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80주년을 맞아 광주서현교회(담임목사 박은식) 성도들이 잊혀진 독립유공자 후손들의 삶의 터전인 광주 고려인마을을 찾았다. 이번 방문은 단순한 견학이 아닌, 나라의 독립을 위해 피와 눈물을 바친 기독교 선조들의 발자취를 기억하고 그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뜻깊은 자리였다.
19일 고려인마을에 따르면, 이날 40여 명의 성도들은 마을을 찾자마자 봉오동전투 재현행사와 만세운동에 참여했다. 성도들은 태극기를 흔들며 힘차게 만세를 외쳤고, 그 순간 100년 전 조국의 해방을 염원하며 목숨을 걸었던 선조들의 외침과 오늘의 외침이 하나가 되어 울려 퍼졌다.
*광복 80주년을 맞아 광주서현교회(담임목사 박은식) 성도들이 잊혀진 독립유공자 후손들의 삶의 터전인 광주 고려인마을을 찾았다./사진=고려인마을 제공
특히 봉오동전투는 연해주와 만주 일대에서 교회와 기독교 학교를 중심으로 활동하던 고려인 독립운동가들의 헌신과 연결되어 있다. 연해주에 정착한 고려인들은 일제강점기 동안 수많은 교회를 세우며 신앙과 애국심을 하나로 엮었다. 그곳은 단순한 예배당이 아니라 독립운동의 거점이었고, 민족의식을 고취시키는 학교와 함께 독립운동의 산실이 되었다.
교회와 기독교학교에서 길러진 청년들은 무장투쟁에 나섰고, 그 결집된 힘이 1920년 봉오동전투와 청산리대첩으로 이어졌다. 총칼 앞에서도 굴하지 않고 신앙과 조국을 지키려는 의지는 결국 일본군을 꺾고 승리를 거두는 원동력이 되었다.
이날 성도들은 고려인마을 산하 기관들을 돌아보며, 중앙아시아 강제이주의 길 위에서도 꺼지지 않았던 고려인의 깊은 신앙심과 민족혼을 되새겼다. 이름 없이 스러져간 기독교인 독립운동가들의 발자취와 그 후손들이 이어온 삶은 성도들에게 깊은 감동을 전했다.
광주서현교회 성도들은 “광복은 우연히 주어진 선물이 아니라, 교회와 학교에서 신앙과 민족혼을 키워낸 수많은 선조들의 희생 위에 세워진 것임을 다시 깨달았다”며 “오늘의 감동을 지역교회와 다음 세대에 전하며 살아가겠다” 고 소감을 전했다.
고려인마을 한 관계자도 “우리의 아픈 역사를 함께 기억하고 눈물 흘려주는 이들이 있다는 사실이 큰 힘이 된다”며 “이 만남이 과거의 희생을 넘어 미래의 연대와 화합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광복 80주년, 서현교회 성도들의 발걸음은 과거와 현재를 잇는 다리가 되었다. 그 다리 위에서 봉오동전투의 승리와 연해주 교회 공동체의 헌신은 다시금 살아나, ‘자유와 신앙, 민족혼’이라는 불멸의 가치로 오늘을 비추고 있다.
이믿음기자 sctm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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