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192 대 108은 윤 대통령에 대한 심판이자 국정 쇄신을 요구하는 국민의 명령이다

편집부 승인 2024.05.03 12:02 의견 0
김성민 시사의창 발행인 / 회장


[시사의창 2024년 5월호=김성민 발행인] 4·10 총선은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의 참패로 막을 내렸다. 국민의힘이 108석,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이 192석으로 범야권의 압승이다. ‘윤석열 정권 심판론’을 앞세운 범야권과 ‘이조(이재명·조국)심판론’을 앞세운 국민의힘 대결 결과는 현 정권에 대한 국민의 심판으로 끝난 것이다. 민주당이 당내 후보자 선정 과정에서 극심한 내홍을 겪을 때 국민의힘은 한동훈 전 법무부장관의 등판과 대통령의 전국 순회 민생토론회로 훈풍이 부는 듯 보였다. 하지만 대파 875원 논란과 의대증원 갈등, 이종섭 호주대사 임명 건은 민심이 등을 돌리는 데 결정적 요인이 됐고 결국 선거참패로 이어졌다.

192 대 108이라는 숫자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자 국정기조를 전환하고 쇄신하라는 국민의 명령임을 범부들도 알고 있는데 대통령과 여당은 아직도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대통령은 국정실패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는커녕 총선 후 일주일 만에 열린 국무회의에서 어떠한 변화도 기대할 수 없는 변명으로 일관했다. 대통령의 이런 상황 인식은 결국 국민의힘 윤재옥 권한대행의 “채 상병 특검 요구는 국민적 평가 받아야”라는 민심과 동떨어진 발언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패한 직후 윤석열 대통령은 참모진과 회의에서 “국민은 늘 무조건 옳고, (국민들의) 어떤 비판에도 변명해선 안 된다.”는 발언을 해 국정기조 변화에 대한 기대를 하게 만들었다.

그렇지만 이후에도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오히려 ‘노란봉투법’, ‘방송3법’ 등에 거부권을 행사하며 국민의 의사에 반하는 결정을 강행했다. 비판 기사를 쓴 언론인과 언론에게 무차별 고발과 제재가 뒤따르고 대한민국의 세계 언론 자유지수는 뒷걸음치고 있다. “내 장모가 사기를 당한 적은 있어도 누구한테 10원 한 장 피해 준 적 없다.”던 윤 대통령의 과거 발언이 무색하게 장모는 법정구속이 됐지만 제대로 된 해명이나 사과조차도 없다. 윤석열 대통령은 1988년 2월 25일 제6공화국 출범 이래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많은 9번의 거부권을 행사했다. 노태우 대통령 7번, 노무현 대통령이 6번의 거부권을 행사했고, 김영삼·김대중·문재인 대통령은 한 번도 거부권을 행사한 적이 없는 점을 비교해본다면 임기의 절반도 안 된 상황에서 9번의 거부권은 정상적인 국정 운영의 행태라고 보기 어렵다.

192 대 108의 총선 성적표는 지난 2년간의 윤석열 정부 국정운영에 대한 심판이자 국정기조 전환을 요구하는 국민의 명령이다. 이제 윤석열 대통령이 변화해야 한다. 야당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민심에 귀 기울여 민생회복에 집중해야 한다. 국민 다수가 찬성하고 요구하는 ‘채 상병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수용해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진리를 보여줘야 한다. 대통령은 슈퍼맨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기에 순식간에 물가를 잡고, 무역수지를 개선하라는 요구를 국민들은 하지도 않고 기대하지도 않는다. 다만 대통령의 결정으로 바로 진행할 수 있는 야당과의 협치, 다수 국민들이 찬성하는 특검법의 수용으로 대한민국이 진정 민주적 절차를 가진 자랑스러운 국가임을 보여주길 바랄 뿐이다.

본인의 가치관을 형성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책으로 ‘선택할 자유’를 꼽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국정 운영의 롤모델로 스웨덴의 ‘타게 엘란데르’ 전 총리를 탐구해보길 권하고 싶다. 최상의 복지국가 스웨덴을 일구어 낸 엘란데르 총리의 길을 창조적으로 모방한다면 새로운 지도자상을 정립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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