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협소한 공간에 5만 구름인파··· 개판오분전 '함안 낙화놀이', 주최 측 우왕좌왕... "이태원참사 생각 나 바로 현장 탈출했다"

조선의 불꽂축제··· 그 아름다운 향연 짓밟은 부끄러운 민낯
'최악의 축제' 오명 쓴 '낙화놀이'... 함안군수 공식사과문 발표

정용일 승인 2023.05.28 14:06 | 최종 수정 2023.05.28 19:47 의견 0

"이태원 참사가 생각났다", "정말 최악이었다", "두 번 다시는 함안에 가지 않겠다", "함안 수박도 앞으로 보이콧이다", 안녕을 기원하러 갔다가 내 삶과 정말 안녕 할 뻔", "지옥을 경험하고 왔다", "평생 살아오면서 지역축제를 다니면서 이런 아수라장은 처음 본다", "국민을 상대로 농락한 함안군은 피해보상해라" 등은 이번 '함안 낙화놀이'를 보기 위해 함안군을 찾은 사람들이 공통된 반응이다. 지역축제의 홍보에만 열을 올리고 행정적 준비 미흡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과 불편을 겪는 등 비난이 쇄도하고 있는 함안 낙화놀이 축제 현장의 실상은 과연 어떠했을까.

명품축제를 '오합지졸'로 만든 함안군, 전쟁터 방불케 한 현장은 '아비규환'
전국서 몰린 방문객들 "살다살다 이런 지옥은 처음 경험했다" 비난 쇄도··
턱없이 부족한 화장실에 주변 풀숲으로 뛰어가 용변 해결하는 사람들 다수
함안군, "성공적으로 행사 잘 치뤄져 다행" 자평에 수많은 방문객 '부글부글'
김포에 사는 한 시민 "왕복 14시간 운전 했지만 행사장엔 발 한 번 못 디뎠다"

27일 토요일 '제30회 함안 낙화놀이' 행사장을 찾은 구름인파가 당초 예상인원을 크게 웃돌자 주최측이 방문객들의 행사장 출입을 막고 있지만 행사장을 향해 들어오는 인파가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고 밀려들고 있다.


[시사이슈=정용일 기자] 27일 오후 경남 함안군 괴산리 무진정(無盡亭) 정자 주변에서 '제30회 함안 낙화놀이'가 열렸다. 함안군이 주최하고, 함안낙화놀이보존위원회와 아라가야협동조합이 주관한 함안 낙화놀이는 경남 무형문화재 제33호로서 전국의 다양한 지역축제들 중 가장 핫하다는 평을 받고 있는 축제다.

함안 낙화놀이는 마을 주민이 제작한 숯가루를 한지로 돌돌 말아 만든 낙화에 불을 붙이는 민속놀이로 매년 부처님오신날에 열린다. 5명이 한 팀이 돼어 하루에 약 400여개 정도가 만들어지며, 이번 축제를 위해 총 4,000여개가 제작됐다.

함안 낙화놀이 시작 두어시간 전 행사장소인 '무진정'에서 관계자들이 점검하고 있다.


1889년부터 4년간 함안군수를 했던 오횡묵이 쓴 '함안총쇄록'에는 1890년과 1892년 사월초파일에 함안읍성 전체에서 낙화놀이가 열렸다고 기록돼 있다. 조선 시대 시작된 함안 낙화놀이는 일제 강점기에 중단됐다가 1985년에 되살아났으며, 매년 액운을 없애고 풍년을 기원하는 의미로 진행돼왔다.

함안낙화놀이보존위원회 관계자 10여 명이 2천여 개 낙화 봉에 불을 붙인 후 30∼40여 분이 지나자 숯가루가 서서히 타면서 불씨가 꽃가루처럼 날리기 시작했으며, 숯가루가 불을 머금고 공중에 날리는 장면은 장관이었다.

오직 함안의 '무진정' 에서만 볼 수 있는 유일무이한 조선의 불꽃축제 '함안 낙하놀이' 중 펼쳐지는 아름다운 불꽃의 향연.
여긴이 허락된다면 도바 다양한 장소들로 이동하며 관람하기를 권한다. 보는 갇도에 따라 매우 다양한 풍경이 연출된다.


