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칼럼] 전기차 택시만 타면 안 하던 멀미가 생각보다 중요한 일선 과제

편집부 승인 2024.04.05 12:51 의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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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의창 2024년 4월호-김필수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전기차 택시를 탔는데 택시 안에 앉아 있는 것 자체가 고통이었다. 택시에서 내리자마자 점심시간에 먹었던 것을 다 토했다.” 요즘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전기차 멀미에 대한 경험담이 심심찮게 올라오고 있다. 평소에 전혀 멀미를 하지 않는 사람들도 전기차 택시 뒷자석에 타고 심한 멀미를 했다는 경험담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그렇다면 대체 왜 전기차 택시를 타면 멀미를 하는 것일까.

오늘 필자 역시 오랜만에 멀미 느낌을 받았다. 선박이나 각종 이동수단을 반복해서 탑승해도 웬만해선 멀미를 하지 않는 필자가 오랜만에 그 특성을 느꼈다. 전기차 택시를 타면 머리가 어지럽고 울렁거리는 멀미의 현상 원인은 우리의 눈과 귀의 부조화 때문이다. 차가 주행하면서 몸이 흔들거리게 되면 귀에 있는 전정 신경은 흔들린다고 뇌에 신호를 보내지만 눈은 큰 변화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뇌에서 발생한 혼선으로 인해 어지럼증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필자는 얼마 전 하루에 택시를 네 번이나 탑승한 경우가 있었는데 공교롭게도 모두 전기택시를 탑승하게 되었다. 경우의 수를 보아도 모두 전기택시를 탈 정도면 그만큼 보급이 많이 되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실제로 택시기사 분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연료비가 줄어들고 각종 유지비도 적은 만큼 선호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현실이다. 더욱이 도입 시 인센티브도 커서 더욱 선호도는 높아질 것이라 확신한다. 최근의 강추위로 정상적인 상태보다 운행거리가 약 30% 줄어들고 히터라도 가동하면 40%까지 줄어드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확실히 기술개발을 통하여 배터리의 저온특성 문제를 고민해야 할 과제라 하겠다.
최근 전기차는 판매가 줄어들고 있지만 숨 고르기 현상일 뿐 앞으로 전기차와 수소차라는 무공해 차의 보급은 필연적이고 의무인 만큼 몇 년 늦어진다는 개념으로 파악하면 좋을 듯하다.

특히 최근의 전기차 판매의 감소는 도리어 너무 빠른 보급으로 각 분야에서 경착륙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 기간을 활용하여 각종 문제를 보완하는 계기로 삼으면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되는 숨 고르기 기간이라 하겠다.

문제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전기차의 특성을 보면 좋을 듯하다. 제로백, 즉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에 이르는 시간을 지칭한다. 이 특성이 전기차는 내연기관차 대비 빠른 만큼 치고 나가는 특성이 크고 정지할 때에도 제동을 하기 전에 회생제동이라고 하여 제동에너지를 회생하여 배터리에 보충하는 에너지 저장 특성을 이용한다. 즉 제동을 하지 않아도 감속이 되면서 과속 방지턱 등에서 굳이 제동장치를 작동하지 않아도 충분한 감속효과를 느낀다는 것이다. 운전자의 입장에서는 마니아적인 기질이 있는 경우 급가속과 급감속을 즐기라고 하면 좋지만 뒤에 탑승하는 전기택시의 경우 심한 꿀렁거림으로 멀미를 하기 일쑤라 할 수 있다. 심지어 멀미 기운을 심하게 느끼는 여성 탑승객의 경우 전기택시가 오면 거부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필자가 느낀 멀미기운도 도로의 과속방지턱이 즐비한 길을 전기택시가 감속 없이 운행하면서 느낀 멀미라 할 수 있다. 여기에 택시의 경우 고령운전자가 많아 운전 특성이 험한 경우도 가미되어 더욱 이러한 특성이 커지게 마련이다. 즉 고령운전자는 기기조작이나 판단능력이 떨어지는 만큼 차량 운행이 매끄럽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최근 전기차 감속 시 제동장치를 작동하지 않아도 감속이 크게 되면서 뒤따르던 차량이 앞 차량의 제동 등이 켜지지 않아 추돌하는 사례도 종종 있다. 요즘은 의무적으로 제동등이 켜지게 하는 규정이 여러 선진국에서 진행되고 있다. 즉 현재 규정으로는 운전자가 제동장치를 작동해야 제동 등이 켜지는 구조여서 자동으로 감속하면서 제동등이 들어오지 않다 보니 뒤따르던 차량이 추돌한다는 것이다.

전기택시 등의 멀미특성은 앞으로 전기택시가 더 많이 보급되면서 가장 우선시하여 해결해야 할 과제가 되었다. 심지어 최근 한국자동차공학회에서도 전기차 멀미저감 연구회가 개최되어 체계적으로 전기차의 멀미를 줄이는 공학적인 노력이 이루어질 정도라 하겠다. 감속 시 발생하는 급감속 특성은 회생제동 효과를 줄이면 당연히 급감속 문제도 해결할 수 있으나 급가속은 문제라 할 수 있다.
속도 대비 급가속이나 급감속으로 탑승객이 멀미를 느낀다면 당연히 심각한 문제점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전기차 특유의 소음도 점차 꺼려지고 있다. ‘윙’ 하는 소리는 정숙성이 높은 전기차에서 크게 들리는 것은 물론 주파수대역이 그리 좋은 소리는 아니기에 자극이 된다는 것이다.

모터 등에서 발생하는 특유의 저음 소리이나 탑승객이 느끼기에는 좋은 소리가 아닌 만큼 앞으로 전자기적으로 발생하는 소음을 즐거운 소리로 변조시킬 수 있는 기술 조합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이전 내연기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의 경우 엔진소리나 진동 등을 탑승객이 느끼면서 즐겁게 받아들이고 안정시키는 소음으로 설계한 반면 전기차의 작은 소음도 안정된 소리로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귀에 거슬리는 소리가 아닌 안정시키는 소리로의 변신이 요구된다고 하겠다.앞서 언급한 전기택시의 멀미 특성은 중요한 과제라 할 수 있다. 내연기관차의 경우 엔진의 힘을 변속기라는 장치를 통하여 가속도를 사람의 생체리듬에 맞추어 가속되면서 즐겁게 느낀다고 할 수 있는 유사한 변속장치가 전기차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전기차는 모터의 고속 회전수를 감속기로 낮추어 인버터 등으로 속도를 직접 조정하고 있으나 고속 등에서 급격한 효율저하와 열 발생으로 낭비되는 에너지가 크다고 할 수 있다. 특히 경사가 큰 언덕이나 고속에서는 모터의 용량이 커야 하고 효율이 저하되는 등의 문제가 크다. 이에 따라 배터리 용량도 키워야 하는 낭비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를 보완하는 것이 전기차 전용 고단 변속기다. 현재 포르쉐 타이칸이나 아우디 E트론 등에 2단 변속기가 탑재되어 있으나 아직 5단 이상의 고단 변속기는 개발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기차의 고단 변속기 적용은 효율상승이나 주행거리 확대 등은 물론 모터 온도 유지로 냉각장치 최소화 등에 크게 기여하는 것은 당연하고 앞서 언급한 전기차 급가속으로 인한 멀미특성을 줄이는 역할도 크게 기대가 된다고 할 수 있다.

전기택시의 멀미 감소 과제는 앞으로 보급이나 활용도 측면에서 중요한 일선 과제다. 앞으로 다양한 기술을 접목시켜 지금 우리에게 당면한 각종 문제들을 해결하길 바란다. 우선 전기차는 멀미가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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