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타파] 국민들 우롱하는 뒷광고와 이를 서로 묵시적으로 용인하는 언론카르텔의 민낯

돈 받고 상 주고, 돈 내고 상 받는 국민 우롱하는 씁쓸한 행태, 서로 알지만 ‘쉿!’
이유 있는 찬양 일색의 그 뻔뻔스러운 리뷰... 거짓이 판을 치는 SNS의 불편한 진실

편집부 승인 2023.06.05 11:18 | 최종 수정 2024.04.22 16:04 의견 0

우리가 살아가면서 주제, 분야와 상관없이 평소 불합리하다 느꼈던 것, 궁금했던 것들이 참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개인의 입장에서 접근하기 쉽지 않은 상황들도 참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그래서 ‘시사의창’에서는 독자 여러분들을 대신해서 본지 기자들이 현장에서 발로 뛰면서 취재를 통해 속 시원하게 해결책을 제시해 드리겠습니다. 또한 살아가면서 미처 알지 못했던 것들과 알아두면 좋은 필요한 정보들을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따라서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제보와 문의를 기다리겠습니다. 이번 취재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뒷광고’에 대해 취재해 보았습니다. 가끔씩 매스컴을 통해 접하는 ‘돈 주고 상 받는 것’과 다양한 형태의 뒷광고에 대해 살펴보고 이를 통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실련 회원들이 감사원 앞에서 돈 주고 상 받은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에 대한 공익감사청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시사의창 6월호=정용일 기자] 어느 한 중소기업 홍보담당자로 근무하는 A씨는 여러 언론사 및 단체에서 보내는 각종 시상식 관련 참여 협조공문을 받고 그들에게 참여가 어렵겠다고 답하는 게 하루 일과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고 피로감을 호소했다. 때로는 주최/주관 언론 및 단체로부터 무언의 협박성 언행으로 받아들여지는 상황도 종종 있다고 말한다. 또한 자영업을 하고 있다는 소상공인 B씨는 하루에도 지겹도록 홍보대행사에서 전화가 와 일정 금액의 홍보비를 내면 각종 SNS를 통해 가게를 홍보해 주겠다는 제안을 지겹도록 받는다며 영업에 방해가 될 지경이라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이러한 그들의 영업행위는 1년 365일 전투적이라 할 만큼 열성적이다. 홍보를 해주겠다는데 마다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또 상을 준다는데 마다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하지만 그 제안 뒤에 교묘하게 숨긴 검은 속내가 문제가 되는 것이다. 합법적인 것 같지만 비도덕적이고 양심적인 것 같지만 비양심적인 뒷광고가 시장 질서를 흐트러트리고 상공인들의 가슴에 상처를 남기고 불신을 야기시키니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는 사례. 해당 사진은 본 기사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함이며 해당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


당신(언론)들이 말하는 ‘맛집’이 정말 ‘맛집’인가요?
당신은 매스컴 또는 블로그, 인스타그램 등의 SNS에 넘쳐나는 맛집 정보들에 대해 얼마나 신뢰하고 있는가. 또한 역으로 당신이 직접 SNS에 올린 식당들의 정보들 중 사실과 다른 과장된 정보를 업로드 한 경험이 있는가. 아마 누구나 한 번쯤은 그러한 경험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뭐 그렇다고 그 행위에 대한 잘못됨을 탓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개인의 양심에 대한 문제이니 말이다. 하지만 공중파 방송의 시청자를 기만하는 거짓 방송은 문제가 될 소지가 다분하다. 시청자들을 속이고 여러 기업으로부터의 막대한 광고비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이 방송과 관련한 식당과 방송사간의 협찬 부분이다. 그 문제점들을 짚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방송사들은 이 협찬 부분에 대해 시청자들에게 절대 알리지 않는다. 식당에서 돈을 받고 맛집으로 방송한다면 당연히 시청자들의 입장에선 해당 프로그램에 대한 신뢰도가 많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방송사들이 쓰는 수법은 간단하다. 누가 보더라도 해당 지역에서 오랜 세월 지역민들과 함께 동고동락해온 듯 보이는 허름해 보이는 외관의 식당, 그리고 그 식당을 운영해 온 고령의 할머니 또는 할아버지가 등장한다. 수십 년 동안 쌓인 노하우를 통한 양념장, 또는 육수를 만드는 장면을 보고 있노라면 그 누구도 이 식당의 고령의 주인장이 방송사에 거금의 광고비를 내고 촬영한 것이라고는 절대 상상조차 하지 못할 것이다. 이 점을 방송사는 교묘히 수익창출의 수단으로 이용한다.

