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취재] [1보]포천시 가족센터 7명 집단사표...업무 공백으로 포천시 복지 정책 구멍 뚫려

집단 사직한 가족센터 K선생 “포천시청 공무원의 부당한 업무지시와 월권행위 견딜 수 없어..” & 포천시청 A팀장 “적법한 관리·감독 업무 수행했을 뿐”

편집부 승인 2024.05.03 13:34 | 최종 수정 2024.05.03 14:01 의견 63

포천시가 위탁하고 학교법인 성광학원이 수탁해 운영 중인 가족센터 직원 7명이 집단 사직했다. 지자체가 위탁한 사회복지시설 직원이 집단 사직한 이례적 사태는 업무 공백으로 이어져 참여자(서비스 이용자)의 복지혜택은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 격이다. 포천시청 공무원과 가족센터 직원들 사이에 분쟁이 있다고 복지혜택을 누려야 할 시민이 혜택을 못 받는 상황을 아무도 책임지려 하지 않는다. ‘대안을 제시하는 언론’ 시사의창은 포천시 가족센터의 파행 사태가 시작된 동기와 진행과정, 각 기관의 문제점을 면밀히 취재해 대안을 제시하기로 했다.

포천시가족센터 (사진_포천시가족센터 블로그)


[시사의창 2024년 5월호=김성민 기자] 포천시 가족센터는 어떤 업무를 하는 곳인가
2007년 비영리법인 등록을 시작으로 업무를 시작한 포천시 가족센터는 2012년부터 대진대학교가 포천시청으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해오다 2021년에 차의과대학교로 위탁체가 변경되어 현재까지 운영되고 있는 사회복지시설이다.
주 사업으로는 ▲가족관계 지원사업 ▲가족 돌봄 지원사업 ▲가족생활 지원사업 ▲아이 돌봄 지원서비스 등이 있다.
포천시에 거주하는 다양한 가족들의 복지정책을 지원하고 있는 포천시 가족센터는 비상근 센터장을 포함한 17명의 직원들이 근무해 왔다. 하지만 7명의 집단사직으로 아이 돌봄 지원서비스를 제외한 대부분의 사업이 업무공백 상태에 있다.

포천시 가족센터 프로그램에 초청된 강사가 제출한 민원서
가족센터 직원의 모친이 제출한 민원서


가족센터 직원 10명은 포천시청 A팀장과 B주무관을 공무원 행동강령 위반으로 시청 감사과에 진정
가족센터 K선생을 포함한 직원 10명은 포천시청 A팀장과 B주무관이 갑질 및 공무원 행동강령을 위반했다며 포천시청 감사과에 민원을 제기했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A팀장과 B주무관이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은 과중·부당한 업무지시 ▲지속적 폭언·인격모독·고압적 태도 ▲과도한 의전 요구 ▲센터의 실절적 인사권을 행사하고 고용불안감 조성한 월권행위 ▲휴식권과 평등권에 위배되는 행위 등을 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그 증거로 녹취록, 카톡 대화 캡처, 사진, 주고받은 이메일, 센터 프로그램 진행 강사 및 센터 직원 모친의 민원서 등을 제출했다.(녹취록 등은 법률 검토와 보충 취재 후 후속 기사에 공개할 예정)
가족센터에 출강한 강사가 제출한 민원서에 의하면 “프로그램 초반 입장한 2인(A팀장과 B주무관) 때문에 강의를 잘못하고 있다는 불안감에 시달렸다”며 “관리 감독의 의무가 있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강사에게 위압감과 위화감을 조성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한다”는 내용이 있다.
또한 가족센터 직원의 모친은 “나이가 어리고 아직 미혼이라 아이를 키워보지 못해 교육이 부족하다며 자신의 능력치를 깎아내렸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심한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는 딸의 전언과 스트레스와 과도한 업무로 인해 식사조차 거르는 모습을 보면서 자녀를 이 지경까지 이르게 한 행위자를 부모로서 용서할 수 없다”며 민원서를 제출했다.
이에 대해 A팀장은 “적법한 업무 관리 감독을 했을 뿐이다. 민원서를 제출한 강사는 후에 내용을 번복했다.”고 주장하며 “본인들의 사업실적 부진을 감추기 위한 허위사실이다. 실제로 교육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교육을 했다고 거짓으로 입력한 건들이 상당 부분 있다. 향후 명확한 증거를 바탕으로 기 고소한 명예훼손 건 외에 업무적인 과실 부분도 고발할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포천시청 A팀장과 B주무관이 제출한 고소장 내용


포천시청 A팀장과 B주무관은 가족센터 직원 10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포천경찰서에 고소장 접수
가족센터 직원들의 진정서 제출 이후 A팀장과 B주무관은 이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포천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해 현재 피고소인 1차 조사를 마친 상태이다. 긴장 관계에 있던 양측은 포천시청이 가족센터의 자료 제출 요구를 하면서 분쟁의 정점을 지나 집단사직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비화됐다. 관리 감독 기관인 포천시청의 자료제출 요구는 당연한 권리이므로 가족센터 측은 자료를 제출했다.
하지만 A팀장은 K선생이 제출한 자료 중 공백 부분에 대해서 다시 제출하라고 요구했고, K선생은 한국건강가정진흥원 업무지원시스템을 통한 질의에서 받은 답변과 『가족지원통합정보시스템 권한정의서』를 근거로 제시하며 나머지 자료 제출을 거부하며 충돌했다.
이에 A팀장은 포천시청 가족센터장 ID를 사용해 전체 자료에 접근했고, K선생이 제출을 거부한 부분을 검색하고 자료를 활용해 이용자 부모와 통화를 했다.

