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18홀 라운드 비용을 1인당 최대 68만원까지 지불하는 요지경 골프

리무진 전동카트 도입으로 팀당 카트비 36만원까지...리무진 카트 도입 앞장서는
골프장이 세금감면 혜택 받는 대중골프장이라니...

편집부 승인 2023.08.08 14:41 | 최종 수정 2023.08.08 14:42 의견 1

국내 골프장 영업이익률이 40%를 넘는 호황이지만 골프장사업자들은 아직도 배고픈 시늉이다. 골프장사업자들이 뱃속을 채울 때 골퍼들은 1인당 평균 59만 3천원의 추가 지출을 감수했건만 캐디피를 17만원 받는 골프장이 등장하고, 리무진 카트를 도입해 팀당 36만원까지 받는 골프장도 나타났다. 골프 대중화에 역행하고 고급스포츠로 지탄받던 과거로 회귀하는 모양새다. 그린피 인상이 어려워지자 카트비, 식·음료비, 캐디피를 틈만 나면 인상한다. 오죽하면 골프장에서 사용하는 약 2조원이 넘는 법인카드 금액에 대한 손비 처리를 인정하지 말라는 주장까지 나올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나 도덕성을 던져버린 골프장의 실태와 문제점을 살펴본다.


[시사의창 8월호=김성민 기자] 그린피 폭등, 골퍼 1인당 추가 지출액은 59만 3천원
코로나19 특수로 그린피가 폭등하면서 골프장사업자들은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경영수법으로 배를 불리고, 일반 골퍼들의 주머니는 얇아지는 현상이 통계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소장 서천범)가 지난 7월 17일 발표한 『코로나19 이후 골퍼들의 추가지출액 추정』자료에 따르면 2020년 이후 지난해까지 골프장 매출 순증가액이 약 2조 4,863억원에 달했고 578만 골퍼 1인당 추가 지출액은 43만원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골퍼 1인당 총 지출 추정금액 163만 2천원을 감안하면 추가 지출액 43만원이 적지 않은 금액임을 알 수 있다. 여기에 법인의 접대골프 이용객수 비중이 전체 내장객의 27.5%로 추정할 경우, 순수 골퍼들의 1인당 추가 지출액은 59만 3천원으로 늘어나, 골프장사업자들이 잇속을 차리는 동안 골퍼들은 상대적으로 골프장의 봉이 되어 있는 상황이다.


국내 골프장 영업이익률 2022년 40%, 일본은 1.1%...기업의 사회적 책임 생각할 때
국내 골프장수와 이용객수는 2018년까지 어느 정도 균형을 이루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2020년부터 초과수요현상이 발생했다. 신규 골프장 증설은 더디게 진행되고 골프인구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초과수요현상으로 경제논리상 그린피 인상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도덕적 잣대를 가지고 들여다보면 골프장사업자들은 지탄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국내 골프장 영업이익률은 2018년까지 10%대에 머물다 2020년 31.8%, 2021년 39.7%, 2022년에는 40%에 달하면서 세계 최고의 실적을 경신해왔다. 이웃 일본의 골프장 영업이익률이 2020년 –6.2%, 2021년 –2.2%로 적자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가 작년에 겨우 1.1%로 흑자전환을 한 예와 비교해보면 국내 골프장사업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기업의 최고선은 생존이며 생존은 영업이익을 실현했을 때 가능하다는 말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영업이익률이 세계 최고의 실적을 경신하고 있음에도 골프장사업자들은 탐욕스럽게 카트비, 식·음료비를 인상하고 부킹의 어려움을 악용해 객단가 부활, 단체팀 할인 불가정책을 펼치며 소비자를 우롱하고 있다.
기업의 영업이익률이 일정수준에 다다르면 사회적 책임을 생각하고 실천할 때 기업 가치는 제고되고 소비자와의 상생이 이루어진다는 평범한 진리마저도 골프장사업자들이 외면한다면 머지않은 미래에 골퍼들이 국내 골프장사업자들을 외면하는 날이 도래할 것이다.