한 단체에서 주관한 어워드에서 상을 수상했다는 것을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해당 사진은 본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


광고비 많이 낼수록 호구라고요...
맞다. 이러한 경우는 광고비 없이 촬영을 한다. 말 그대로 순수한 로컬 맛집에 대한 군더더기 없는 담백한 촬영이다. 해당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식당이 총 열 군데가 방송을 탔다고 가정하자. 그럼 이 중 3곳 정도는 이렇게 누구도 의심할 수 없을 만한 성격의 식당들만 골라 촬영한다.
그렇게 시청자들에게 신뢰를 쌓은 후 나머지 7군데 정도는 나름 규모가 있고 이미 장사도 꾀나 잘 되고 광고비를 낼 여력이 충분한 식당들을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해 찾아낸 다음 섭외를 위해 업체 대표와의 통화 과정에서 그럴듯한 멘트로 대표와의 협의를 통해 광고비를 받고 촬영을 진행한다.
그 비용도 부르는 게 값이다. 3백~5백만원 또는 그 두 배인 천만원을 지불하는 경우도 있으며, 그 이상도 받는다. 광고비의 실질적인 액수는 하한가와 상한가가 정해져 있지 않다. 많이 낼수록 소위 말하는 방송사의 호구가 되는 것이다.
한 가지 더 말하자면 이러한 식당 섭외 작업은 방송사에서 하청을 받은 외주제작사에서 진행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들은 섭외 영업의 전문가들이기 때문에 적당한 규모의 식당에 제법 재력이 있으면서 세상 물정 잘 모르는 사장들을 현란한 말솜씨로 잘 구슬려 광고비를 받아내는 데 달인이라 할 수 있다.
예전 모두가 다 알 만한 초저녁 시간대에 방송하는 유명 프로그램에서 정규방송 중 해당 프로그램의 진행자가 자신들은 식당 촬영 과정에서 음식점에서 절대 돈을 받지 않는다고 말한 적이 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광고비를 받고 방송 촬영을 진행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정말 뻔뻔하기 그지없다.
일반 시청자들이 생각지도 못했던 정말 수많은 맛집, 식당 관련 프로그램들이 이렇게 뒤로 광고비를 받고 촬영을 한다. 결국 맛이 훌륭하지 않아도 맛이 없지만 않다면 돈만 내면 그 어떤 식당이라도 유명 프로그램에 방송을 탈 수 있다는 얘기다.

블로거 협찬 표기의 꼼수. 어두운 색깔로 잘 보이지 않는 광고 표기 원문은 ‘이 포스팅은 해당 업체로부터 소정의 원고료를 지급받아 작성되었습니다.’이다.


