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장벽 해소를 위한 ‘AI 스마트안경’을 사용하는 민원인의 모습


[시사의창=김성민 기자] 서울 송파구가 국토교통부 주관 ‘스마트도시 인증’에서 2023년에 이어 재차 심사를 통과하며 2회 연속 인증을 받는 데 성공했다. 인공지능(AI)·빅데이터를 구정 전반에 녹여낸 정책들이 형식적 계획을 넘어 실제 주민 체감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인정받은 결과다.

스마트도시 인증제는 국토교통부가 2021년 도입한 제도로, 도시의 스마트 인프라 수준과 행정 혁신 역량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인증을 부여하는 제도다. 인구 50만 명을 기준으로 대도시와 중소도시로 나눠 심사하며, 스마트 서비스와 기반시설, 추진 조직, 제도적 뒷받침, 혁신성 등을 정량·정성 평가해 도시의 ‘스마트 행정 체질’을 가늠하는 잣대로 활용된다.

송파구는 2023년 첫 스마트도시 인증을 획득한 이후, 인증 유효기간 만료에 맞춰 실시된 이번 평가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으며 2025년 재인증을 확보했다. 단순히 시스템을 도입하는 수준을 넘어 초등학생, 다문화가정, 관광객 등 실제 주민·이용자의 일상에 파고든 서비스가 심사 과정에서 강점으로 작용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인공지능 애착로봇 ‘파이보’ 보급 사업이다. 송파구는 지난 2월 전국 지자체 가운데 가장 먼저 정서 돌봄과 영어학습을 동시에 지원하는 AI 로봇을 초등학생 30명에게 시범 도입했다. 테스트베드 서울 실증사업 공모를 통해 추진된 이 로봇은 영어 회화, 일상 대화, 학습·퀴즈, 노래와 춤, 간단한 정서 교류 기능까지 지원해 아이들의 학습 흥미와 정서 안정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언어장벽 해소를 위한 ‘AI 스마트안경’도 눈에 띄는 사업으로 꼽혔다. 송파구는 실시간 음성을 인식해 15개 국어 자막을 눈앞에 띄워 주는 스마트안경을 다문화가정 30가구와 민원실, 관광정보센터 등에 보급했다. 외국인 주민과 방문객, 청각·언어장애인 등이 일상에서 겪는 소통의 어려움을 줄이고자 한 시도로, 행정창구와 관광 현장에서 실질적인 편의를 제공했다.

이와 함께 송파구는 빅데이터 분석을 구정 홍보와 정책 설계에 적극 활용했다. 제25회 한성백제문화제를 찾은 방문객의 국적·연령대·이동 패턴을 분석하고, 석촌호수 방문객 흐름과 인접 상권 매출 데이터를 결합해 축제가 지역 경제에 미친 효과를 수치로 도출했다. 이 같은 분석 결과는 이후 축제 동선 설계, 상권 활성화 전략, 홍보 채널 선택 등을 고도화하는 데 참고 자료로 쓰였다.

송파구는 이러한 시도들을 ‘첨단기술을 활용한 섬김행정’이라는 기조 아래 계속 확장하겠다는 입장이다.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IoT), 데이터 분석을 복지·교육·문화·안전 등 생활 전 영역에 접목해 주민이 체감하는 편리함과 삶의 질을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니라, 주민 눈높이에서 실제로 도움이 되는 서비스만 추려내고 고도화하는 과정이 앞으로 스마트도시 정책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김성민 기자 ksm950080@gmail.com
창미디어그룹 시사의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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