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동 인하순대국집
배고픈자들에게 밥을 주는 이는 성인입니다.
박근하
승인
2023.02.07 15:47 | 최종 수정 2023.02.07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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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서초동 인하순댓국집
23년
설날 보내고
첫 출근하며
겨울
무 뽑히듯
아랫목
이부자리에서 뽑혀진
몸 땡이 부축하며
유신의 애마가
천관을 찾아가듯
새벽길 가르며 찾아가는 일터
도착 10분전
문득 발견한 것은
나의 배고픔 !
배고픔은 ?
10달 뱃속에 날 품으신
엄마도 대신 할 수 없고
거친 조 밥 나눠 먹은
못생긴 조강지처도 나눠 가질 수 없는 고통의 것
내가 살아있다는 꿈틀임
더 살려면 뭔가 해야 한다는 채찍질
나의 오장 육보가 제대로 기능한다는 아픈 신호...
24시간
배 고픈이 찾는
서초역 인하순대국집 "아들집"
20년
서초역 허름한 5평 좁은곳에서
70후반 노부부
24시간 순대 썰고 엽차 나르드만
이제 아들에 장사 맡기지만
아직 못 미더워...
당신의 간판에 "아들집"이란 3글자를
겨우 눈에 보이게 얹혀서
인하순대국집 ‘ 아들집 ’ 이라고...
" 날 봐서라도 여기도 오시시오"
라고
수줍은 듯
부끄런 듯
단골들을 부르는 곳
새벽녁
남의집 동구밖까지 쓸어주고 오신
청소부 아저씨들
밤을 타고 새벽까지 아쉬운 3차 지만
아침 해장술 그리워 오는 사람
부지런한 세상 사람들 때문에
더 부지런해야 이 세상 살아남을
새벽 배송하는 사람들
언제든
8천원만 들고 오면
파 송송
순대 듬뿍 듬뿍
정성 가득 가득
24시간
70후 반 할배
돋보기 쓰며 영문신문 보는 곳
70후반 할매
수건으로 머리 동여 매고 부엌에서 칼질하는
여기는
서초역 인하순대국 "아들집"
이라네
배고픈이 오면 아들은 아니 뵈고 늙은 할배 함매만 계시는 그곳이라네...
추신) 새벽에 출근하는 필자의 굶주림을 해결해주는 단골 순댓국집입니다.
간판에는 '아들집'이지만 아들은 아니 보이고 여전히 할아버지 할머니가 새벽부터 불을 밝히는 곳 입니다.
배고픈 이를 위해 새벽밥 짓는 모든 분들은 사랑합니다. 그 분들이 부처요..예수요 마호메트요 어머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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