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31일, 정읍경찰서 제75대 서장으로 취임한 김한곤 총경은 90세 노모를 모시고 사비를 털어 음식을 준비한 이색 취임식을 마치고 정읍시 치안 책임자로서 임무에 정진하고 있다. 초임 순경 때부터 타고난 근성과 사명감으로 조직폭력배, 강·절도범 등 범죄자 검거를 위해 전국을 누비며 특진을 거듭한 영광 뒤에는 가족에 대한 미안함이 가득하다. ‘수사의 전설’이라는 명성을 얻은 자신의 뒤를 이어 경찰공무원이 된 아들에게 아버지로서, 경찰 선배로서 모범이 되고 싶은 소망을 밝히는 김한곤 총경의 표정에는 경찰공무원으로서의 자긍심이 가득하다. 고향인 정읍에서 배려하고 봉사하는 경찰서장으로 기억되기를 희망하는 김 서장과 유쾌한 인터뷰를 진행한다.
[시사의창 10월호=김성민 기자] Q. 고향인 정읍에 경찰서장으로 부임한 느낌은
A. 먼저 고향인 정읍에 경찰서장으로 부임할 수 있어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고향에서 선, 후배들과 호흡할 시간들에 대한 설레임도 있지만 정읍시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경찰서장으로서 책임감과 사명감이 두 어깨를 무겁게 짓누르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90세가 되신 노모가 살고 계시는 정읍에서 어머니에게 마지막 효도를 할 수 있는 기회이기에 기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Q. 정읍경찰서장으로서 각오와 계획은
A. 취임사에서 밝혔듯이 치안서비스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날로 높아져가는 현실에서 우리 경찰 조직의 부단한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입니다. 앞으로 저를 비롯한 정읍경찰서 전 직원들은 안전하고 행복한 정읍을 목표로 다음 세 가지 사항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겠습니다.
첫째는 주민 중심의 실효적인 치안활동 기반을 구축하고 전개하겠습니다. 우리 경찰 본연의 업무이자 지향점인 악질적 민생침해 범죄는 엄단하고 노인·아동학대 등 사회적 약자는 최우선으로 보호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유관기관과 적극적 협력체계를 구축해 정읍 주민의 ‘안전한 생활문화 보장’을 실현하겠습니다.
둘째는 기본과 원칙에 충실한 업무중심 문화가 조성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우리 정읍경찰은 주민이 필요로 하는 순간 항상 현장에 존재해야 합니다. 주민의 눈높이에 맞춰 현장에 직접 달려가서 보고, 듣고 함께 해결하는 경찰활동을 펼치겠습니다. 또한 중요사건·사고가 예견되거나 발생 시에는 관할·기능 구분 없이 출동·보고·현장조치가 입체적이고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지는 기본과 원칙에 충실한 업무중심 문화를 함께 만들어 가겠습니다.
셋째는 ‘감사’와 ‘겸손’을 바탕으로 情이 넘치는 ‘행복한 정읍경찰’을 만들어 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우리 정읍경찰은 한 가족으로서 그 누구보다 서로 아끼고 사랑하며 늘 ‘감사’의 마음을 가지고 살아야 합니다. 남을 존중하고 나를 낮추는 ‘겸손’의 미덕은 동료를 행복하게 만들고 가슴 따뜻한 직장문화를 만들 수 있습니다. 나와 내 가족, 직장이 행복할 때 우리 정읍시민 모두가 편안하고 안전한 일상을 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위 세 가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경찰서장은 정읍시민, 정읍경찰 동료들과 항상 함께 하겠습니다.
Q. 경찰공무원으로 입직하게 된 계기는
A. 저는 학창 시절부터 유달리 정의감이 강했던 편입니다. 불의를 보면 나와 관계없는 일이라도 지나치지 못하는 성격이어서 주변에 걱정을 끼칠 정도였으니까요. 이런 성격 덕분에 힘없는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국가와 국민에 봉사하는 경찰상을 동경했습니다. 결국 비교적 늦은 나이인 30세에 순경 공채로 입직하게 됐습니다.
