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전쟁 이후의 세계

다원 패권 시대, 한국의 선택

편집부 승인 2024.04.03 13:26 의견 0

큰 틀에서 봤을 때 내전의 종식 이후 소련의 역사는 “현실”의 이름으로 “이념”이 점차 뒤로 물러나는 과정이자 “혁명적 국가”에서 “혁명적” 부분이 퇴색하고 “국가”에 보다 더 강하게 방점이 찍히는 과정이었습니다. … 소련 장교들이 다시 제정 러시아 시절처럼 “계급장”을 달게 되었고, “애국적” 내용의 “국사” 수업들이 부활했으며, 동성애가 불법화되었고, 여성들은 낙태권까지 빼앗긴 상태였습니다. … 당시 소련 사회는 점진적으로 “보수화”되는 역사를 밟고 있었던 만큼 그 궁극적 몰락이 결코 우연은 아니었습니다. 혁명의 이념을 계속 등지다 보면 결국 혁명 이후의 “실험적 국가” 체제도 굳이 고집할 필요가 자연스레 없어지는 것이아니겠습니까?

-본문 중에서-

박노자 지음 ㅣ 한겨레출판 펴냄


[시사의창=편집부] 2022년 2월 24일,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어느덧 2주년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전쟁이 곧 끝나기는커녕 러시아가 10년 이내에 나토와 전쟁을 벌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동에서는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1973년 욤키푸르 전쟁 이후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 아프리카에서도 수단 내전, 니제르 쿠데타 등 크고 작은 전쟁이 끊이질 않는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이 벌어졌던 20세기에 이어 세계는 또 다른 전쟁의 시대로 들어섰다. 이 전쟁들은 세계 질서를 어떻게 바꿀까? 그리고 한국은 격변하는 세계에서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까? 이 책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중심으로 이런 질문들에 답한다. 《당신들의 대한민국》 등을 통해 이름을 알린 박노자 작가가 이번에는 소련 출신 지식인이라는 정체성을 살려, 한국인들은 잘 모르지만 이 전쟁을 이해하려면 반드시 알아야 할 러시아 사회의 작동 원리를 내부자의 눈으로 세밀하게 분석한다.

또한 지정학적 관점에서 일련의 전쟁을 다원 패권 시대로의 이행을 알리는 징후로 해석하며, 거대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한국이 취해야 할 입장과 노선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전쟁 이후의 세계’가 어떤 모습일지, 한국이 나아갈 길이 궁금한 독자들에게 이 책은 믿을 만한 나침반이 돼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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