돈만 내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맛집으로 직행
방송매체 다음으로 각종 신문, 잡지의 예를 들어 보겠다. 이들의 경우는 방송사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그 비양심적 행위가 도를 넘은 수준이다. 아주 쉽게 설명하자면 대한민국의 그 어떤 식당이라 해도 무조건 99% 광고비만 내면 맛집으로 지면에 기사가 나가고 언론사에서 주는 상을 받거나 맛집 명패를 받을 수 있다.
일부 매체들은 박리다매 식으로 약 100만원의 광고비만 내면 맛집 선정 기사와 맛집 인증 상패를 보내 준다.
이런 식으로 기사가 나간 후 상당수의 식당들은 식당 내부에 기사가 나갔던 부분을 코팅해서 자랑하듯 벽에 붙여 놓는다. 액자로 만들어 걸어놓는 경우도 허다하다. 식당들이 잡지사에 지불해야 하는 광고비도 같은 사이즈의 지면에 나간다 하더라도 적게는 100만원에서 많게는 몇 배에 달하는 비용을 지불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많이 내면 낼수록 그 식당의 사장은 언론사 담당자에게 호구로 보였기 때문인 것이다.
아마도 수많은 식당 등을 방문하면서 각종 스포츠지에 기사가 나간 자료를 식당 내부에 붙여 놓은 업소들을 최소 한 번 이상은 목격했을 것이다. 요즘은 예전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그러한 언론사와 식당들 간의 뒷거래 행태에 대해 짐작하고 있겠으나 그래도 아직도 순진하게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들도 많기에 참고하기를 바란다.
신문, 잡지, 방송매체들과 식당들의 뒷거래의 심각성에 대한 비판 보도가 종종 나가면서 지금은 예전과는 분위기가 달라진 것이 사실이나 아직도 그러한 유형의 행태가 이어지는 것은 여전하다. 한 가지 더 덧붙이자면, 사람들에게 익숙한 맛집들을 예로 설명했지만 그 외 예전 병원들을 대상으로 한 다큐 형식의 프로그램이나 성공한 기업가, 성공한 우량기업들의 성공기를 다룬 프로그램 등은 수천만 원에서 억대의 홍보비를 내고 방송에 출연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검은 뒷거래가 이루어지는 방송 콘텐츠들은 사람들의 상상을 초월할 만큼 그 범위가 광범위하다. 이는 곧 시청자를 기만하는 행위라 볼 수 있다. 이러한 행위를 타 언론사들도 알지만 기사화하지 않는다. 서로 같은 행위를 하고 있기 때문에 서로 알면서도 묵인할 수밖에 없는 꼴이다. 거의 뭐 이 정도면 말 그대로 언론 카르텔 아닌가 싶다.
역시 방송은 그냥 가볍게 재미로 보고 넘기는 게 가장 현명한 방법이지 않을까. 이렇게 맛집들에 대한 글을 구구절절 쓰다 보니 문득 생각난 게 또 있다. 바로 맛집 리뷰의 실체에 대한 내용이다.

한 식당이 어느 방송에서 소개된 자료를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해당 사진은 본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