불꽃이 폭죽처럼 한꺼번에 터지는 방향에선 환호성이 연신 터져 나왔다. 관광객과 사진 동호인들은 춤추며 날리는 불꽃을 휴대전화나 카메라로 담았다. 이날 현장에는 함안군 인구 6만1천11명(4월 기준)과 맞먹는 5만여명이 참석했다. 군 예상(2만2천여명)의 두 배를 훌쩍 넘긴 수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에는 5천여명 정도가 찾는 지역 축제였다. 그러다 방송,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뉴스 등을 통해 'K-불꽃'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지난해부터 방문자가 급증했다. 방문자 급증의 이유는 역시나 SNS의 역할이 가장 컸다. 실제로 제대로 찍은 사진 한 장, 동영상 하나는 수만여명을 축제장으로 불러들인다. 이날 함안을 방문한 사람들의 수치를 보면 주최측 입장에서는 일단 성공적이라 볼 만하다. 하지만 현장에서의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지금부터 낱낱이 밝혀보고자 한다.

커다란 설렘은 한순간에 지옥으로 바뀌었다

임시주차장도 만차, 요령껏 알아서 주차해야

빛바랜 군민들의 노력, 주최 측 안일한 대처 도마위

서울 반포에서 오전 8시에 출발, 축제 장소인 함안군 무진장까지 8시간이 걸렸다. 함안 IC 도착 5km정도 전부터 극심한 정체가 시작됐다. 가까스로 IC를 통과한다 해도 아무런 위미가 없다. 행사장이 가까워질수록, 인근 주차장이 가까워질수록 차량정체는 더욱 심해지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도로 상황은 훨씬 좋지 않았다. 교통을 통제하는 경찰도 보이지 않았다.

이미 집으로 되돌아가기에는 늦은 시점이다. 함안IC를 힘겹게 빠져 나와도 지근거리에 있는 주차장까지 최소 1시간 이상 걸리고 행사장까지 걸어서 최소 1시간을 걸거가야 하는 상황을 이 떄는 사람들이 모르고 있다.


행사장 주변으로 차를 가져간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며, 함안군에서 공지한 주변의 여러 주차장에 차를 주차한 후 군에서 운영하는 셔틀버스를 타고 행사장까지 가야 한다. 하지만 여러 곳의 주차장 역시 오전부터 만차상태이기 때문에 그냥 눈에 보이는 곳곳에 주차를 알아서 해야 한다. 이렇게 겨우 주차를 했다 할지라도 이제 셔틀버스를 기다리는 인내의 시간이 기다리고 있다. 당초 군에서 마한 셔틀버스의 배차간격은 10~15분 이었으나 주변 도로가 마비된 상태에서 의미 없는 상황이었다. 이 날 셔틀버스의 뱇 간격은 대략 1시간 정도였으며, 오후가 되어서는 이마저도 중지가 되었다.

셔틀버스를 기다리기 힘든 사람들과 셔틀버스 운행 중지 사실을 알게 된 사람들 모두 약 2.5KM의 거리를 1시간 정도 걸어서 행사장에 도착했다. 그렇게 수많은 사람들은 피곤함과 스트레스에도 이 악물고 참아가면서 고된 과정을 거쳐 행사장에 도착했지만 행사 주최측은 인파가 너무 많이 몰려 안정상의 이유로 더이상 행사장 출입을 금지한다는 말과 함께 돌아가 달라는 것이었다.

사람의 감정이 극에 달할 정도로 화가 나면 오히려 화를 내지 않는다. 이 날 사람들의 표정이 그러했다. 그저 멍하게 하늘을 바라보는 사람, 그저 멍하니 서서 한숨만 쉬는 사람, 고개를 숙이고 땅만 바라보고 서 있는 사람 등등 폭발 직전의 감정을 억지로 참고 있는 듯 보이는 사람들을 보고있노라면 참으로 안타까울 뿐이었다.

행사장까지 강제적으로 1시간 걸어서 도착

안전 이유로 행사장 입장 막아선 관계자들

거대한 화장실로 변해버린 주변의 풀숲

가늠하기조차 힘들 정도의 많은 인파는 그렇게 행사장 주변을 서성거리다 결국 다시 주차장까지 걸어 갔다. 그 행렬의 모양새는 거의 피난행렬 수준이었다. 그렇게 되돌아가는 길목에서 사람들은 넓지도 않은 차도를 장악한 채 걸었다. 그런 상황을 모르는지 반대편 차선에서 행사장을 향해 끝없이 이어진 차량행렬을 보고있노라니 그저 감감할 따름이었다.

