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들어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연합뉴스


[시사의창=정용일 기자] 전직 대통령들에 대한 국민 인식이 크게 재편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최근 실시한 조사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잘못한 일이 많다’는 응답이 가장 높은 인물로 기록됐으며, 전두환 전 대통령보다도 높은 부정 평가를 받았다. 이는 역사적 평가와 최근의 정치적 격변이 뒤섞여 형성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조사는 이승만부터 윤석열까지 총 11명의 전직 대통령을 대상으로 공과 인식을 묻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지난 25~27일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원 인터뷰 형태로 이뤄졌으며, 응답률은 11.9%, 표본오차는 ±3.1%p(95% 신뢰수준)다.

조사에서는 대통령으로서 ‘잘한 일이 많다’는 응답이 노무현 68%, 박정희 62%, 김대중 60% 순으로 높았다. 이어 김영삼(42%), 이명박(35%), 문재인(33%) 등이 뒤를 이었고, 윤석열 전 대통령은 12%로 가장 낮았다. 전두환(16%)이나 박근혜(17%)보다도 낮은 수치다.

반면 ‘잘못한 일이 많다’는 부정평가에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77%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전두환 68%, 박근혜 65%, 노태우 50%, 이명박 46%, 문재인 44% 등이 뒤따랐으며, 윤 전 대통령의 부정평가 수치는 군사정권을 상징하는 전두환 전 대통령보다도 높았다. 한국갤럽은 이러한 결과에 대해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인식은 작년 말 국정수행 긍·부정률 흐름과 비슷하게 나타났다”며 “탄핵소추안 가결 직전 마지막 직무 긍정률이 11%, 탄핵 인용 직후 ‘잘된 판결’이라는 응답이 69%였던 흐름이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성별로 살펴보면 보수세가 강한 대구·경북에서도 윤석열 전 대통령은 공 17%, 과 66%로 부정평가가 크게 앞섰다. 70대 이상(19%-70%), 보수층(24%-64%) 모두 유사한 경향을 보였으며,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도 과가 많다는 응답이 50%로 공이 많다는 응답(34%)보다 높았다. 오직 자신을 ‘매우 보수적’이라고 답한 응답자 집단(n=64)에서만 공과 평가가 47%-49%로 팽팽하게 나타났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 추도식을 하루 앞둔 22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한 시민이 노 전 대통령 사진을 보고 있다.


또한 2015년 7월에 시행된 과거 조사와의 비교에서는 김영삼·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긍정평가가 뚜렷하게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김영삼 전 대통령은 2015년 11월 별세 직후 민주화와 개혁 성과 등이 폭넓게 재조명되면서 인식이 극적으로 변화했다고 한국갤럽은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과가 과거에 대한 고정된 역사적 평가라기보다, 최근의 정치적 충돌과 퇴임 직후의 급박한 상황이 그대로 여론에 반영된 결과라고 해석한다. 특히 12·3 계엄 사태와 탄핵 과정처럼 여전히 사회적 논쟁이 지속되는 사안들이 윤 전 대통령 평가에 직접 영향을 미치고 있는 단계라는 것이다.

자세한 조사 결과는 한국갤럽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일 기자 city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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