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대표 출마선언 하는 김병기 의원


신(新)친명계의 ‘강철 복심’이 필요한 이유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설명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개혁 DNA’다. 1987년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에 들어가 인사제도를 설계했고,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정보기관 혁신 태스크포스를 주도하며 “정보기관은 절제된 힘일 때만 국가 안위에 보탬이 된다”는 철학을 몸으로 실천했다. 그러나 2009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자 그가 10년 넘게 다듬어 온 인사시스템은 순식간에 폐기됐다. 해임을 통보받은 그는 법정에서 5년을 싸워 2014년 복귀 판결을 얻었지만 “정권이 바뀔 때마다 흔들리는 조직을 정치로 고치겠다”는 결심을 안고 국회로 향했다.

그 결심은 2021년 이재명 대선캠프 ‘열린캠프’ 현안대응 TF단장으로 이어졌다. 거대 담론보다 실천 가능한 과제를 중시하는 두 사람의 공감대는 ‘호시우보(虎視牛步)’처럼 멀리는 호랑이의 눈으로, 가까이는 소의 걸음으로 현안을 해결해 왔다. 77.7%라는 전당대회 압도적 지지를 눈앞에서 지켜본 김 의원은, 2022년 재선 의원들의 ‘이재명 불출마 요구’가 터졌을 때 반대표를 던지며 신명계의 선두로 떠올랐다.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 출마 권유, 친명계 텔레그램 방 운영, 수석사무부총장 수락, 이 모든 과정에서 그는 “정치는 속도보다 방향”임을 증명했다.

왜 ‘김병기 카드’인가

첫째, ‘검찰‧정보기관 개혁’의 상징성이다. 이재명 정부 1기 원내대표가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는 검찰 권력의 일탈과 국정원의 정치개입 재발 방지다. 김 의원은 국정원 인사처장 출신이자 개혁파 승소의 전례를 만든 인물이다. 내부를 꿰뚫는 전문성과 피해 당사자의 통증 기억을 동시에 지닌 정치인은 드물다. “검찰‧정보기관도 국민 위에 군림할 수 없다”는 그의 메시지는 윤석열 정부 시기를 거치며 피로감을 느낀 유권자들의 ‘검찰주의 피로’와 맞물려 설득력을 얻는다.

둘째, 당–정–대통령실 간 ‘초(超)밀착 통로’다. 원내대표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 법안 조율, 상임위 배분 등에서 대통령의 국정과제와 당내 의견을 실시간으로 번역해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과 4년 넘게 호흡을 맞춘 김 의원은 “말보다 눈빛이 먼저 통한다”는 복심형 리더다. 2023년 체포동의안 가결 당시 그는 SNS에 “역사는 오늘을 민주당 의원들이 개가 된 날로 기록할 것”이라며 강경 메시지를 던졌다. 비명계는 불편해했지만, 당심은 ‘방패 없는 대표를 지킬 방패’로 김병기를 낙점했다.

셋째, 위기 국면에서 드러난 ‘결기와 책임감’이다. 2023년 가결파를 향해 “당원들을 개돼지로 여기지 마라”라고 일갈한 글은 지지층 결집 효과를 넘어, 각종 여론조사에서 ‘강단 있는 정치인’ 호감도를 끌어올렸다. 한국리서치 2024년 12월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층 65%가 “원내대표는 결기 있는 친명계가 맡아야 한다”고 응답한 바 있다. 윤석열 정부의 검찰독주 국면에서 “칼을 뽑으라”는 그의 선언은 단호했지만, 뒤이어 “모든 수사는 법과 원칙으로”를 덧붙이며 합법적 절차를 강조했다. ‘강성+합리’라는 두 축을 모두 충족한다.

넷째, 세대‧지역‧이념 스펙트럼을 아우르는 ‘다층 네트워크’다. 경남 사천 출신이지만 서울 중동고–경희대를 거친 수도권 학연, 국정원‧대통령직인수위원회‧국회라는 공직 네트워크, 그리고 신명계와 원조 친문그룹을 잇는 가교 역할까지 가능한 사람이 김병기다. 94개 지역위원장 모임에서 “김병기는 ‘동행’의 아이콘”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여권의 지역주의 공세를 무화(無化)시키고 전국정당 이미지를 강화할 구심점이 될 사람이 김병기다.

‘강철 복심’ 김병기 의원이 구현할 3대 전략 로드맵

검찰개혁 시즌2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권한 확대, 수사‧기소 완전 분리법의 정교화, 검사장 직선제 도입 토론 본격화. 김 의원은 “정보기관 인사시스템 10년 설계 경험”이 있는 만큼, 조직운영과 인력평가 틀을 입법으로 구체화할 준비가 돼 있다.

정보기관‧사이버안보 컨트롤타워 일원화 – 국정원 대공수사권 완전 이관 이후 남은 공백을 국회 정보위원회와 사이버안보센터로 메우는 방안. 그는 “테러는 국경을 가리지 않는다”는 국제통계(UNODC 2024년 보고서)를 인용하며, 정보기관의 정치화 차단과 효율성 제고를 동시 추구한다.

당내 통합 가속 플랫폼 – 신명‧비명 갈등 봉합을 위한 ‘77.7 협의체(가칭)’ 출범 추진. 전당원 투표 77.7%가 기록한 지지율을 상징으로 삼아 의제별 소분과를 구성, 의총 생중계·익명 투표 등 디지털 민주주의 도구를 도입하겠다는 복안이다.

역사와 통계가 증명하는 ‘김병기 리더십’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에서 “위기일수록 군주는 사랑보다 두려움을 선택해야 한다”고 썼다. 그러나 김병기는 두려움을 주되 애정을 잃지 않는 균형형 지도자다.

정보기관 인사제도 붕괴 후 해임무효소송 5년간 승소율 3% 벽을 뚫은 기록은 ‘실패를 자산化’한 표본이다.

2024년 민주당 모바일 당원 가입 통계에서 신명계 SNS 링크를 통한 유입 비율이 41%로 가장 높았다. ‘디지털 감수성’까지 겸비했다.

결국 원내대표는 개혁의 고삐를 쥐되, 국회 300석 지형을 읽어 여야 협상을 이끌 전략가여야 한다. 김병기 의원은 정보기관 출신답게 ‘정보의 힘’이 어떤 파급력을 갖는지 체득했고, 친명계의 결기로 ‘정치의 스피드’도 체화했다. 이재명 정부 1기 국정과제인 검찰독주 청산, 민생입법, 당내 통합을 완주할 유일한 조합이 ‘강철 복심’ 김병기라는 명제는 그래서 설득력을 얻는다.

이순신 장군은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라며 한 조각 땅의 의미를 강조했다. 오늘날 민주당은 ‘약무김병기 시무개혁(若無金炳基 是無改革)’의 각오로 원내대표 선거에 임해야 한다. 칼끝이 무뎌지면 방패도 부질없다. 개혁의 갈피를 잃은 국회에서 김병기야말로 강철로 벼린 칼이자, 당을 결속시킬 방패다. 민주당이 그에게 원내교섭의 키를 맡긴다면, 내란세력 척결이라는 거대한 전선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항해를 시작할 수 있다.

김성민 기자 ksm95008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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