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칼럼] 나를 성장시킨 스승의 한 마디

편집부 승인 2024.05.03 13:19 의견 0
원희경 시사의창 대표


[시사의창 2024년 5월호=원희경 대표] 축하와 감사의 달 5월이다. 어린이날과 석가탄신일을 축하하고 부모님의 사랑과 스승의 은혜에 감사하는 5월이다. 올해는 석가탄신일 음력 4월 8일과 양력 5월 15일 스승의 날이 겹친 날이 되었다. 겹쳐진 달력을 보다 뭔가 일맥상통하는 날이네 싶은 생각이 들었다. 부처님의 가르침과 스승의 가르침... 뭔가 깨달음을 얻어야 하는 날인 것 같다.
매년 스승의 날이 돌아올 때면 항상 기억나는 선생님 두 분이 계신다.
한 분은 초등학교 2학년 시절 형편상 도화지도 크레파스도 준비 못 한 내게 꾸지람 대신 도화지를 내어 주시고 옆 친구에게 나 대신 크레파스를 함께 나눠쓰자며 말씀해주신 선생님, 도시락도 챙길 형편이 되지 못했던 내게 도시락 뚜껑에 밥과 반찬을 반씩 덜어 주시며 “선생님은 이거 다 못 먹어. 같이 좀 먹어 줄래?”라며 밝게 웃어 주시던 예쁜 선생님이 계셨다.
그리고는 4학년 때 서울로 전학을 와서 선생님의 기억을 잊고 지냈었는데 가끔 선생님들과 아이들의 소통 부재 뉴스를 들을 때면 더욱 그 따뜻한 선생님이 기억난다. 그리고 또 다른 멋진 선생님은 중학교 3학년 시절 담임선생님이셨는데 선생님께서는 모르셨겠지만, 나의 성장기와 여성으로서의 가치관 정립에 큰 영향을 주신 분이시다. 나의 청소년 시절만 해도 남존여비 사상과 장남, 장손 우선으로 남아선호 사상이 강했던 사회로서 여성들이 사회 생활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던 시절이었다.
그런 시절에 중학교 3학년 담임선생님께서 “단지 여자라는 이유로 차별받는 건 부당하다. 지금 당장 우리들이 차별받지 않는 사회로 만들 수는 없지만, 차별을 당연하다 받아들이며 포기하지 말고 변해보자. 먼저 선생님이 조금 노력하고 변하고 너희들이 또 조금 더 노력하고 변해주면 너희들의 딸들은 조금 덜 차별받는 사회에서 여자라는 이유로 차별받지 않고 살아갈 수 있지 않겠니!”라는 말씀을 하셨다. 그 말씀에 너무나 공감이 가고 그런 세상으로 되는 과정 속에 나도 변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꼭 남녀차별에 국한되지 않고 모든 일에 있어 당장은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우리가 조금씩 변화를 주고 다음 세대에서 또 조금 더 변화를 주면 언젠가는 원하는 세상에서 나의 아들, 딸들이 또 그들의 아들, 딸들이 좀 더 편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
지금은 나의 청소년 시절에는 생각도 못 했던 여권신장이 확대되어 간혹 남성들이 역차별당하는 경우도 있는데 나와 나의 딸들이 노력하고 변화를 주는 일이 결코 여성 우월주의를 만들자는 건 아니다.
여성과 남성 차별은 없으나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해주는 일이 선생님의 가르침이 아닐까 싶다. 이렇게 나의 어린 시절에 배려해주는 따뜻한 마음과 여자라는 이유로 차별받지 않고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성장할 수 있게 가르침을 주신 두 분 선생님이 매년 스승의 날이면 생각이 난다. 올해 스승의 날은 석가탄신일과 겹쳐서 그런지 스승의 가르침이 부처님의 큰 가르침처럼 마음에 와닿는다. 모든 스승님들의 은혜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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