Q. 순경에서 총경으로 승진 과정이 순탄하지는 않았을 텐데
A. 서울 서초경찰서에서 순경으로 첫 근무를 시작하면서 참 열심히 했다고 자부합니다. 치안 수요가 가장 많은 강남권에서 경찰생활의 대부분을 근무하면서 조직폭력배 검거율 전국 1위, 강·절도 검거율 전국 1위 등을 수차례 차지할 정도로 혁혁한 성과를 냈습니다. 덕분에 순경에서 출발해서 경감까지 특진으로만 승진을 한 진귀한 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1992년 순경 공채로 경찰에 발을 디딘 후 서울 서초경찰서 형사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 팀장, 서울 강남·서초·송파 강력계장, 과천경찰서 수사과장, 영등포경찰서 수사과장, 강남경찰서 수사과장, 서울방배경찰서 형사과장, 서울수서경찰서 형사과장, 서울서초경찰서 형사과장을 역임했습니다. 경력에서 볼 수 있듯이 수사 분야에서 감히 대한민국 최고의 베테랑이라는 자부심이 있습니다. 이제 나에게 주어진 재능과 경력을 내 고향 정읍의 안전을 위해 다 바치겠습니다.
Q. 안전한 정읍시를 위한 치안 방향은
A. 정읍시 농촌 지역의 60%가 노령인구이기에 찾아가는 치안서비스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각 지역 파출소 직원들이 마을 어른들을 직접 찾아뵙고 보이스피싱을 비롯한 범죄 유형과 예방법을 이해하기 편하게 설명하는 농촌형 범죄예방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습니다. 파출소 직원들이 주민과의 접촉면을 넓히면서 자연스럽게 사회적 약자를 보호할 수 있음은 물론 민관의 유기적 협력관계가 형성되어 안전한 정읍시를 위한 촘촘한 그물망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Q. 보이스피싱 예방법에 대해서
A. 보이스피싱 범죄자들이 가장 흔하게 쓰는 수법이 가족과 지인을 사칭해 급하게 현금이체를 요구하거나 신용카드 번호 등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행위입니다. 이럴 경우 아무리 독촉을 하더라도 직접 전화로 가족이나 지인을 확인하기 전에는 송금하거나 개인 정보를 알려줘서는 안 됩니다. 또한 정부나 금융기관을 사칭해 앱 설치를 유도하거나 불범 사이트로 접속하게 만드는 행위입니다. 그러므로 출처가 불문명한 앱 설치나 인터넷 주소는 클릭하지 마시고 반드시 경찰서나 금융기관에 확인을 하는 것이 보이스피싱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길입니다.
Q. 정읍경찰서 직원들에게 당부하고픈 말은
A. ‘국민의 자유와 권리 보호 및 사회공공의 질서유지’가 우리 경찰의 임무라고『경찰관직무집행법』에 규정되어 있습니다. 우리 350여명의 정읍경찰은 경찰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면서도 상대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견지해야 합니다.
정읍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책임감과 사명감으로 똘똘 뭉쳐 자랑스러운 경찰상을 확립하는 정읍경찰서가 될 수 있도록 다 함께 노력합시다.
경찰서장인 저는 더 낮은 자세로 시민에게 봉사하고 동료 여러분들에게 다가서겠습니다. 출근하고 싶은 직장 분위기 조성을 위해 저 자신이 앞장서겠습니다.
Q. 퇴직 후 계획은
A. 지난 31년 동안 신념과 명예를 지키는 경찰공무원으로 봉직했습니다. 앞으로 남은 2년여의 공직생활 또한 대한민국 경찰 총경으로서의 품위를 지키며 묵묵히 정진할 것입니다.
저의 뒤를 이어 경찰공무원으로 입직한 아들에게 개인적으로는 아버지로서, 공적으로는 경찰 선배로서 모범을 보이는 공직자가 되겠습니다. 지금은 퇴직 후 계획보다는 제게 주어진 임무에 전념하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정읍 시민에게 한 말씀
A. 정읍 시민 여러분! 저희 정읍 경찰서 직원들에게 보내주신 변함없는 애정과 관심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시민여러분의 관심과 격려가 일선에서 근무하는 경찰관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정읍 경찰은 앞으로도 변함없이 국민을 위한 봉사자로서 신속하고 정확한 업무처리로 민생치안을 공고히 하겠습니다.
시민에게 친절하고 공정한 정읍경찰이 될 것을 약속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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