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의창=소순일기자] 공공보건의료의 한 축을 담당하는 지역거점 적십자병원들이 심각한 의사 구인난으로 휴진 사태가 잇따르고 있다.

박희승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남원·장수·임실·순창, 보건복지위원회)

일부 지방 병원은 연봉을 5억 원까지 높였음에도 전문의 채용에 실패하면서 취약계층의 의료공백이 반복되고 있다.

박희승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남원·장수·임실·순창, 보건복지위원회)이 대한적십자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국 6곳의 적십자병원 중 올해 4곳이 전문의 퇴사, 의료취약지 파견의사 진료 종료 등으로 일부 과목이 휴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적십자병원 피부과는 전문의 퇴사로 인해 8월 한 달간 진료를 하지 못했다. 수도권 내 병원임에도 충원에 한 달이 걸렸을 정도로 구인난이 심각한 수준이다.

지방 병원의 상황은 더욱 열악하다. 상주적십자병원 외과는 올해 3월 31일부터 7월 10일까지 3개월 넘게 휴진했고, 세 차례의 공고 끝에 연봉을 3억2천만~3억3천만 원으로 조정한 후에야 가까스로 채용이 이뤄졌다. 지난해 8월부터 휴진 상태였던 이비인후과도 올해 7월 21일에서야 세 차례 공고 끝에 정상 진료를 재개했다.

통영적십자병원은 의료취약지 파견의사 진료 종료로 신경과가 2월 14일부터 6월 21일까지 휴진했고, 거창적십자병원 정형외과는 9월 1일부터 현재까지 휴진 상태다. 거창병원은 지난해에도 영상의학과 의사 채용을 위해 10차례 공고를 냈고, 결국 연봉 5억 원을 제시해 어렵게 채용한 바 있다.

퇴직률도 높았다. 올해 8월 기준 퇴직률은 거창 30%, 인천 25%, 상주 23.8%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은 공공의료 인력의 불안정성이 지역의료 붕괴로 이어지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한편, 지난해 전국 적십자병원을 찾은 환자는 92만3,908명에 달했다. 입원 환자는 18만6,362명, 외래 환자는 73만7,546명으로, 병원 휴진은 곧바로 취약계층의 의료공백으로 이어지고 있다.

박희승 의원은 “공공의료기관의 인력난이 구조적으로 반복되고 있다. 특히 지방은 결원 발생 시 고액 연봉을 제시해도 의사를 구하기 어려운 현실”이라며 “지역거점공공병원 등 공공의료 부문의 안정적 인력 공급을 위해 공공의대 설립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사의창 소순일 기자 antlaandj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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