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북극에서 얼어붙다

소멸하는 북극에서 얼음 시계를 되감을 330일간의 위대한 도전

편집부 승인 2024.05.03 11:39 의견 0

난센과 동시대를 산 사람 중 상당수는 배가 자발적으로 두꺼운 얼음층에 갇혀 흘러가도록 하는 것이 정신 나간 생각이라 여겼고, 난센이 무책임한 행동을 한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난센은 흔들리지 않았다. 1893년 6월 24일, 그는 프람호를 타고 오늘날의 오슬로인 크리스티아나로 출발했다. 그리고 3년 뒤, 난센이 이끈 팀은 우리가 원정을 출발한 곳과 같은 도시인 트롬쇠에서 원정을 마쳤다. 원정에 참여한 모든 이가 무사히 돌아왔다.

-본문 중에서-

마르쿠스 렉스‧마를레네 괴링 지음 ㅣ 오공훈 번역 ㅣ 동아시아 펴냄


[시사의창=편집부] <북극에서 얼어붙다>는 지구에서 가장 빠른 기후변화 현장인 북극 연구를 위해 전 세계 최고 과학자들이 규합한 지상 최대 프로젝트, 모자익 원정대의 탐험 일지다. 이 책은 얼음 없는 북극의 시대가 이미 도래했으며, 인간 활동이 지구 기후시스템을 어떤 방식으로 변화시키고 있는지를 첨예하게 밝히고 있다. 모자익 프로젝트에는 첨단 과학 장비를 실을 수 있게 증축한 독일의 극지 연구용 쇄빙선 폴라르슈테른호를 중심으로 한국 포함 총 37개국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는 모자익 원정대가 촬영한 117장의 도판과 마르쿠스 렉스의 북극 칼바람처럼 신선하고 날카로운 필체로 담아낸 330여 일의 기록은 우리를 북극 한복판으로 데려다 놓는다.

이 책에 수록된 극야에 북극곰이 어울려 노는 사진 등은 우리에게 익숙한 자연의 구도를 벗어난 원초적인 북극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경이로움을 느끼게 한다. 모자익 원정대가 전하고자 하는 것은 북극의 소멸은 인간의 소멸과 필연적인 순환 고리로 맞물려 긴밀한 관계로 존립한다는 것이다.

북극을 신의 거처라고 일컫는 이들도 있었고, 적그리스도나 악마의 은신처라고 이야기하는 전설도 있다. 이 책은 근현대 역사가 형성한 추상화된 북극의 견고한 이미지에 도전한다. 이 책을 펼쳐 모자익 원정대에 합류하면 북극이 가진 천 개의 얼굴에 눈뜨게 될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의 탐독은 일방적인 독서가 아닌 세계와의 상호적인 경험이며, 적극적인 내면 탐사이면서, 인류 생존과 공생적 정의에 대한 가장 실천적인 탐사로 독자에게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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