하다고 생각하게 만든 것이 내 자신인 것. 이렇든 저렇든 시간이 흘러 지금에 와서 보니 나름 기억할 만한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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