사진 속 장소는 주차장이 아닌 일반 도로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행사장 도착은 커녕 도로 위에서 2시간 이상을 갖혀 있어야만 했다.


행사장을 가는 방형의 차량행렬과 사람들, 행사장에서 다시 주차장, 함안군청 쪽으로 되돌아가는 사람들이 뒤엉켜 함안군 일대는 말 그대로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군 시내쪽 역시 차와 사람들도 가득했으며, 함안군에 살고 있다는 지역민 역시 살다살다 함안에 이렇게 차와 사람이 많은 건 처음 본다며 혀를 내둘렀다.

행사장 주변의 상황은 대략 이렇다. 그럼 행사장 안쪽은 어떠할까. 이 날 오전부터 이미 사람들로 가득했으며, 앉을 자리만 있다 싶으면 그게 어디든 상관없이 가져온 돗자리들을 깔고 앉아 있었다. 행사장은 꾀나 협소하다. 넓지 않은 공간에 수만명이 들어찼은 그 인파를 피할 곳은 없았다. 더욱이 문제는 화장실이었다. 행사장에 단 한 곳의 화장실이 있다. 이 날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은 백여명에 달했고, 기본적으로 1시간은 기다려야 했다.

함안 낙화놀이가 펼쳐진 '무진정' 앞에 사람들로 가득 찬 모습
행사장에 화장실은 사진 속 장소 한 곳 뿐이며, 최소 백명 이상씩 줄을 서 있어 대기 시간이 1시간에 달한다. 때문에 주변 풀숲에서 대소변을 해결하는 웃지 못할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나중에는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기괴한 상황들이 펼쳐졌다. 화장실의 대기시간을 참다못한 수많은 사람들은 주변 풀숲으로 들어가 볼일을 보기 시작했다. 상식을 벗어난 광경이 안타깝기도 했으나 그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나도 모르게 실소가 터져 나왔다. 심지어 화장실의 물이 안나와 119가 와서 물을 채워 넣는가 하면, 행사 관계자들은 주변에 서서 "생각보다 사람들이 너무 많이 왔다"는 얘기만 되풀이 할 뿐이었다. 뿐만 아니라 먹을 곳도 매우 부족했다. 행사장 안쪽에 푸드트럭이 있긴 했으나 4대 정도에 불과했고, 간단하게 목을 적실 수 있게 물이나 음료를 구입할 수 있는 곳이 전무후무했다. 쉽게 말해 행사장 주변에는 무인도마냥 아무것도 없다.

허기를 달래기 위해 식당이 있는 곳까지 한참을 걸어 나가도 밥 한 끼 먹는데 대기시간은 기본 2시간이다. 한없이 기다리다 배고픔에 지친 사람들은 주변 안전요원의 "근처 식당에서 밥이라도 먹고 오세요"라는 말에 황당함음 감추지 못했다. 근처에 식당이 단 한 곳도 없는데 어딜 가서 먹고 오라는 말인지 말이다. 주변 도로 곳곳은 이중불법주차로 난리도 아니었으며, 차를 빼려는 사람들은 이 날 통신조차 안되었으니 그 화를 어찌 참았을지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이렇듯 이 날 행사장 주변의 상황들을 대충 상상해본다면 전국에서 몰려온 수만여명의 사람들이 얼마나 끔찍한 고통과 불편을 겪었을지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마을 골목까지 모두 정령해버린 불법주차

통신은 먹통, 수만명의 가슴 속은 울화통

이러한 풍경은 이 날 오전부터 시작됐다.
장시간 운전과 더불어 주차장에서 행사장까지 1시간을 걸어 왔지만 예상 인원 초과로 출입을 막아서자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가는 사람들...