골프장사업자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 즉 골퍼들의 목을 비틀지 말아야 한다
현재 호황을 누리고 있는 골프장사업자들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 즉 골퍼들을 고객으로 제대로 대접하고 상생정책을 펴야 한다. 황금알을 한꺼번에 가지겠다고 거위의 목을 비트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블로그나 언론에, 또 청원게시판에 골프장의 횡포를 고발하는 내용들이 올라오고 과거와는 달리 여름철임에도 불구하고 해외원정골프인구가 급증하는 현상을 예사로 넘겨서는 안될 것이다.
기자의 지인 중 상당수가 동남아시아에서 골프와 여행을 즐기며 SNS에 도배를 하고 있다. 국내 골프장에서 대접받지 못하는 소비자로 골프를 치느니 차라리 한·두 달에 한 번씩 동남아시아 원정골프를 즐기는 것이 좋겠다는 그들의 주장이 ‘나비효과’처럼 번져 큰 폭풍이 될 때 국내 골프장사업자들의 영업이익률이 일본처럼 적자를 헤메지 말란 법은 없다.


팀당 16~36만원 받는 리무진 카트 도입한 골프장들, 카트비 인상 부추키나?
최근 일부 골프장에서 리무진 6인승 전동카트를 도입하면서 위화감 조성은 물론 접대골프를 하는 법인들을 유혹하고 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일반 전동 카트비가 팀당 8~12만원 수준인데 반해 최근 도입되고 있는 리무진 카트비는 팀당 16~36만원으로 많게는 4배가 비싼 편이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소장 서천범)가 발표한 『리무진 카트 도입 현황』 자료에 의하면 리무진 카트를 도입한 회원제 골프장은 7개소, 대중골프장은 15개소로 조사됐다. 세금감면 혜택을 받는 대중골프장들이 골프 대중화에는 관심이 없고 돈벌이에만 급급한다는 비난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그린피 추가 인상이 어려워진 골프장들이 카트비를 인상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부도적적인 행태도 문제지만 골프대중화를 선도해야 할 대중골프장이 앞장서서 리무진 카트를 도입해 평균 카트비 인상을 부추킬 수 있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영업이익률 최고인 시기에 보여야 하는지 의문이다. 리무진 카트를 도입한 골프장에서 주말에 18홀 라운드하는 1인당 비용을 산출해보니 입이 딱 벌어진다. 부산의 A 회원제 골프장 38만원, 수도권 B 회원제 골프장 48만 7500원, 강원도 C 비회원제 골프장 68만원이다. 일반 골퍼들의 접근이 사실상 어려운 비용이다. 결국은 ‘김영란법’이 사문화되어가면서 접대를 하는 법인들이 주 고객이 되고 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서천범 소장 “골프가 사치성 고급스포츠로 회귀하는 현상을 막으려면 2조원이 넘는 법인카드의 골프장 사용액 전체를 손비 인정하지 말아야 한다.”
1인당 18홀 라운드 비용을 최대 68만원까지 지불해야 하는 현실과 리무진 카트 도입을 계기로 카트비 인상 빌미를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서천범 소장은 “코로나19 특수로 골프장들이 막대한 수익을 내면서도 카트비, 캐디피를 인상한 것도 모자라 최근에는 리무진 카트를 도입해 비싼 카트비를 받는 것은 법인카드로 접대받는 골퍼들을 타켓으로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일반 골퍼들의 불만을 잠재우고 골프의 사치성 고급스포츠로의 회귀를 막기 위해서 2조원이 넘는 법인카드의 골프장 사용액 전체를 손비 인정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카트비 대폭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전동카트는 사실 골프장사업자가 원활하고 신속한 경기 흐름을 유도해 골프장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 운영한다고 봐야 한다. 즉 전동카트는 골프장 내장객 한 팀이라도 더 받을 수 있는 수단인 것이라서 지금처럼 골퍼들에게 과중한 사용요금을 부과하는 건 부당한 처사다. 투자 대비 수익률 측면에서 봐도 마찬가지 결론이다. 5인승 전동카트 1대당 구입비용을 1500만원으로 추정할 경우, 6~7개월이면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다는 결론이 도출되기에 카트비를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대폭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골프장사업자들은 골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합리적 마인드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 골퍼들과 한 곳을 바라보며 걷는 동반자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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