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일기' 부산항 입항에 여야 '내로남불' 난타전... '가까워지는 일본'과 '멀어지는 민심'

민주 "'욱일기' 日함정 입항, 국민들 무시…나치기 용인할 국가 어딨나"
국힘 "'친일몰이'와 '반일 죽창가'가 주는 쾌감에 취해 스텝 꼬인 민주당"

정용일 승인 2023.06.01 11:01 의견 0

민주 "'욱일기' 日함정 입항, 국민들 무시…나치기 용인할 국가 어딨나"
국힘 "'친일몰이'와 '반일 죽창가'가 주는 쾌감에 취해 스텝 꼬인 민주당"

6.15남측위부산본부 회원들이 30일 오전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앞에서 일본 욱일기의 일종인 자위함기를 게양한 해상자위대 호위함 하마기리 함의 부산 해군작전기지 입항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시사이슈=정용일 기자] 30일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 하마기리함이 욱일기(군국주의 상징)의 일종인 자위함기를 게양한 채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입항하는 상황이 결국 발생했다. 일본이역사 문제도 인정하지 않고 독도 영유권 주장도 더 강화하는 상황에서 욱일기를 달고 들어온 것은 우리 국민을 무시하는 것이나 다름없어 보인다. 독일 해군이 나치기를 달고 다닌다면 그걸 용인할 국가가 과연 있을지 의문이다. 그런데도 상식의 선을 넘어선 일본의 행동에 아무런 브레이크를 걸지 않는 윤 정부의 속내는 무엇이길래 국민의 정서에 반하는 이러한 상황을 계속해서 만드는 것일까.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윤석열 정부 외교 정책을 난타했다.

유정주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역사적으로 일본이 한반도를 침략할 때 교두보 삼은 통한의 땅이요 침략의 거점이었던 부산에 욱일기가 들어왔다"며 "아무리 역사 인식이 저열해도 이런 일에 윤석열 정부와 여당 누구도 문제 삼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방부 답변은 더 가관으로, 일본 함정의 깃발이 욱일기와 형태가 다르다며 욱일기가 아니라고 하고 있다"며 "과거 침략의 상징인 부산 앞바다에 (욱일기가) 들어온 것을 오히려 두둔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6·15 남측위원회 부산본부는 30일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일본 해상자위대가 욱일기를 달고 부산항에 입항한 것을 강력히 규탄했다. 본부는 '일본 자위대 물러가라', '욱일기는 썩 꺼져라' 등의 손팻말을 들고 "언제까지 일본의 대변인마냥 그들의 군국주의 망령을 두둔하고 해명해주는 정보를 보고 있어야 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일본의 군국주의 망령을 결코 용납할 수 없으며 미국의 하수인이 되어 일본에 굽신대면서 역사 정의와 평화를 파괴하는 정부 역시 그냥 둘 수 없다"고 주장했다. 참가자들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욱일기에 계란을 투척하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29일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 하마기리함이 다국적 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욱일기의 일종인 자위함기를 게양한 채로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입항했다./사진=연합뉴스


"민주당은 가짜뉴스로 국민 갈라치기 생각만..."

하태경, "이제 욱일기하고도 화해할 때가 됐다"

이번 논란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자 여당에서도 즉각 반격에 나섰다. 김기현 대표는 페이스북 글에서 민주당을 향해 "김대중(DJ) 정부 시절과 노무현 정부 시절은 물론 2017년 문재인 정권 시절에도 자위대함은 자위함기를 단 채 국내에 입항했던 사실이 기록으로도 버젓이 남아 있다"며 "그때는 욱일기가 아니었는데 윤석열 정부 출범 후 돌연 욱일기가 돼 버린 건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잊을 만하면 스멀스멀 올라오는 민주당의 '반일 선동 본능'이 지겹지만, 이번 건은 역사에 길이 남을 민주당의 헛발질이 될 모양새"라며 "'친일몰이'와 '반일 죽창가'가 주는 쾌감에 취해 스텝이 꼬인 나머지 자당이 배출한 대통령들마저도 '친일 잔재'로 만들어버리는 좌충우돌 행보를 했다"고 비꼬았다.

김 대표는 특히 "문재인 정부는 자위대함의 자위함기 게양 사실을 언론에 알리지 않았고 사진도 공개하지 않았다고 하니 더 기가 찰 노릇"이라며 "내로남불도 이런 내로남불이 없다"고 직격했다.

이철규 사무총장도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의 자위함기 논란에 대해 "거짓 프레임을 씌워 혹세무민하고 있다"며 "어째서 민주당은 국민께 진실을 알리기보다 어떻게 하면 가짜뉴스로 국민을 갈라치기 할까를 더 먼저 생각하는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눈과 귀를 막아 가짜 프레임 씌우는 데만 골몰하는 민주당 모습이 딱하기만 하다"고 지적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간사 김석기 의원도 회의에서 "적극 '반일'을 외쳤던 문재인 정부 때도 2017년도에 욱일기가 걸린 자위함 2척이 입항한 적이 있었으나 비보도 지침에 따라 언론에서 다뤄지지 않았다"며 "이것은 국민을 속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


하태경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이번 논란과 관련, "인공기하고는 화해하면서 욱일기는 끝까지 못 걸게 하고 못 들어오게 한다는 건 좀 지나치다"라며 "제가 욕먹을 각오 하고 말한다. 일장기가 전범기인데 일장기는 왜 허용하냐. 욱일기하고도 화해할 때가 됐다"고 언급했다.

욱일기 단 채 입항에 한국정부 문제삼지 않았다

"한국 해군과 관계를 개선하는 데 매우 큰 걸음"

한편 일본 해상자위대의 수장인 사카이 료 해상막료장은 30일 자위대 호위함이 욱일기를 단 채 부산항에 입항한 데 대해 "국제관례에 따라 받아들여졌다"며 (한국 정부의 결정에 대해) 환영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사카이 해상막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히며 "한국 해군과 관계를 개선하는 데 매우 큰 걸음"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 해군과 더 강고한 협력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며 "함정의 상호방문이나 합동 훈련 등의 실적을 쌓아 신뢰를 향상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자위함기는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이라는 지적을 받는 욱일기의 일종으로 1954년에 자위대법 시행령으로 채택됐다. 이 법에 따르면 자위대 선박은 자위함기를 일장기와 함께 게양해야 한다.

앞서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11월 한국 해군 주최 국제관함식에 해상자위대도 초청됐지만, 한국이 욱일기 대신 일본 국기(일장기)와 태극기만 게양하라고 요구하자 일본은 이에 반발해 행사에 불참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한국 국방부가 일본 함정이 자위함기를 게양한 채로 방한하는 것에 대해 '국제적 관례'라는 입장이라며 문제 삼지 않았다고 전했다.

일본 욱일기는 일본의 국기와 함께 사용되는 국가 상징물 중 하나다. 그러나 일본 욱일기는 일본의 과거 열강주의와 전쟁의 역사와 연관되어 있어 일부 국가에서는 논란이 되고 있다. 욱일기는 법적으로 금지되지 않았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일본의 과거 역사와 연관된 상징물로 인식되어 전범기로 분류되고 있다.

​따라서, 일본 욱일기가 옳은 것인지 아닌지는 개인적인 견해에 따라 다를 수 있으나, 한국의 경우 일본으로부터 지난 과거 큰 피해를 입은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얽힌 당사국으로로서 국민정서를 쉽게 바꿀 수 없는 부분이 현실이며, 또한 일본의 과거 역사와 연관된 상징물로 인식되어 논란이 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이해와 존중이 필요해 보인다.

정용일 기자 city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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