이 날 엄청난 인파가 몰리면서 현장에는 인터넷, 휴대전화 등이 끊기기도 했다. 무진정 주변 갓길은 이미 오전부터 만차였다. 행사장 주변 5km 주변의 도로까지 2중 3중 주차에 근처 마을의 골목까지 행사를 보고자 방문한 외지 차량들의 불법주차로 가득했다. 지역 주민들도 집에서 차를 이용해 빠져나오지도 집에 들어가지도 못하는 상황이 하루종일 이어 졌다.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2∼3㎞ 떨어진 곳에 주차하고 낙화놀이 현장을 찾았다. 행사가 끝난 늦은 밤 다시 주차장으로 걸어가야만 했던 많은 사람들은 어두컴컴한 길을 걷는라 휴대폰의 후레쉬를 켜고 걸어야만 했다. 그 야밤에 그 인파가 걸으면서 가로등 하나 없는 길을 걸어야만 했다.

행사 당일 주최 측의 오락가락하는 행사 운영도 큰 문제였다. 예상치를 훨씬 웃도는 인파에 당황한 주최측은 행사 시작 불가 2시간 전 돌연 행사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이날 새벽부터 행사장을 찾은 사람들부터 시작해 전쟁터같은 상황들을 뚫고 어렵사리 행사장에 도착해 자리를 잡고 있던 수많은 사람들은 몹시 당황스러워 하던 중 주최 측은 또 다시 말을 번복하면서 낙화놀이 일부만 보여준다는 것이었다. 그러자 망연자실하던 사람들이 갑자기 우르르 행사장 앞쪽으로 몰리면서 아수라장이 되는 위험찬만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리고 또 한 번 말이 번복됐다. 출입통제 후 다시 정상적으로 낙화놀이를 진행한다는 것이었다.

창원에서 왔다는 30대 관광객은 "자리가 협소해 행사 전후로 계속 서 있어 다리가 아프다"고 말했다. 행사는 선착순 무료입장이었으나, 군은 안전을 고려해 현장 인원을 2만명으로 통제했다. 출입 통제로 발걸음을 옮긴 한 20대는 "서울에서 비행기 타고 왔는데…"라며 행사가 보이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김포에서 오전 111시 30분에 출발했다는 강지희(20대 후반) 씨는 "7시간 30분 운전해김천 졸음휴게소에 도착해 SNS를 통해 주변 상황에 대한 글을 보고 충격을 받아 다시 김포 집으로 차를 돌렸다. 집에 도착하니 운전만 연속으로 14시간을 했다"며 허탈해 했다.

뒤늦게 문자를 받았지만 이미 해당 시간에는 함안에 진입해있는 사람들이 수만명에 달하는 상황이었으며, 차량을 되돌릴수도 없이 앞뒤로 좁은 도로에 차량들이 빼곡하게 들어서 말 그대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수많은 차량들이 도로에 갖혀 있는 상황이었다.


이 곳을 찾은 또 다른 방문객은 "괜히 갔다가 행사장 주변 도로에서 꼼짝도 못하고 2시간을 갇혀 있다가 겨우겨우 국도 길로 빠져 나왔다. 함안네 도착해 단 한 번도 차에서 내리지도 못하고 도로에 갇혀 있다가 힘겹게 탈출했다. 정말 지옥이 따로 없었다"고 당시를 떠올리며 혀를 내둘렀다.

아이들을 데리고 처음 와봤다는 한 관광객은 "소변을 마려울까 두려워 일부러 물 한 모금도 안 마시고 버텼으며, 아이들은 주변 풀숲으로 데려가 볼일을 해결하고, 아이들 핫도그 하나씩 사주려고 두시간을 줄을 서서 기다렸으나 재료 매진으로 판매가 끝났다는 말에 그마저도 못 먹었다"며 울분을 토했다.

본지 기자처럼 서울에서 왔다는 잠실에 거주하는 40대 관광객은 "그냥 모든게 지옥같았다. 물을 사마실 곳도 없고, 화장실이 급한데 1시간 줄을 서야 해서 주변 숲에서 해결했으며, 배가 고파 또 한참을 걸어 나가서 국밥 하 그릇을 먹는데 2시간을 기다렸고, 사람이 너무 많아서 결국 본 행사는 못보고 함안을 빠져나오는데 무려 3시간이 걸렸다. 절대 두 번 다시는 함안에 오지 않을 것이다"고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함안에 거주하고 있다는 주민 A씨는 "함안 군민으로서 매우 부끄럽네요. 이번 낙화놀이는 함안뚝방에 사람들 풀어 놓는 그런 수준이 아니에요. 인원 수용에 한계가 있는 공간에서 동네 쥐볼놀이 정도의 이벤트를 전국에서 사람들이 찾아 오도록 하고는 준비가 엉망이라 대신 사과드려요. 결국 이런 비난이 쏙아지는 상황이 분명 발생할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참 안타깝네요"라고 말했다.

