굵직한 선거철만 되면 요동치는 '정치 테마주' 천태만상
반드시 급등 후 급락으로 이어지지만 매번 당하는 개미들
알면서도 매번 당하지만 '단기 차익의 유혹' 뿌리치지 못해
정치 테마주들, 펀더멘털(기초체력)과 무관한 경우가 대다수
배우 이정재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함께 식사를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정재의 오랜 연인으로 알려진 임세령 대상홀딩스 부회장이 한 장관의 정치 테마주와 엮이면서 대상홀딩스가 이틀 연속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사의창=정용일 기자] 총선이 5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다시 한번 정치테마주가 들썩이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과거의 패턴도 그러했지만 매번 총선이나 대선 등 굵직한 선거철만 되면 반복되는 묻지마식 정치 테마주들의 급등락은 결국 수익을 보려는 사람과 이를 이용한 세력간에 일종의 투기성 매매로 매번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가 되풀이되고 있다.
이렇듯 시중에 떠돌고 있는 각종 정치 테마주들은 주가의 급등 이유가 기업의 실적이 좋거나 특별한 호재가 있어서가 아닌 단기성 투기자금과 매매로 인해서 상승하는 것이다. 반드시 급등 후 급락으로 이어지며 정치 테마주로 엮여 오른 주가는 제자리를 찾아가게 되어 있어 이러한 테마주에 편승해서 투자가 아닌 투기를 해서는 안 된다.
정치인과의 학연, 지연 등이 부각되거나 관련 인물의 발언 만으로도 정치 테마주에 엮여 급등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이러한 정치 테마주들의 거품은 데이타 상으로도 명확히 드러난다. 자본시장연구원이 지난 18/19대 대선 과정에서 각각 상위 두 후보의 선거 테마주로 분류된 64개 종목을 주가 지수로 만들어 선거일까지의 추이를 살펴본 결과를 살펴보면, 선거가 본격화할수록 대선 정치 테마 지수는 예상대로 모두 상승했다. 하지만 선거일이 임박해지면서 선거일 기준 13~14 거래일 전부터 빠르게 하락했으며, 고점 대비 반토막 난 종목들도 다수였다.
배우 이정재(왼쪽), 한동훈 법무부 장관.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요즘 정치 테마주의 그 대표적인 사례로 대상홀딩스를 꼽을 수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배우 이정재가 27일 강남의 한 식당에서 같이 식사를 했다는 이유로 대상홀딩스와 대상홀딩스 우선주가 나란히 상한가를 기록했다. 대상홀딩스는 전 거래일 대비 2080원(29.97%) 오른 9020원에 거래를 마쳤으며, 대상홀딩스우는 2300원(29.99%) 오른 9970원에 마감했다. 모두 가격제한폭까지 상승했다.
이유는 배우 이정재가 임세령 대상홀딩스 부회장과 오랜 연인 사이라는 것 때문이다. 현재 임세령 부회장은 대상홀딩스 지분 738만9242주(20.41%)를 보유 중인 2대 주주로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소위 '한동훈 테마주'로 인식한 것이다.
한 장관과 이정재는 압구정동에 위치한 현대고 동문으로서 각별한 친분의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만남이 알려진 계기는 27일 서초동의 한 식당에서 식사를 마친 후 음식이 포장된 쇼핑백을 든 채 팬들의 사진 촬영 및 사인 요청에 응하는 모습이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퍼지면서 알려지게 됐다. 일각에선 이러한 상황이 내년 총선을 염두해 둔 계획된 연출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배우 이정재의 오랜 연인으로 알려진 임세령 대상홀딩스 부회장.(사진=연합뉴스)
이러한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최근 한 장관이 법무 정책과 관련한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다는 이유로 잇따라 지역 곳곳을 방문해 국민들과 직접 소통하는 대민 접촉을 늘리는 등 광폭행보를 보이는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요즘 정치권의 각종 이슈들을 모두 덮어버리는 저력을 보이는 한 장관의 행보에는 분명 이유가 있어 보인다. 또한 이러한 한 장관을 정치 테마주 사냥꾼들이 가만 놔둘리 만무하다.
앞서 대상은 양동운 사외이사가 한 장관과 서울대 법대 동문 2년 선후배 사이라는 점과 임상규 사외이사가 한 장관의 부인 진은정 변호사와 김앤장 직장동료라는 점 등으로 인해 한 장관 관련주로 묶여 있었다. 하지만 이번 배우 이정재와의 식사가 한 장관 정치 테마주의 도화선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대상홀딩스는 전 날 상한가에 이어 28일 오전 10시 30분 현재 2,100원(+23.28%) 오른 11,120원에 거래 중이다.
특히 한 장관이 과거 청주에 살았다는 이유만으로 청주에 소재한 기업들의 주가까지 오르는 웃지못할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 깨끗한나라는 최근 3거래일간 38.11% 폭등했다.
지난 23일 4% 오른데 이어 24일에는 상한가를 기록했다. 전날에도 장중 한때 상한가를 기록했으나 상승 폭이 둔화되면서 2.08% 상승하면서 마감했다. 깨끗한나라의 우선주도 같은 기간 27.06% 급등했다. 심텍홀딩스는 18.58% 올랐으며, 영보화학의 주가는 10.34% 상승했다. 세 기업의 공통점은 청주와 연관이 있다는 점이다. 깨끗한나라는 청주에 공장이 있고, 심텍홀딩스와 영보화학은 청주 흥덕구에 본사가 위치해있다.
한 장관은 지난 22일 국회에서 "우리 부모님이 춘천 사람"이라며 "어릴 때 청주에 살아서 사투리가 나올 수 있다"고 말한 바 있으며, 바로 이 발언으로 인해 한 장관의 청주 흥덕 출마설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 되는 정치 테마주는 그 인연은 개인 투자자들에겐 결국 악연으로 끝이 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들도 "정치 테마주가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과 무관한 경우가 대다수라서 주가 상승세를 이어갈 힘이 부족하다"며 "주가 하락 폭이 큰 만큼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정용일 기자 city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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