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티반군, 홍해 해저의 글로벌 통신케이블 파괴 위협..영국 해군 전 사령관 톰 샤프 "내 생각에 그건 허세"

BBC "그들은 서방과의 대치에서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후티는 무시할 수 없는 세력이 됐다"고 평가

김성민기자 승인 2024.02.08 10:44 의견 0

X
후티 반군 (사진-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시사의창=김성민 기자] 친이란 예멘 후티반군이 홍해 해저의 글로벌 통신케이블까지 노리고 있다는 정황이 포착돼 우려를 낳고 있다.

이런 정황이 현실화 될 경우 홍해를 지나는 선박을 공격해 세계적 물류동맥을 야기한데 이어 통신동맥까지 올 수 있다는 전망이다.

홍해 해저에는 세계 인터넷 트래픽의 17%를 담당하는 16개의 주요 통신케이블이 바브 알만데브 해협을 지나 홍해를 통과해 이집트 쪽을 향해 지나간다.

7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예멘 정부는 후티가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인터넷 회선을 포함한 홍해 해저의 통신케이블을 파괴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후티는 텔레그램에 해저 통신케이블 경로를 표시한 지도와 함께 "모든 대륙을 연결하는 인터넷선들이 근처를 지나간다는 점에서 예멘은 전략적 위치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메시지를 담은 이미지를 게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후티의 현재 작전 능력과 케이블 파괴가 후티를 지원하는 이란에 미칠 전략적 위험성을 고려하면 실제 공격을 감행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해저 수백m 아래 설치돼 있는 케이블에 도달하는 데에는 심해 잠수정이 필요하고 케이블 절단을 위해서는 거대한 가위 역할을 할 장치를 사용해야 하는데, 이 같은 작전 능력을 갖춘 나라는 미국과 러시아 정도라는 것이다.

에드먼드 피턴-브라운 전 주예멘 영국대사는 "이란은 세계 선박을 공격하는 (후티의) 작전을 (그 이상으로) 확대하는 데 두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인프라를 파괴하는 것보다 사이버 (공격) 옵션에 의지할 것 같다"고 전했다.

영국 해군 사령관을 지낸 톰 샤프는 "이란의 군 조직 내에서 이 케이블을 건들 수 있는 것을 본 적이 아예 없다. 이란 잠수함이 그렇게 하지 못하는 건 확실하다.잠수가 한가지 선택지이지만 깊고 분주해 어려울 것"이라며 "내 생각에 그건 허세"라고 덧붙였다.

다만, 후티가 예상치 못한 도발을 단행할 가능성 역시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

예멘 수도 사나와 서부 지역 등을 장악한 후티는 2015년 내전이 본격화한 이후 정부군을 지원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집중 공격을 견뎌왔다.

나아가 2022년에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시설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시도하는 등 과감한 도발을 하기도 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이후 홍해 안보를 위협하는 도발 행위에 대한 대응으로 미국 주도의 후티 공격이 계속되고 있지만, 후티는 홍해를 지나는 선박들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고 있다.

BBC는 "그들은 서방과의 대치에서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후티는 무시할 수 없는 세력이 됐다"고 평가했다.

김성민 기자 ksm950080@gmail.com

창미디어그룹 시사의창

저작권자 ⓒ 시사의창,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