우리가 보는 리뷰들도 온통 거짓투성이
다수의 음식점이나 카페들이 리뷰를 조작한다는 제보를 받고 취재과정에서 확인한 결과 다소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경기도 남양주시에 위치한 어느 유명 C 수제버거집에 종사했던 직원의 제보를 통해 업체의 얄팍한 꼼수를 확인할 수 있었다.
요즘은 수많은 카페나 음식점에서 포스기를 사용하는 것이 대중화되었다. 간단한 사용법만 익히면 정말 편한 기기이기 때문에 매우 많은 매장에서 포스기를 사용한다. A라는 손님이 수제버거 하나를 주문했다고 가정했을 때 해당 주문에 대한 영수증 발급 후에 직원이 해당 고객의 영수증을 손쉽게 다시 발급할 수 있다. 이렇게 재발급한 영수증은 해당 매장의 거짓 방문리뷰를 작성하는 데 사용된다. 손님이 계산한 영수증이 무단으로 매장 직원들의 리뷰 작성 용도로 사용되는 것이다. 해당 제보자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특히 해당 매장의 안 좋은 리뷰가 올라왔을 때 여러 개의 좋은 내용의 리뷰를 올려 비판적인 리뷰가 뒤로 밀려 사람들이 검색해도 쉽게 보이지 않도록 만들 때 주로 사용하는 방법이다”고 말하며 “손님의 영수증을 무단으로 재발행해 거짓 리뷰를 쓰는 데 사용하는 것을 보고 속으로 죄책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아주 비양심적인 행태지만 셀 수도 없이 많은 매장들이 이런 비양심적인 방법을 쓰고 있다는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광고대행사를 통해 비용을 지불하고 여러 인플루언서들을 동원해 처음부터 끝까지 칭찬 일색인 내용을 글과 사진으로 도배된 블로그의 글들은 도무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구분하기 매우 어렵게 만든다.
때문에 어떠한 주제에 대해 검색을 하다가 관련 내용을 담은 블로그 글을 클릭하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습관적으로 스크롤바를 가장 밑으로 내려 그 블로그 글의 하단에 ‘광고’나 ‘무상제공’ 또는 ‘협찬’이라는 단어가 적혀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그러한 글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거르는 올바른 습관이 생겼다. 이토록 불신에 가득 찬 인터넷 세상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사람들에게 그러한 습관을 심어 주었다.
특히 광고 협찬 여부에 대해 법적으로 반드시 표기를 해야 하지만 여러 블로거들이 글의 하단에 잘 보이지도 않는 작을 글씨나 기타 여러 꼼수를 이용해 사람들이 협찬 여부를 쉽게 확인하기 어렵도록 애매모호하게 표기하는 사례도 매우 많다.
특정 회사로부터 금전적인 대가나 상품을 제공받은 후 해당 회사의 제품에 대한 리뷰를 쓸 때 어느 누가 안 좋은 내용을 쓴단 말인가. 당연히 처음부터 끝까지 칭찬 일색의 글을 올리게 되고 그러한 글을 읽다 글 마지막에 협찬 또는 무상제공이라는 문구를 보면 짜증스러움이 솟구치게 된다.
참으로 뻔뻔스럽게도 그 협찬과 무상제공이라는 문구 뒤에 항상 붙는 말이 있다. 후기를 ‘솔직 담백하게’ 썼다는 내용이다. 누가 봐도 솔직 담백할 수 없는 상황에서 쓴 글인데 과연 솔직 담백하게 썼을지 매우 의문스러울 따름이다.
요즘은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알 법한 수법이지만 수많은 업체들이 각종 SNS를 통해 이런 리뷰 마케팅을 하는 걸 보면 그래도 그 수법에 사람들이 호응을 하고 매출로 이어지는 효과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각자 알아서 판단하면 될 일이지만 너무 눈에 훤히 보이는 상술이 넘쳐나기에 볼 때마다 눈살이 찌푸려질 뿐이다. 거짓이 진실처럼 포장된 광고가 판을 치는 어지러운 세상에서 정신 똑바로 차리고 부디 속지 말기를 바랄 뿐이다.

