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여 명의 인파가 몰린 ‘하동담다, 별천지하동 김치축제’ 현장
[시사의창=김성민 기자] 하동의 겨울이 김치 향으로 물들었다. 지난 6일 하동군에서 열린 ‘하동담다, 별천지하동 김치축제’ 현장에 5천여 명의 인파가 몰리며 말 그대로 별천지를 방불케 하는 장관이 연출됐다. 작은 마을 단위로 나뉘어 진행되던 김장 행사를 한데 모아 하나의 큰 축제로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군민과 방문객이 함께 어우러지는 새로운 겨울 축제 모델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동군은 그동안 각 읍·면에서 개별적으로 치러지던 김장담그기 행사를 흡수·통합해 ‘별천지하동 김치축제’로 재구성했다. 일손을 나누고 음식을 함께 나누는 김장은 전통적으로 마을 공동체를 잇는 매개 역할을 해 왔는데, 이번 축제는 그 문화를 군 단위로 확장한 실험이라 할 수 있다. 군 관계자는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처럼 지역 곳곳의 힘을 모아 더 큰 축제를 만든 셈”이라고 전했다.
축제 기간 동안 사회봉사단체와 군민 자원봉사자들이 대거 동참해 배추를 다듬고 양념을 버무리며 ‘같이 담그고 같이 나누는’ 현장을 구현했다. 이 과정에서 지역 농산물의 우수성을 알리고, 세대를 막론해 함께 김장을 담그는 경험을 제공하면서 하동 특유의 따뜻한 정서가 자연스럽게 드러났다.
행사 프로그램 구성도 눈길을 끌었다. 전통 방식의 김장 체험부터 김치 명인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전시, 지역 농산물 판매전, 각종 공연이 어우러지면서 가족 단위 관람객과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단순한 김장 행사를 넘어 볼거리·먹거리·즐길 거리를 결합한 ‘체류형 축제’ 가능성을 엿보게 한 대목이다.
특히 김장 체험 프로그램에는 사전 예약과 현장 접수를 통해 총 333명이 참여했다. 구글폼으로 신청한 43팀, 전화 예약 23팀, 단체 5팀과 현장 접수 인원까지 더해진 참가자들은 약 1,585kg에 이르는 김치를 직접 담그며 축제를 몸소 체험했다. 함께 김치를 담그며 웃고 이야기 나누는 모습은 ‘동고동락(同苦同樂)’이라는 말이 떠오르는 장면이었다.
가장 큰 관심을 모은 프로그램은 ‘우리집 김치맛 자랑 경연대회’였다. 각 가정과 마을에서 자신 있게 내놓은 김치가 한자리에 모이며, 하동 농특산물을 활용한 다채로운 김치 레시피가 공개됐다. 최우수상은 금남면 양명숙 씨가 선보인 ‘파프리카 말이 물김치와 소박이’가 차지했다.
우수상에는 악양면 박정미 씨의 ‘대봉 홍시 김치’가 뽑혔고, 장려상은 횡천면 김옥랑 씨의 ‘귀인궁중 복쌈김치’, 진교면 정경자 씨의 ‘아삭고추 물김치’가 각각 이름을 올렸다. 하동의 특산물을 녹여낸 이들 메뉴는 앞으로 ‘하동식 김치’ 정체성을 만들어 갈 대표 아이템으로 주목받고 있다.
군은 이번 김치맛 경연이 단순한 시상 행사에 그치지 않고, 하동만의 특색 있는 김치 문화를 발굴·축적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더불어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축제의 대중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군 관계자는 “올해 김치축제는 김장을 담그는 자리를 넘어, 하동 공동체의 협력과 연대가 얼마나 단단한지 보여준 상징적인 무대였다”며 “읍·면 경계를 넘어 한 자리에 모인 주민들의 힘이 축제의 열기를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하동군은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별천지하동 김치축제’를 겨울철을 대표하는 지역 축제로 육성할 계획이다. 앞으로 김치축제와 지역 농업, 관광 자원을 연계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하동의 겨울을 찾는 이들이 김장 문화와 풍경, 그리고 정겨운 나눔까지 한 번에 경험할 수 있도록 축제를 고도화하겠다고 밝혔다.
김성민 기자 ksm95008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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