주최 측, "이 날 행사에 1천여명 투입됐다"

현실은 오합지졸의 우왕좌왕에 수만명 분통

지역 주민들, "충분히 예견됐던 일이었다" 비판

이른 아침부터 하루종일 긴 시간을 버티며, 행사 시작을 기다리는 '무진장' 주변 수만명의 구름인파


행사 직전 군 관계자는 '안전하게 관람해달라'는 안내 방송을 수시로 했다. 주최측은 비상 상황에 대비해 함안군, 함안경찰서와 함안소방서 소속 공무원과 안전 요원 등 1천여명이 현장에 투입됐다고 밝혔지만 실제 이 날 행사장을 찾은 사람들은 1천여명이 투입됐다는 주장에 강하게 반발하며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비난을 쏟아 냈다.

실제 현장에는 대학생 정도로 보이는 사람 몇 명이 돌아다니며 밀지 말라고 말할 뿐 행사장에 급격히 늘어나는 구름인파를 통제할 인원은 턱없이 부족해 보였으며, 주변 교통을 통제하는 경찰관도 소수에 불과해 보였다. 행사장 주변 도로를 통제하고 교통정리를 해야 할 경찰은 현장에 뒤늑제 와서 상황 설명을 듣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당초 예상인원을 2만 2천여명 정도로 잡았었다는 주최측의 주장도 거짓이 아닌지 의심된다.

행사 당일 한 행사 관계자에 의하면 당초 6천여명 정도로 예상했다는 것이다. 그 좁은 공간에 2만여명이 넘는 인파를 기준으로 행사를 준비했다는 것 자체가 현실적으로 말이 안 맞는 부분이다. 당초 2만 2천여명을 예상하고 준비 했다면 화장실 문제와 먹거리 문제만 보더라도 현실적으로 말이 안 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많은 언론들은 현장 상황은 전혀 모른채 그저 보도자료만 받아 기사를 올리는 수준에 그치고 있어 행사장을 다녀온 사람들에게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한 중앙언론이 작성한 글이다. "일부 관광객 구경 못하고 발길 돌려 아쉬워"라고 설명했지만 고생이란 고생은 다 하면서 힘들게 함안을 방문했지만 입장조차 하지 못하고 또 다시 극심한 정체를 뚫고 되돌아간 수만명의 사람들을 '일부'라 표현할 수 있는지 되묻고 싶다. 그들은 이쉬운 마음이 아닌 분노에 가득한 감정을 가까스로 억누르며, 각자의 집으로 되돌아갔을 것이다.


주최측은 당일 몰린 인파에 화들짝 놀라 안전상의 이유로 낙화놀이 진행에 앞서 예정됐던 사전 행사도 모두 취소시켰다. 박완수 경남지사, 조근제 함안군수, 오태완 의령군수 등 내빈도 교통 혼잡, 안전 등의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비록 사건, 사고는 (운 좋게?)발생하지 않았으나 충분히 언제 어디서 압사 사고가 발생했어도 전혀 놀랍지 않을 상황이었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앞서 행사 관계자의 말처럼 당초 예상 방문자 수가 6천여명 이었다면, 이 날 행사장을 찾은 인파는 주최측의 예상보다 8배 정도 많은 것이며. 불과 2~3년 전과 비교해봐도 무려 10배에 달하는 관광객들이 전국 각지에서 몰려들었다. 한 마디로 함안군에서 대처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황금연휴임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지 않았는지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현재 이번 축제를 두고 인터넷상에서 비난이 폭주하고 있지만 군의 입장에서 어찌보면 사람들의 비난은 안중에도 없고 그저 인명사고가 안 난 것 하나만을 다행으로 삼고 자화자찬만 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경험을 한 몇몇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절대 함안은 오지 않겠다"며 "함안 수박도 보이콧을 하겠다"고 말이다. 이번 축제를 통해 함안군은 득과 실 중 어느 쪽이 더 컸다고 생각하고 있을까...

정용일 기자 citypress@naver.com

창미디어그룹 시사이슈

저작권자 ⓒ 시사의창,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