돈만 내면 무조건 OK!
돈 많이 내면 장관상도 드립니다
동네 세탁소 아저씨도 대한민국 혁신경영인
우리 동네 목욕탕도 대한민국 브랜드대상
동네 치킨집도 대한민국 맛집으로 선정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신문이나 잡지, 매스컴을 통해서 ‘대한민국 혁신 경영인’, ‘한국을 빛낸 CEO’, ‘대한민국 브랜드 대상’, ‘명품 브랜드 대상’ 등등 단어 몇 개만 틀릴 뿐 비슷해 보이는 각종 어워즈 제목을 어렵지 않게 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요즘은 국민들이나 독자들도 많이 노련해져서 이렇게 화려한 타이틀을 단 각종 시상식들이 기업과 기관, 언론과의 뒷거래를 통해 진행된다는 것쯤은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아직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각 언론에서 주는 상을 받고 그 상패와 행사 로고를 자신들의 회사 홈페이지나 각종 SNS에 홍보용으로 적극 활용한다. 또한 상을 받은 내용이 해당 언론사를 통해 포털사이트에 송출되면 그 보도내용을 적절히 홍보에 활용하기도 한다. 이 모든 일련의 과정들은 해당 언론사에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의 광고비를 냈기에 가능한 것이다.
각 언론사에서 매년 진행되는 어워즈와 관련한 부서를 두고 영업활동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상당수는 아웃소싱으로 어워즈 영업을 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전자의 경우는 A라는 언론사가 있다고 가정할 때 이 A사가 ‘대한민국 CEO 대상’이라는 타이틀로 어워즈를 진행한다면 상을 받을 기업이나 기관들을 섭외해야 한다. 그 업무를 본사 직속의 직원들이 직접 영업활동을 하는 경우다. 해당 직원은 보통 약간의 기본급 외에 영업활동을 통해 어워즈에 참여한 기업들이 낸 광고비의 일정 비율에 대한 성과급을 받는다.
후자의 경우 아웃소싱 개념이다. 가장 일반적인 형태로서 언론사의 어워즈와 관련한 모든 영업행위를 담당하고 어워즈에 쓰일 타이틀도 이들이 정한다. 또한 이들 조직은 언론사가 아닌 일종의 광고홍보대행사로 봐도 무방하다. 이들은 전국의 각 기업체나 기관 담당자와 통화를 할 때 주로 차장 직급을 쓴다. 이유는 언론사 기자의 직급은 일반 기업들과 달리 주임, 대리, 과장이 없다. 기자 또는 차장, 차장대우, 부장, 부국장, 국장 등의 순으로 승진한다. 대체적으로 이러한 조직에서 전화가 오면 김 아무개 차장에게 전화를 받은 경험이 대다수일 것이다.
그들은 본인들 스스로 기자라고 말은 안 했지만 ◯◯일보, ◯◯경제 김 아무개 차장이라 말하면 상대측에서 당연히 해당 언론사의 기자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일종의 꼼수인 것이다. 이렇게 섭외 영업만이 주 업무인 이들이 섭외한 기업이나 기관, 단체 또는 개인의 기사는 그 글을 쓰는 전담 기자 또는 프리랜서 기자가 정해져 있다. 예전에는 기자로서의 기본도 갖춰지지 않은 이런 영업맨들이 나가 취재를 하고 사진을 찍고 기사까지 직접 썼으며, 그렇게 기본도 안 된 글들이 특집기사 또는 기획기사라는 이름으로 언론매체에 실리기도 했다.
실제 이러한 영업조직의 직원들은 기본급이 전혀 업으며, 100% 인센티브제로 운영되는 곳이 허다하다. 그러니 죽기 살기로 돈만 내면 그 어떤 상이라도 줄 각오로 영업전선에 뛰어드는 것이다.
또한 스포츠지에서 기업들에게 광고비를 받고 홍보기사를 써주기도 한다. 일반 기업들이 스포츠지에 기사가 나가는 것을 허용하는 기업 측도 쉽게 이해가 안 가지만 수많은 기업들에 섭외 전화를 돌리며 지면에 기업들의 홍보기사, 경제기사를 쓰는 스포츠지도 참으로 우스꽝스럽다.
이들이 각 기업이나 기관 및 단체에 보내는 공문을 입수해 살펴보았다. 공문에 어워즈 참여에 따른 광고비 지출을 명시한 곳도 있었으며, 또 다른 메이저 언론사는 행사의 취지 및 개요, 행사 순서 등에 대한 설명만 있을 뿐, 직접적인 광고홍보비와 관련된 사항은 담당자와 전화통화를 통해 진행되는 경우도 있었다.
대한민국 최상위권 언론사 중 한 곳은 기업의 홍보담당자라 밝힌 본지 기자와의 통화에서 그 실체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기도 했다. 해당 언론사의 A과장은 전화통화에서 어워즈에 수상자로 참여할 경우 700만원 정도를 제시했다. 그러다 홍보비용이 비싸다는 말에 그 직원은 500만원으로 네고가 가능하다 말했고, 긴 협의 끝에 결국 300만원에 참여하기로 했다. 같은 언론사 어워즈의 같은 타이틀로 상을 받는 상황에서 누구는 700만원의 홍보비용을 내고 누구는 300만원 내고 참여하는 것이다. 또 한 가지 주목해야 할 점은 해당 과장은 기자에게 2000만원을 내면 장관상을 받을 수 있으며, 천만원을 내면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상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본지 기자는 이렇게 반문했다. “일반 국민들은 ‘동반성장위원회’가 어떤 조직인지도 모르고, 그 조직의 위원장이 누구인지도 전혀 모를 텐데 그 위원장이 주는 상을 받는다고 그게 홍보적인 차원에서 공신력이 있을까요? 장관상이면 모를까... 돈을 천만원이나 써가면서 위원장상을 받을 이유를 잘 모르겠네요”라고 되묻자 해당 직원은 수초 동안 말을 얼버무리며 명쾌한 답변을 하지 못했다.
다음은 본지가 입수한 한 중앙언론사의 어워즈 관련 공문이며, 어워즈 참여 협조 공문에 명시된 선정사 협조사항은 다음과 같다.