한국건강가정진흥원의 권한 정의서와 답변은 양측의 다툼에 기름을 부은 격
자료 제출의 정당성을 서로 다른 입장에서 바라보는 A팀장과 K선생의 논리는 각자의 입장에서는 정당성이 있다고 보여진다. 결국 상급기관의 유권해석이나 법적인 판단으로 누구의 주장이 옳은지 가름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만약 권한 정의서 37항에 『이력 관리는 개인정보 및 민감정보 포함된 메뉴로 담당지도사만 열람가능』이라는 단정적인 문구가 없었다면 K선생은 포천시청에 모든 자료를 제출했을 것이다. K선생의 민감 자료 미제출 근거에 대해 포천시청 A팀장은 ▲사회복지사업법 ▲포천시 건강가정지원센터 조직 및 운영 조례 ▲포천시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 위탁운영 계약서 등과 서비스 이용 지원자들에게 받은 개인정보 수집·이용 및 제공동의서로 반박하며 정당한 업무지시에 불응했다고 주장한다.
갑론을박인 양측 입장에 기자는 유권해석을 받기 위해 여성가족부에 문의했으나 관계자는 “전수조사 등을 통해 정확한 사태 파악 후 답변하겠다”는 입장이다.(여성 가족부의 유권해석은 후속 기사에 게재 예정)

가족지원통합정보시스템 권한 정의서 캡처(36항과 37항이 주의 깊게 볼 사항)


포천시 가족센터 파행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첫 번째는 위·수탁 기관 간의 분쟁으로 애꿎은 포천시민(가족센터 이용자)이 혜택을 받아야 할 가족복지사업이 중단되거나 이용에 제약이 따른다는 점이다.
기자의 우려에 A팀장은 “수탁업체 변경을 상의하고 있으니 곧 해결될 거다”라고 말하고 있지만 벌써 수 개월 동안 복지업무에 공백이 생긴 데다 향후 수탁업체 변경과 직원 채용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수탁업체 변경 계획이 있다 하더라도 집단사직한 직원들의 업무를 대신할 인력을 충원하지 않는 것은 문제점이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포천시는 지금이라도 가족센터 직원을 충원해서 중단 없는 가족복지정책을 펼쳐야 한다. 수탁업체가 변경되더라도 고용승계를 하면 되지 않는가?
두 번째는 위탁기관의 담당 공무원이 수탁기관의 기관장(센터장) ID를 활용해 업무 전반을 볼 수 있는 권한이 있는가에 대한 문제이다. 한국건강가정진흥원 권한 정의서는 『시·군·구 담당 공무원이 실적 시스템 가입 요청 시 부여 가능하지만 센터기본정보, 실적 보고서, 정보 광장만 사용 가능』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위법을 내세워 센터장 ID를 활용해 민감 정보까지 보는 것이 합당한가에 대한 의문이다. 포천시청 A팀장은 “변호사 자문을 받아서 실행했으므로 문제없다”고 주장하지만 상급기관의 정확한 유권해석이나 법률적 판단이 필요해 보인다.
세 번째는 고용노동부가 2020년 12월에 발표한 『직장 내 괴롭힘 판단 및 예방·대응 매뉴얼』의 사각지대를 고민해 볼 필요성이 있다.
매뉴얼에는 ‘원·하청 근로자 간에 직장 내 괴롭힘이 문제가 되는 경우, 원청 소속 근로자는 하청 소속 근로자에 대하여 법상의 직장 내 괴롭힘 행위자로 인정되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이를 근거로 포천시청 감사과는 신고인과 피신고인은 고용 관계와 직장이 서로 다른 바,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바 있다.
하지만 동일 목적을 추구하는 위·수탁 또는 원·하청 관계에서 밀접한 커뮤니케이션과 빈번한 왕래가 있을 경우, 이러한 상황에서 갑질이 발생한다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처벌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고용노동부의 매뉴얼에도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되지 아니한다’로 명시하지 않고 ‘인정되기는 어려울 수 있다’라고 명시한 것은 인정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열어 둔 것이 아닐까?
고용노동부는 향후 매뉴얼의 구체적 적시로 직장 내 괴롭힘의 사각지대를 해소할 방안을 연구하기를 희망하면서 1보 기사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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