선정사 협조사항
※특집기사 및 홍보에 필요한 보도자료(제품 소개, 기술, 회사 소개서, 상품 및 대표 인물사진, 업체 로고) 웹하드에 등록(또는 인터뷰 시 자료 준비)
※협찬(부가세 별도): 지면 보도 기준은 아래와 같습니다(선택)
-1안) 150만원(700자 내외, 사진) 내외~
-2안) 상단 탑 기사: 200만원(1000자 내외, 사진)

다음은 한 메이저 언론의 협조공문에 명시된 CEO 평가에 대한 경영 분야와 평가 항목이다.
가치경영/사회적책임경영/창조경영/고객만족경영/상생경영/투명경영/글로벌경영/성장경영/품질경영/리더십경영/인재경영/혁신경영 등의 항목 중 해당되는 부문에 대한 평가를 한다는 말이다.
세부적인 평가항목을 들여다보면 CEO의 경영비전(기업 비전 제시능력과 리더십 전략 20점)과 CEO의 리더십(조직에 동기 및 활력 부여 능력과 회사 고유문화 정착 지원 20점), CEO의 인적 관리능력(인재양성을 위한 관심과 체계적인 지원 및 지원 프로그램 및 시스템 구축과 투자현황 20점), CEO의 운영능력(경제적 성과 및 기술적 성과), CEO의 인프라(고객, 협력업체, 지역사회관계 및 이해관계자와의 관계 20점) 등 5개의 항목을 세부 평가항목으로 명시했으며, 각 항목 당 20점씩 총 100점 만점으로 평가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누가 봐도 CEO들의 각 항목별 평가사항들이 나름 체계적으로 평가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 역시 그저 보여주기 식으로 만들어진 문서일 뿐, 실제 그 평가항목대로 심사가 이루어지는 사례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더 사실적으로 말하자면 그렇게 평가할 수 없을 것이다. 문서에 나와 있는 대로 평가할 수 있는 인력 자체도 없을 뿐더러 그러한 시스템 자체가 전혀 준비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국민에 대한 기만행위로 볼 수밖에 없다.
어쨌든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위의 자료를 언론사 웹하드에 전송하면 홍보용 기사를 쓰는 전담 기자가 업체 측에서 보내온 자료를 토대로 기계적인 홍보용 기사를 작성한다. 애초에 업체 측과 전화 통화를 했던 직원은 섭외 영업만을 전담하는 영업사원이며, 섭외 후 자료를 기자에게 전달하면 담당 기자가 홍보기사를 작성하는 순서대로 진행된다.
또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우리가 알고 있는 ‘브랜드대상’의 의미는 통상적으로 연말이나 연초에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의미로 1년 동안 국민들에게 가장 사랑받은 브랜드를 엄격한 심사와 투표를 통해 선정하는 것으로 이해한다. 해당 브랜드대상은 1년 365일 진행되며, 언론사 측에서 정한 부분에 부합되는 업체 수가 채워지면 그때그때 시도 때도 없이 홍보기사가 나가고 업체 측에 상패가 전달된다.

어워즈의 시작부터 끝까지 간단히 그 과정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어워즈의 이름을 무엇으로 할지 회의(브랜드 대상, CEO 대상, 존경받는 CEO 대상 등등) ⇨ 섭외공문 및 제안서 작성 ⇨ 각 기업이나 단체 및 개인에게 공문발송 및 섭외 전화 시작 ⇨ 참여기업 확정 후 자료를 받거나 인터뷰 진행(서면인터뷰 및 대면 인터뷰) ⇨ 지면 보도⇨ 선정패 및 선정증서 택배 발송

어워즈만을 담당하는 영업조직에서 소위 잘 나간다는 실력파들 중 일부는 개인 비서까지 두고 일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어워즈만을 전문으로 하는 상위 1%의 그들은 개인 비서에게 전국의 수많은 기업이나 단체에 어워즈 참여 협조 공문을 보내는 업무를 시킨다. 그렇게 해서 문의 전화가 오면 그땐 본인이 직접 현란한 말솜씨로 영업행위에 나선다. 이렇게 선수급으로 영업을 잘하는 사람들은 연봉 1억을 가볍게 넘긴다고 한다.

한 식당이 어느 스포츠지로부터 받은 맛집 간판을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해당 사진은 본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


언론의 얄팍하고도 치밀한 꼼수
사람들의 심리는 다 똑같다. 기왕 상을 받는 것이라면 좀 더 힘이 있는 상급 기관에서, 좀 더 힘과 권력이 있는 단체에서, 좀 더 권력이 있는 높은 사람에게 상을 받기를 원한다. 때문에 어워즈만을 전문으로 하는 조직들은 이러한 심리를 잘 이용한다.
메이저언론에 비해 규모가 작은 언론에서도 이러한 어워즈 영업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성행해 왔다. 그들 조직은 주로 큰 기관이나 단체, 중견기업이나 대기업들을 상대로 영업하는 메이저 언론사들과 달리 타깃을 중소기업이나 규모가 어중간한 병원, 대학 및 다양한 산업에 종사하는 개인까지 영업 대상으로 삼는다. 그리고 주관 및 후원을 맡을 여러 단체를 끼워 넣는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 바로 언론 관련 단체를 만들어 어워즈의 주최/주관 및 후원에 끼워 넣는 것이다. 바로 어워즈 영업만을 위한 단체를 만드는 것이다. 그러한 단체의 이름도 기자협회 또는 언론협회 등 언론이라는 단어가 포함되는 경우가 많으며 어디서 들어보지도 못한 각종 포럼이라는 이름의 비영리단체도 많다.
대기업에 비해 정보력이 많이 떨어지는 중소기업이나 중소단체, 대학 및 일반 개인사업자에 이르기까지 그들은 겉으로 그럴듯하게 포장된 이름의 단체에서 주최, 주관 및 후원을 한다고 하면 해당 어워즈 자체가 뭔가 더 믿음이 가고 신뢰가 느껴지게 된다. 어워즈 영업 조직은 바로 사람들의 이러한 심리를 이용하는 것이다. 해당 어워즈를 주최, 주관하는 언론사나 단체가 어떤 조직인지 보다 면밀히 알아볼 필요가 있다.
영세한 언론들이 행하는 꼼수 중 또 한 가지 방법은 바로 미끼용으로 정치권이나 경제계의 유명 인사를 아무런 대가 없이 상을 주고 그들을 미끼용으로 이용해 다른 참여자들을 모집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A 국회의원이나 대기업 총수를 수상자로 만들어 그들과 함께 상을 받는 것이며, 그들과 함께 지면에 광고 및 기사가 실린다고 말한다. 영세한 사업장의 대표자 입장에서 거물급 유명인사와 함께 수상자로서 본인도 나란히 기사에 실린다는 생각에 순간적으로 큰 메리트를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 연출된다. 이렇게 언론사에서 발송되는 제안서는 전국의 중소기업 및 단체, 개인에게 업종과 상관없이 무작위로 뿌려진다.
광고비라는 조건부가 걸린 메이저 언론사들의 수익성 어워즈도 문제지만 만약 동네 구멍가게만도 못한 조직이 언론이랍시고 돈을 받고 나에게 상을 준다고 생각하면 몹시 당황스럽고 괘씸하고 불쾌하지 않겠느냔 말이다. 언제 어디서나 호구가 되는 것은 한순간임을 명심해야 한다.
기관장이나 정부의 고위직 관료의 직급이나 이름을 팔아가면서 얼마를 내고 어떤 상을 받으라는 제안을 일삼는 이러한 행태는 비단 어제 오늘만의 일이 아니다. 이렇게 돈을 주고 상을 받는 건 전국의 각 지방자치단체장들도 예외는 아니다. 다수의 지자체장들이 자신들의 개인 선거와 치적을 위해 지자체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는 비판도 거세다. 경실련에 따르면 이렇게 언론사 및 관련 단체에 돈을 주고 상을 받은 지자체장들 중 많은 이들이 선거 공보물에 언론사와 민간단체가 시상한 상을 받았다고 넣은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경실련은 특히, 이렇게 지자체 등의 돈을 받고 상을 수여하는 시상식이 소위 말하는 메이저 언론사인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등 7대 언론사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비판했다.
또 한 가지 문제점은 여러 정부산하기관들이 이러한 언론의 행태를 알면서도 매년 각종 어워즈의 후원기관으로 참여하는 것 역시 문제가 있어 보인다. 본인들이 근무하는 정부기관의 수장의 이름을 팔아 수천만원을 내면 장관상을 주겠다는 언론의 행태를 진정 모르고 있는 것인지 진지하고 따져 묻고 싶을 뿐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회원들이 감사원 앞에서 돈 주고 상 받은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에 대한 공익감사청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단지 언론이라는 이유 하나 만으로...
그들의 비양심적 행태에 대한 기사도 드문드문 보도되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언론의 주요 수입원이 되는 이러한 관행이 완전히 사라지기도 힘들 것 같다.
이제는 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그러한 관행에 대해 알고 있다 하더라도 이러한 관행이 뿌리 뽑히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항상 수요가 있으니 공급도 있는 법이다. 그러한 제안을 받는다면 무시하고 안 하면 그만이고, 그렇게 수요가 없으면 그런 영업조직도 사라질 것이지만 그들의 교묘한 말솜씨에 넘어가 마치 대단한 상을 받는 것 마냥 그들의 제안을 덥석 무는 수요가 있기에 앞으로도 언론의 어워즈 영업은 계속될 것이 분명하다.
다만 일반 독자들, 국민들의 인식이 많이 바뀌었고, 언론 또는 언론과 손을 맞잡은 영업조직의 그 실체를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는 사실을 언론은 잊지 말았으면 한다. 비록 아직도 모르고 있던 사람들이 있다면 이 기사를 통해서라도 이제라도 그러한 언론카르텔에 대한 진실을 알고 선의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또한 ‘국민권익위원회’와 ‘감사원’이 전국 모든 지자체와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매년 실태점검을 진행해야 함이 마땅하다.
우수한 기술력과 모범적인 성장으로 상을 받아 마땅함에도 불구하고 언론 및 관련 단체에 홍보비용을 지불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인해 상을 주지 않고, 상을 받을 아무런 명분이나 자격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상을 주는 행위와 더불어 누군가에게 상을 수여할 위치나 자격이 전혀 없음에도 단지 언론이라는 이름 하나로 돈을 받고 상을 주는 행위가 사회통념상 과연 정상적인 것인지 자칭 언론이라는 말하는 그들에게 되묻고 싶다. “당신들이 진정 국민들에게 상을 줄 자격이 있습니까?”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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